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축 소멸 사회 - 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이관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표지의 배색이며 문장은 꽤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싶은 듯 한데, 나로서는 '압축 소멸 사회'라는 말에는 이골이 나 있는 상태다. 언론이나 SNS를 통해 많이 들어본 말이다. 지방을 사는 직장인이며, 애를 낳지 않은 부부로서 이 세태에 이바지하고 있음을 알고있긴 하냐는 잔소리를 배부르게 먹어온 사람이다보니 내가 이 세상을 소멸시키는데 선동한 기분마저든다.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저 하고 싶은데로 사는 놈이 누구냐 하는 식으로 두눈 시퍼렇게 뜨고 달려와 이 모든 사회적 수순에 어떤 가담을 했는지 턱밑까지 다가와 이유를 채근하는 기분. 지방거주/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평균 이하, 그러니까 수도권에 못 미치는 혜택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고, 그저 부정적인 관점에서만 탓을 하고 그러한 질타를 받은 국민의 1인으로서 더욱 개선의 의지나 희망적인 방향으로 회로가 돌아가지 않고 있음을 느낀다.

한국 사회는 '압축 성장'을 했고, 이제는 '압축 소멸'의 수순만 남은 상태. 아니, 벌써 시작되어진 실정이다. 무엇을 어떻게 하고자 하는 뉘앙스는 아니다. 일단 이러한 수순으로 흘러가게 된 이유, 이러한 절망을 부추기는 사회와 방치된 실정, 이어지는 정치의 소멸과정을 3부작으로 이야기하고있다. 마지막 단락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를하며 정치복원과 압축 소멸을 막는 유일한 방법을 제시한다.

더하면 더했고, 생각보다 더 심해질게 눈에 그려지는 벼락 발전 이후의 벼락 소멸 선택의 과정. 그래서 어떻게 하자는건지 일단 들어보고 생각해 볼까 싶어 정말 오랫만에 정치비평칼럼을 꺼내들었다. 쌍심지 안 켤테니 일단 들어보자.



📖지금 여기 사는 청년이 행복해야 하는 이유_ 우리는 '청년은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습니다. 비슷하게 '청년은 아이를 낳고 싶어 하지 않아'라고 여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문제다'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문제다'라는 생각은 쉽게 '그것이 원인이다'라는 생각으로 연결되고, 그 원인을 제거하려는 노력은 다시 그 현상 자체를 '문제화'합니다.

매번 정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마음으로 '떠나는 청년을 붙잡자'에 혈안이 되어있다. '지금 여기 사는 청년을 행복하게 하자'며 있는 사람들을 위한 조건은 철저하게 배제되어있다. 아직 떠나지 않은 청년의 삶은 보장되지 않은 채 이미 미련없이 떠난 존재들의 허상만 붙들고 있다. 그런다고 다시 돌아올까? 이미 모든걸 끊어버리고 그들이 우선시 여기는 더 좋은 조건과 혜택을 기대하며 간 사람들인데, 그보다 더한 조건을 제시해도 올까말까한 결정일텐데 논점을 왜 거기에만 놓아두는건지 알 수 없다.

청년의 기준 연령이 올라갔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들이 원하는 목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먼 미래보다 당장의 내 삶과 주변의 가족이 더 눈에 들어오는 세대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돈이 있든 안정화된 경제수단이 있든 나라에서는 관심이 없고, 일단 '결혼해봐 자살할 생각 줄어들거야. 청년들이여 아이 낳으면 집 줄게, 돈 줄테니까 지방 소멸도시에 살아봐. 경제활동? 뭐 차 타고 멀리 나가거나 나라에서 준 돈으로 먹고살면서 생각해봐' 라고 할 때, 좋다고 넙죽 받고 그대로 이행할 이들이 얼마나 될까?



📖지극히 한국적인 자살률과 출생률_ 지금 한국은 '자살의 나라'입니다. 그런데 국가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자살을 말하는 정치인이나 정당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간혹 저출생,고령화나 지역 소멸에 대응하는 정책이 제안되기는 합니다. 그러나 자살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자살은 단지 의료 분야에 한정된 정신 건강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입니다.

