-
-
샤이닝 걸 은그루 ㅣ 웅진책마을 121
황지영 지음, 이수빈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6월
평점 :
‘제목이 특이하네? 무슨 뜻이지?’ 대부분의 책들은 제목을 보고 아예 내용을 예측할 수 없는 경우가 잘 없는데 <샤이닝 걸 은그루> 는 제목만 보고는 어떤 내용인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겼던 책.
책을 펴들고 읽어 나가는데 한 번 잡으니 놓을 수 없어 자정 가까이에 읽기 시작해서 조금만 읽고 자야지 했는데 순식간에 다 읽고 시계를 보니 새벽 1시였다.
이 책의 소재는 ‘춤’ 이다. 은그루는 주인공의 이름이었고 샤이닝 걸은 그루 댄스팀인 ’울퉁불퉁‘ 에서 선택한 장기자랑 곡이었던 것.
주인공인 은그루는 춤은 좋아하지만 눈에 띄게 잘 하지는 못했고 존재감이 크게 없는 아이였다. 어쩌다보니 수련회 장기자랑에 팀을 이루어 나가게 되었는데 그 팀 이름이 ’울퉁불퉁‘ . 이름처럼 멤버 4명은 모두 ’춤‘과는 거리가 먼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이었으나 그 열정만큼은 엄청났다.
평소 반에서 인기있는 ’시하‘는 ’망고망고‘ 라는 곡으로 6명이서 팀을 이뤄 장기자랑에 참가한다.
춤을 잘 추고 싶고 우리 팀이 이겼으면 하는 마음을 가진 은그루에게 선물처럼 온 것이 블랙홀을 닮은 까만 운석. 이 운석이 가진 힘은 엄청나서 하루아침에 은그루를 말 그대로 반짝이는 소녀 즉 ’샤이닝 걸‘ 로 만들어주었다.
은그루는 이 힘을 하루하루 체감하게 되고 고민에 빠진다. 그루가 운석을 가졌다고 생각한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중 한 명이 그루와 시하가 동경하는 ‘아랑 선생님’ . 어린이들의 이야기에 어린이들이 존경하는 선생님이 등장하고, 그 선생님이 생각보다 도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전개를 보고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어른도 틀린 결정을 할 수 있고 부도덕한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었다.
그루는 선물처럼 주어진 운석을 장기자랑 때 사용할까? 사용하지 않으면 순위에 못들테고, 사용하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어떤 선택을 할까?
마지막에서는 뒷장이 궁금해 더욱 속도를 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샤이닝 걸 은그루> 는 고학년 아이들이 관심있어하는 ‘춤’을 소재로 하여 재미도 있었고 적힌 문장들이, 어른들도 마음에 담아 둘만한 문장들도 있었다. 그리고 고학년 아이들과 함께 읽을 기회가 있다면 아이들 스스로가 등장인물의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고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아도 참 좋을 것 같은 책이었다.
그루가 어떤 결정을 했는지, 댄스팀 ’울퉁불퉁‘ 은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는 직접 책에서 확인해 보길 바란다.
[마음에 남는 문장]
*"전 어려서부터 못생기고 뚱뚱하다는 소리를 들어 왔어요. 꿈이 아이돌이라고 해도 다들 비웃기만 했죠.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마음껏 꿈을 꾸라면서도, 어울리는 꿈만 꾸길 원했어요. 그래서 저는 절대 아이돌이 되지 못할 줄 알았어요. .." - 댄스팀 샐로드보울의 리더 단이의 인터뷰 중(p22)
*"정말 재밌지? 난 원래 춤 좋아했는데 이번에 새로 깨달은 게 있어. 혼자 추는 춤도 좋지만, 같이 추는 춤이 훨씬 재밌다는 거야." -그루가 아연이에게 (p69)
*'인기란 건 이런 거구나. 내가 가만히 있어도 멋진 사람들이 나를 찾는 먼저 찾는 것!' - 그루 생각(p85)
*"아닌데? 너, 오늘은 그냥 은그루잖아."
그냥 은그루? 그루는 화가 벌컥 났다. 자리에서 일어서려는데 앞에서 라희가 그루 팔을 잡았다. 괜히 화를 내고, 서로 얘기가 길어지면 시하가 뭔가를 알아낼 수도 있어서였다.
... 다음 수업 시간 내내 그루는 아까 왜 화가 났는지 곱씹었다. '그냥 은그루'는 욕도 아니고 나쁜 말도 아니었다. 그루는 그냥 은그루가 맞았다. 그런데도 은근히 기분이 나빴다.
'나를 나라고 했는데 왜 기분이 나쁘지?'
그루는 머리를 마구 헝클어뜨렸다. (p99)
*그루는 살면서 이런 응원을 받아 본 적이 없었다. 지금 그루의 주머니에는 블랙홀도 없다. 그런데 아이들은 그루를 응원하고 있었다. 마음이 뭉클해졌다. 아이들의 응원 소리가 아래에서부터 울려 퍼지며 그루를 받쳐 올렸다. 정말 몸이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았다.(p132)
*"열심히만 밟으면 안 되지. 방향을 좀 보고 밟아야지요. 멀리 내다보면서, 주위도 둘러보면서." -오리배를 타다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그루와 시하를 데리러 온 안전요원 아주머니(p140)
*"장기 자랑 망치기 싫어서 그래. 망신당하고 싶지 않아서."
"원래 우리 모습으로 나가는 게 망치는 거야? 망신인 거고?"
라희가 쏘아붙이듯 말했다. 마침 세완이와 아연이가 와서 뒷말은 못 들은 척했다. 라희는 한숨을 짧게 쉬더니 다시 밝은 표정으로 되돌아왔다.(p149)
*반짝반짝 작은별, 그건 착각.
활활 타오르는 거대한 별, 그게 우리야.
우리의 진짜 모습이야.
나만의 색으로 타오르는
우리는 샤이닝 걸. -샐로드보울의 노래 <샤이닝 걸> 가사 중 (p157)
*"선생님이 아직도 데뷔를 꿈꾸는 걸 뭐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하지만 아랑 선생님은 어떤 식으로든 꿈만 이루면 된다고 생각했나봐. 도둑질에, 우리를 속이기까지. 이건 아니지." (p186)
*그루는 어제 무대 위에서 느낀 감동을 다시 느껴 보고 싶었다. 무대는 기대만큼, 아니 기대보다 더 멋진 곳이었다. 아랑 선생님이 말한 무대의 힘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무대는 관객이 있어야 완성이 된다. 관객은 무대를 보며 응원한다. 박수, 웃음, 함성, 응원은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마음들이었다.(p197)
*웅진 주니어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직접 읽고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