지금 정당에서 정치를 담당하는 연령대는 이해 못할 자살률이다. 그들의 세상은 우리가 겪은 것보다 빠른 성장과 흐름에 인력이 그만큼 모자랐던 시대다.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이른바 기술도 있고, 이 한몸 부지런히 놀리다보면 꼬박꼬박 은행에 적금 넣어 이자불리는 맛도 느끼며 두 다리 뻗고 잘 수 있는 집도 살 수 있을 만한 시절이었다. 지금은? 대학 학위는 돈으로 사는 것 마냥 다들 들어가고, 숨만쉬고 일해도 돈 한푼 안쓰고 10년간의 연봉을 다 쏟아부어도 내 이름으로 된 집도 마련하지 못하는 허무하고 서러운 세상이 되어버렸다. 희망보다 절망이 더 코앞에 있으며, 미래가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노력을 더 해도 나의 윗 세대들이 겪은 만큼의 고도성장이 더는 일어나지 않는 사회이니 과거 방식의 계층 이동을 기대 할 수 없다. 지극히 당연한 자살률의 결과인데 무엇을 탓할까 싶다. 10~30대에서는 우울감을, 40~50대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이 주된 자살의 이유였다. 성적과 진학에 대한 우울이 시작된 10~20대 부터, 직장에 관한 우울, 40~50대로 넘어가면 얻어지는 경제적 우울과 사회적 우울. 단지 의료분야에 한정되어야만 하는 항목일까? 우울의 시작점은 질병이 아니라 사회임을 인식해야하는데 입 한번 잘못 놀렸다가 각자의 사업부에서 이 중대한 문제를 떠앉게 될까 쉬쉬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저출생 문제 막을 생각 없는 저출생 정책_ 차라리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건 어떤가요? '우리는 저출생에 대해 걱정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쓰는 것이지, 실제로 저출생을 막을 생각은 없다'고.

낳을 사람들은 다 낳게 되어있고, 낳지 않을 사람들은 백날 귀에 인이 박히도록 말을 해도 낳지 않을 이유는 변하지 않는다. 이건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내 동료들도 그러한 걸 보면 단지 한두개의 문제로 결부되는건 아닌 듯 하다.

세종의 출생률을 보고 절망했다지? 거주자 중에 맞벌이 공무원에 안정적인 직업비율이 높으며, 학교와 도서관, 공원의 신도시 인프라도 있다보니 아이키우기 좋은 조건. 조건만 부합된다도 이 모든게 맞아떨어지는 인과관계 같은 결혼-출생의 흐름일까. 내 어릴 시절을 기억해보면 그보다 덜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생겨났고 방목하듯 놓아두어도 이른바 알아서 잘 크는 시대였다. 지금은? 출생의 시점부터 경쟁이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엔 자연출산이 가능한 병원도 의사도 없다. 아동병원은 양육자 한명이 밤새 병원앞에서 대기를 해야 겨우 접수를해서 진료가 가능하고, 보육관련 기관도 집근처 어디서든 맡길 수 있는게 아니라 추첨제에 그 또한 여의치 않으면 조부모의 손을 빌리거나 부모 한명의 급여가 온전히 소비되는 시터나 학원 뺑뺑이가 이뤄져야 한다. 시작부터가 매번 극한의 퀘스트다. 이럴거면 모바일게임 속에서 아이를 키우는게 덜 고난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애 병원 보내거나 징검다리 연휴로 양육자는 회사출근이고 아이는 집에 홀로 남아야 할 때 외출이나 연차는 모든 이들의 눈초리를 받는 사회이며 양쪽의 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간다. 뭔가 씁쓸하고 한숨나오지만 오늘의 대한민국은 이렇다.

나는 이 회사를 근무 할 때 결혼을 했고, 꽉 채운 10년의 결혼생활을 이어가고있다. 내가 결혼 한 이후 많은 동료와 후배들이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은 사람은 둘? 그마저도 여직원은 출산 후 3개월의 육아휴직 후 돌봐줄 양육자가 없어 퇴사를 했고, 남직원의 경우는 아내가 공기업에 있어 장기 육아휴직이 가능했기에 가능했던 가족계획이라 했다. 탓하지 말자. 인구계획에 이바지 하느냐와 이 인구절벽에 가담했느냐로 질타하지 말자. 각자의 세상에 말 못할 사정은 차고 넘치니까. 세상이 이런데, 내 처지가 이런데 너라면 되겠냐? 라는 분노섞인 되물음을 받기 싫다면 잠자코 있길 바란다.




📖무엇을 위한 법치, 누구를 위한 자유인가_ 단지 운이 없는 일이거나, 전 정부가 잘못 세팅해 놓은 일이거나, 공무원들이 일을 제대로 안 해서 생긴 문제라고 여기는 것 같습니다.

역시나 내 허물은 잘 알지만 드러내긴 제 살 깎아먹기이니 못하겠고, 전 정부를 탓하든 타 연계 기관을 탓하든, 마지못해 최후의 보루라는 듯 천재지변까지 탓해서라도 자신은 이러한 의도로 한게 아님을 어필해본다.

이 책을 읽는 와중에 늦은밤 계엄령을 선포한 일이 있었다. 이게 뭔 날벼락인가 싶을 정도의 당황스러운 것. 근현대사에 외울거리 또 하나 만드는 소름돋는 체제. 일상을 무너뜨릴 생각으로 모든걸 제한하려는 이기심. 진짜 누구를 위한 법치이며 누구를 위한 선포인지를 다시금 상기시키게 만드는 이슈였다. 점점 정장 자켓 한켠에 뱃지를 달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기대지수가 내려가는 기분을 느낀다.




📖정치 복원, 압축 소멸을 막는 유일한 방법_ '더 나은 나라, 더 좋은 사회'는 누가 대신 만들어 주지 않을 것입니다. 시민 스스로 소멸하는 대한민국을 멈추고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 ... 정치가 만연해서가 아니라 정치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정치가 없어서 문제입니다. 정치가 아니라 권력 투쟁에만 몰두하는 정치인과 정당에게는 박수든 비난이든 보낼 겨를이 없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치 그 자체입니다.

혐오사회를 동조하는 바는 아니다. 내가 나서서 정치를 하며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노력할만한 능력치가 없으므로 일단 그나마 나은 정책과 방향을 바라며 안건을 발휘하는 이들에게 걸림돌은 되지 않아야 겠다는 마음을 갖게된다. 갈등은 드러내어야 하는게 맞고, 곪아 터진건 도려내는게 맞으며, 사과 할 것과 바로잡아야 할 것은 정중한 사과와 개선이 수반되어야 한다. 잘못은 하루라도 빨리 인지하고 바로잡는게 더 큰 화를 일으키지 않는 방법이다.

유치원 다닐때 다들 해본 방법 알꺼야.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선생님 앞에서 이러저러한 일 때문에 치고박고 싸웠다고 고자질하는 둘. 그때 선생님은 어느 편도 들어주지 않았다. 너는 이래서 잘못했고, 쟤는 저래서 잘못한거고 둘 다 잘못한거니까 서로 사과하고 악수하고 안아주고 다신 그러지 않겠다며 손가락 걸고 약속하던 그 방식. 우린 어른이니까 손가락까지 걸진 않아도 잘못은 공개적으로 사과하고 개선의 방법을 빨리 찾는 것. 과연 그런 날이 오긴 할지 내가 사는 순간에 그걸 볼 수 있긴 할지 떫은 입맛만 다실 뿐이다.


📖한겨레출판을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된 기록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큐브 창비교육 성장소설 13
보린 지음 / 창비교육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극한 현실성에 SF의 소재가 한 스푼 얹어진 이야기. 얼핏 만화같은 설정이라 할 수 있지만 등장인물들이 겪는 갈등은 10대의 끄트머리에서 진로 탐색과 변화될 환경에 고민하며 불안감을 가지게 될 다양한 감각을 들여다보게 만드는 청소년 소설이었다.

이야기는 연우로부터 시작된다. 학교에서 투명한 막에 갇히는 순간으로 시작되는데, 이는 누가, 왜 연우를 투명한 큐브에 채집했고 1년간 그 속에 묶어두었는지를 알리진 않았으나 연우의 감정 선을 따라가다보면 그 시절에 느꼈던 감각과 생각들로 조금씩 유추 해 볼만한 점들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당황하게되고, 영영 돌아갈 수 없을까봐 불안하기도하며, 어느 시점을 넘어서면 그 패턴에 순응하게 되면서 탈출의 의지가 줄어들고 무던해지는 감정으로 변해간다. 그 심경의 끝엔 스스로 탈출하겠노라는 마음까지도 사그러들어버린다. 어쩌면 크게 변화되지 않고 반복되는 하루가 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지배해버리면 그곳이 가장 안전하게 느껴지는 큐브가 되어버리는 것임을 터득한 것 같았다. 표지의 소년의 모습이 딱 그런 상황이다. 몸은 붕 떠 있지만 표정은 생각보다 평온해 보이거든. 큐브는 스스로를 가둬두었고 스스로가 벗어나고픈 욕심마저 상실하는 뭉툭하고 무신경해진 상황을 표현 해 두었다. 아무리 부딪히고 튕기더라도 아무런 타격감 없는 말랑한 큐브에 적응해버린 삶.


📖바나나 우유 스물다섯 상자_ 아무것도 리셋하지 못한 채, 되풀이되는 과거의 한순간 속에 갇혀 있었다. 자신이 무얼 원하는지 알지 못한 채, 해고니가 멀어지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던 그때 그 순간 속에.

연우의 인물배경을 보면 그럴 수 있겠다는 공감 할 수 밖에 없는 조건들이 있다. 일단 대한민국 고3이다. 그리고 공부는 제법 하는 편이지만 원하는 대학과 학과는 있지만 그게 진짜 자신이 하고싶은 것인지, 좋아하는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는 명확하게 답변할 수 없는 어중간한 상태이다. 만약 그 선택을 하게된다면 익숙한 공간을 떠나 낯선 도시에서 모든걸 스스로 해결해야하는 법적 성인인데 자신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몸만 큰 어린아이는 해야한다. 다들 그렇게 사니까. 피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 괴리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그려보게된다. 어릴 때 부터 좋아하는 이성친구가 곁에 있는데 그 아이와는 다른 진로가 눈에 보이며 같이 생활하는 이 학교를 졸업하는 순간 영영 볼 수 없을수도 있겠다는 막연한 불안감도 갖고있다. 남들이 좋다하고 남들이 다 그게 맞다며 등을 떠미는 것 같은 자신의 진로. 그에 반해 자신이 하고싶어하는 것이 명확했던 해곤, 특출난 건 없으나 가업을 이어 받아야 하는 입장이라 거기에 관련된 학과를 가며 부모가 다져 놓은 안전한 미래에 자신의 목표를 얹어보는 나루. 세상이 더 나은 조건이라 말하며 여러 조건을 따져 줄세워 놓은 더 괜찮은 대학에 가기 위해 재수를 선택한 윤찬. 연우가 큐브에 갖혀있던 시간동안 친구들은 각자의 선택으로 변화할 삶에 적응하기도하고 때론 그 선택을 번복해보기도 하며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행복한 삶이 되고 재미난 삶이 될지를 고민하게 된다.



📖문어일까, 나일까?_ 연우는 큐브 밖으로 나가고 싶었다. 미지근한 온실밖, 심장이 말이 안 되게 뛰고, 땀이 삐질삐질 솟고, 더운 숨결이 귓가에 감기던 그 순간, 불안하고도 외롭지만, 서로 닿으려고 몸부림치던 그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독감에 걸려 몽롱한 상태. 자신만 교실에 남아 엎드려 쉬고 있던 그 순간 변해버린 세상. 몸과 마음이 가장 나약해졌을 때를 노렸다. 독감처럼 외부에서 들어온 알 수 없는 바이러스라 여기고픈 심리의 공격이었다. 처음에는 큐브라하고, 빨간 불빛이라 하며 연우가 겪는 1년 남짓의 상황을 그려두었는데 1년 후 일상으로 돌아온 다음 아버지가 어렵게 말해준 이야기와 해곤의 어머니가 알려주셨다는 연우의 성장과정. 대략적으로 유추는 할 수 있었지만 이 시간을 겪어낸 어른들이 말해주는 연우의 상태로 독자가 연우의 심리까지 닿기에는 조금 아쉬운 복선들이었다. 배를 타고 나가는 아버지, 홀로 있는 시간이 많은 연우. 그렇게 시간이 연우를 자라게 했고, 그러는 과정에서 은연중에 벽을 쌓고 그 안에 스스로 갖히게된 연우를 그려내는 과정에서 좀 더 촘촘한서사가 있었다면 우린 연우에게 더 깊게 이입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 책을 읽게될 청소년들도 한 번 씩은 열병처럼 이 병치레를 하게 될 텐데 자신의 성장과정이나 고민들을 연우와 비교해보며 서로 불행 배틀을 하라는게 아니라 '너도 그랬구나, 나도 그랬었어'라는 식으로 서로의 아픈 순간을 각자의 온기로 토닥여 줄 수 있는 연대 형성을 하도록 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를 의논해보고싶었다.

비 온 뒤 맑음처럼 우리는 여전히 꾸준하고 단단한 행복을 바라게된다. 설령 돌아가기도하고 남들이 뛸 시기에 멍하니 그들을 바라보며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는 일이 생기더라도 이 레이스를 멈출 순 없고 멈추어선 안된다는걸 아니까 그래서 고뇌하고 자신을 다그치는 거겠지.



📖미디어창비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된 서평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왜 배려할수록 더 힘들어질까 - 나보다 남이 먼저인 에코이스트를 위한 정신적 호신술
윤서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잘 들어주고 잘 받아주고, 그러다 잘 참아주며 잘 져주는 사람. 배려하는 삶이 습관이 되어있으며 두루두루 잘 지내고 싶고, 큰 소리 안나게 둥글게 살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 어떤 어른이 되고싶냐는 질문에 직업이나 장래희망을 이야기 하기보단 '선한 어른'이 꿈이라며 뜬구름 없이 대답하던 여고생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의 풍파를 맞아 그냥 '어른'으로 살고있다. 인생의 1/3이상을 돈벌어먹는 직장인 어른이자 다양한 분야에서 성인으로 분류되다보니 면상에는 두꺼운 가면을 쓰고 있으며, 인자한 미소 너머에는 복화술하며 나만 알 수 있도록 성질부리는 꼬장꼬장한 성질머리로 바뀌었다. 절대 타인이 듣지 못할 정도에서만 욱하고, 분노하기만 하는 좁쌀만한 화딱지를 내는 존재로 커 버렸다. 스스로를 이구역 도른자로 칭하지만 그것도 가장 친한 사람들, 내 팔 한쪽을 뻗으면 닿을 수 있는 최측근들에게만 그러하지 절대 이해관계가 얽힌 광범위한 존재에겐 찍소리도 못하는 '순한 사람'을 자처하는 삶. 다른 사람들에겐 그렇게 유순한 들러리 일지 모르지만 나로서는 내가 너무 피곤하다. 그 모든 성질머리는 표출하지도 못한 채 속으로 꾹꾹 눌러 쌓다보면 언젠가 목끝까지 차올라 빵-하고 터져버릴거 같을 때가 많다. 그게 나란 사람의 자학 가득한 현실이다.

그래서 이 책을 골랐다.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보다보면 나를 극단적으로 내몰아 정상이 아닌건가? 하는 생각을 하게될까 멀리하곤 했는데, 계속 이렇게 살아선 안되지 않을까 하는 자기반성을 하다보니 올해는 글러먹었고, 내년에라도 인간 개조(?)를 하고픈 마음에 신간 알림이 뜨자마자 바로 선택 후 배송 받았다.

책 소개 문장은 이러했다. '나보다 남이 먼저인 에코이스트를 위한 정신적 호신술' 내가 살면서 육체적 호신술은 많이 배워봤다만 이 나이 먹도록 정신적 호신술은 한번도 익혀본 적이 없었음에 제 한몸 건사할 정도의 자기 방어술을 익혀보기로 한다. 물론 글로서 완벽히 습득은 어렵겠지만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는 긍정가득한 마음으로 보호태세를 갖춰보려한다.



📖프롤로그_ 남들로부터 지나치게 주목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문제가 생기면 자기 탓부터 하며, 유독 자기 자신에게 엄격합니다. 또한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매우 싫어하고,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갈등을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을 '에코이스트'라고 부르며, 오은영 박사는 이 에코이스트의 특성이 바로 오늘날 MZ세대의 전반적인 성격에 해당 한다고 설명한 바 있어요.

일단 프롤로그에서부터 생소한 단어를 접했다. '에코이스트'와 '나르시시스트'. 나르시시스트는 대충 알거 같은데 에코이스트는 너무 생소하다. 유명한 포털에서 이 단어를 검색해보면 다양한 연관 문구들이 뜬다. 마음돌봄 심리학, 공황장애, 자기혐오, 가스라이팅, 나르시시즘, 심리상담, 강박. 뭔가 요즘 많이 떠오르는 핫한(?) 단어의 조합이다. 그런데 썩 좋다고 여길만한 단어가 없어 씁쓸하다.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고, 개선이 필요해 보이는 상황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국어사전을 찾아보니 여기 프롤로그에 옮겨진 문장과 동일했다. 나르시시스트의 이기주의와 반대되는 성향 그 자체였다. MZ세대의 전반적인 성격에 해당한다고 했는데, 인구통계학자들이 일반적으로 분류해 놓은 1980년 중후반 태생부터 2010년대 초반생인 MZ. 애매한 80년대 후반 태생인 나도 결국 이 세대에 속했고, 그렇게 곁다리 걸치고 있는 사람 느낌이지만 뭐가 좋다고 유행같은 성향을 따라하고 있었다. 장점으로 순화 할 수도 있겠지만 다양한 성향을 가진 인간들 속에 섞여 살면 마냥 좋아보일 순 없었다. 살아보니 그렇더라. 물과 기름인냥 섞이기 힘든 두 부류 속 나는 어떠한 방식으로 덜 힘들게 살고, 덜 아프고 살 수 있을지를 얻어가고 싶어졌다.

프롤로그부터 나를 너무 잘 까발려 주었다. 나라는 존재의 성질머리를 고대로 옮겨둔 문장에 뜨끔하면서 이런 행실이 나만 그런게 아님에 살짝 안도하며 너나 나나 뭐 결국 그렇고 그런 족속이라는 생각하며 순순히 들어보며 조목조목 짚어주는 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한다.




📖나르시시스트의 먹잇감이 되는 사람들_ 웬만하면 갈등을 피하고 싶었습니다. 갈등이 두려웠다기보다는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게 굉장히 귀찮았던 것 같아요.

이야기는 총 4가지로 크게 나뉘어 각각의 성향에 대한 예시와 개선&극복의 방안을 제시하고있다. 1장 내 주변에는 왜 나르시시스트들만 가득할까 라는 주제로 공동체 생활 속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으로 인해 자신들만 느끼는 고충에 대한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그들이 의도 한 건지는 알 수 없으나 매번 이해해주고 들어줘야 하는 입장인 에코이스트에 대한 입장과 함께, 성향이 형성되는 시기인 어린시절 누가 곁에 있느냐와 어떤 성질의 사람이 훈육을 담당하느냐에 따라 변화하며 성장하는 인물 성장 과정을 담아두고 있다. 어떻게 보면 위에서 언급했던 가스라이팅이라 할 수도 있겠고, 또 어떻게 보면 제일 흔하게 쓰이는 '세뇌'의 반복 학습이라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반복적으로 후 순위가 되다보니 원래 그런 사람이 되어 직면하기 보단 외면이 편한 사람으로 단단하게 자기방어형 벽을 세우고 있음을 느꼈다. 나의 성장 과정을 보면 육아 담당자의 성향은 나르시시스트의 성향이 강하진 않았으나 그 시절을 떠올려보면 가정 밖에서의 보육 활동에서 오는 피드백이 강하게 작용 했었다. 80년대 후반과 90년대 초반엔 애 기죽이지 말라는 말보다는 양보가 미덕이고, 배려가 기본 옵션이며, 모두모두 사이좋게 라는 예쁜 단어로 잘 포장된 공동체 생활이었다. 거기서 본태성 성질머리로 일명 금쪽이가 있었다면 그 녀석이 왕이 방식이었다. 그래서 문제아로 낙인 찍히기 싫어서 더 숨죽이고 살다보니 이런 인간으로 자랐다. 첫 단추가 잘못 꿰인 것 일 수도 있고, 첫 단추를 보고 어디한번 끝까지 해봐라, 그러면 잘못된걸 알겠지 하는 방관자 마인드의 시대적 훈육이 MZ세대들이 대다수 그렇더라는 말로 뭉뚱그리게 되는 에코이스트 집단으로 만들지 않았을까를 가늠하게 된다.




📖에코이스트가 꼭 알아야 할 행복의 조건_ 평범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관찰과 분석에 그렇게까지 에너지를 많이 쓰지 않습니다. 그저 주변 환경과 분위기의 변화에 따라 그냥 남들 하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나 에코이스트들은 그렇지 않아요. 이들은 완전히 다른 삶의 자세를 가지고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렇다. 우린 잘못 한 게 없다. 그런데 늘 먼저 고개 숙이는 입장이 되어있고, 사과하거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을 먼저 떼는 입장이 되어있다. 그래야 이 사건이 빨리 마무리되어 우리가 원하는 무탈하고 평온한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며 살고 있어 머리가 과부하에 걸려있지만 그렇게 해서라도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갖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다.(심리적인 편안함 일 뿐 현실은 더 복잡함을 인지하지만 그건 후순위에 두는 성향이 있다) 그래서 더욱 우울해지고 자존감이 떨어지긴 하나 살다보니 다양한 갈래의 시뮬레이션 덕에 타격을 덜 입는 경우도 있었다. 생각하고 있던 결과니까, 예상하고 있었던 수순이니까, 이미 예측했던 방식이니 에너지를 더 써서 몸은 피곤하겠으나 마음에는 타격이 덜 한거라고 좋게좋게 또 포장을 해본다. 그게 내가 숨쉬기 편한 삶의 방식이더라. 이게 불행의 조건이라 하면 내가 너무 불쌍하다. 그러니 이 방식이 나를 살리는 조건이며, 나를 덜 지치게 하는 능력치라 생각하길 바란다.




📖감정 표현을 하지 마세요_ 또한 내 입장뿐 아니라 타인의 입장까지 생각할 수 있는 역량이 되기 때문에, 나 자신의 감정뿐 아니라 상대의 감정까지도 존중하는 겁니다. 서로 감정을 표현하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우리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잘 아는 지적인 사람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거지, 절대 나약하거나 겁먹어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게 아니죠.

에코이스트를 지켜줄 적극적 자기주장 훈련 방식에서는 의외의 문장들로 나를 말리고 있다. 과소평가도 하지 말라하고, 감정을 표현하지도 말라하며, 수용하지도 말고, 대화도 말라하네? 긴말도 필요 없고, 먼저 선수치라하니 지금껏 해온 커뮤니케이션 방식과는 확실히 다르다.

표현의 방식이 다르듯 수용의 방식 마저도 다른 두 집단이기에 이 또한 비난과 공격, 지배의 빌미가 되는 감정이니 방어기제를 갖추라는 뜻이었다. 각자의 세계관에서는 수용이 어려운 것이이 이해를 바라기 보단 그 실마리를 시작부터 제외시키자는 것이다.




📖긴말 필요 없고 이 말만 하세요_ NO는 완벽한 문장이라는 걸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더 보탤 필요가 없어요. 안 된다고 말한 후에 더 이상 다른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평안 감사도 저 싫으면 그만이다'라는 속담이 번뜩 스친다. 자기가 싫으면 그만인 것을 우린 오랜시간 알고 있었고 속담을 통해 각인되어있었다. 미사여구로 부풀일 이유가 없는 답변이다. 저자는 간곡할 필요도 없이 간결하게 마침표를 찍는 것으로 문장을 완성시키길 바라고있다. 이후의 침묵이나 불편한 분위기로 이어지더라도 견디라고 한다. 이 때의 침묵은 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나르시시스트들을 불편하게 만들어 수용하게 만드는 시간을 번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나 같은 사람은 아니라는 점, 나랑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에서 관점을 떨어뜨려놓고 기본적으로 깔아두는 공감과 이해의 기본 기질을 제쳐두어본다.(이 단락이 특히 말이 센 편이다. 202P 정서발달이 멈춰버린, 자기가 제일인 줄 아는 망상병 환자, 유치한 사기꾼을 대하고 있습니다. 로 강하게 어필하고 있다. 타인의 성향 비하보다는 극단적으로 간극을 두는 것으로 빠른 인지가 되도록 에코이스트를 설득하는 방식이라 미리 언급해주고 싶은 부분이기도 했다.)




📖더는 억울해지지 맙시다_ '손뼉은 마주치지 않아도 소리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쪽 손이 가만히 있어도 다른 손이 고속으로 와서 부딪히면, 소리는 날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에는 가만히 있는 죄 없는 사람을 휘두르고 괴롭히려 드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어요. 당해본 사람들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너 자신을 먼저 돌아봐. 다른 사람을 욕하는 건 나쁜 짓이야.'라는 말은 선하고 좋은 의도겠다만 왜 꼭 굳이 나에게만 이 조건을 달아두냐는 것이다. '그럼 쟤는?'이라며 손 부들부들 떨고 얼굴 붉어지며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반박하게만든다. 이건 전후사정을 모른 채 빨리 이 사건을 해결하고자 하는 제3자가 하는 가스라이팅인 것이다. 말 한 번으로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는 무서운 혀가 작용하는 과정이다.


나만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에 이야기는 꾸준이 나르시시스트와 에코이스트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사례를 통해 개선점을 알려주고있다. '세 살 적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고,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는 말로 상대의 변화하는 성향을 기대하지 않길 바라기도 한다. 나도 쉽사리 고치기 힘든 성질머리인데 내 눈 앞에 있는 저 사람은 오죽할까 하는 마인드를 가지고 바라보면 '나도 난데, 쟤도 참 쟤답다'는 해탈의 인격 상대하기 기법이 나온다. 결국 내가 살자고 버티는 삶이니 잘 지켜보고 보호하는게 맞는 방식이었다. 해야 할 것이 많고, 빠듯한 삶이다. 그러니 답 없는 것들에 쓸데없이 에너지 쏟지 말고, 오롯이 내 인생과 내가 아끼는 애틋한 사람들에게만 괜찮은 사람으로 살고싶어진다. 이렇게 말해도 나 또한 쉽사리 바뀔 놈이 아닌걸 아니까 일단 이러한 방어기제 법이 있음을 계속 인지해보기로 한다.


📖위즈덤하우스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된 기록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셰익스피어, 인간심리 속 문장의 기억 (양장) - 한 권으로 보는 셰익스피어 심리학 Memory of Sentences Series 3
윌리엄 셰익스피어 원작, 박예진 편역 / 센텐스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고전 읽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이다. 일단 시대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어야하고, 등장인물의 명칭이 생소하다보니 인물 관계도를 그려가며 스토리를 이어가야만 집중을 하는 편이다. 그러니까 곱절의 시간이 걸리더라는 것. 학창시절에는 문학 관련 필독서로, 대학때는 교양과목 레포트를 위해 몇번이고 읽어보기도하고 축약본을 보며 등장인물의 감정선을 따라가려 애쓰기도 했다. 그때엔 의무적이었다면, 지금은 자발적으로 해보는 감정선 이어가기.


이 책은 셰익스피어가 집필한 작품 중 사랑, 질투, 야망 등 인간의 감정을 아우르는 주요 14개의 작품을 스토리와 명문장에 심리적 해석을 더해놓은 도서라 할 수 있다. 마법 같은 사랑과 운명 속으로 / 로맨스 코미디의 서사 / 각자의 정의에 대한 딜레마 / 인간의 욕망과 권력에 대하여 / 소네트 로 구성이 되어있고, 인물들의 감정을 언어로 표현함으로서 독자에게 다른 의미의 해석을 해 주는 작품이다.

시대상을 반영한 대사들과 인간의 본성이겠다만 결국 시대를 초월하게되는 인간이 가진 진심 그걸 보려고 다시 고전에 도전해본다.



📖불멸의 연인들: 금지된 사랑의 비극_ 내 사랑은 바다보다 넓고, 그보다 더 깊어요. 내가 당신에게 줄수록 나는 당신에게 더 많은 것을 받기 때문에 우리 사랑은 무한하답니다.

너무 잘 아는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 그래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작품이었다. 다시 보니 신 마다 사랑하는 이를 표현하는 방식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단어를 모아 문장을 통해 진심을 보여주고있다. 비극적 사랑이긴 하지만 이 표현에 있어서는 아름다움으로 시작하여 아름다움으로 끝난 작품이라 할 수 있었다. 다른 미사여구를 엮어낼 필요 없이 그저 아름다움의 표현이 그것이었다. 그렇게 고귀하고 아름다우며 손으로 만지면 부서질까 움켜지면 깨질까 조마조마하던 낭만에 반해 비극적인 끝을 보게된다. 4대 비극으로 분류되는 작품과 달리 낭만이 있긴 하지만 마냥 사랑스럽지는 않은 조건이 항상 따라붙는다. 그래서 셰익스피어는 '모순어법'이라는 방식으로 대립대는 사실을 극단적으로 두고 상황과 특성을 강조하며 영원의 존재성 대신 언제든 변할 수 있음에 경우의 수를 열어두고 있다. 두 사람의 상황이 나쁠 수록 사랑이 강력해지듯 슬픔 속에 피어나는 사랑은 더 애틋하게 되는 방식. 극과 극의 상황. 그렇다보니 죽어서야 이루어지는 사랑이었고, 사랑이라는 것이 가진 극단의 끝으로 모든걸 마무리짓는다. 현세에서는 이루어 질 수 없어 타인이보기엔 환상적인 사랑이라 할 수 있겠다만 당사자들에겐 사랑으로 인해 죽음까지 감수하게 되는 마음이라는 걸 보며 애틋한 마음과 절절한 진심. 가늠은 할 수 있겠지만 정확히 단언 할 수 없는 마음의 깊이.




📖정의와 자비의 딜레마: 누구도 정답은 없다_ 반짝인다고 해서 모두 금은 아니다. 너희도 자주 들어봤겠지. 겉모습만을 위해 많은 사람이 자기 삶을 팔았다. 하지만 금으로 덮인 무덤 안에도 벌레가 들기 마련이다.

이 또한 다른 방식의 비극적인 면이 있는 작품이다. '자비심의 본질'이라는 장면도 유명하지만, '유대인은 눈이 없소?'라는 대사로도 유명한데 논쟁거리가 가득한 이야기라 학창시절 방과 후 작문 수업 때 오랫동안 다루던 소재이기도 했다. 사회와 종교, 법과 정치, 재판장에서도 많은 대립이 이어지는 흐름을 만나게 된다. 셰익스피어는 뜨거운 재판장의 변론 과정이 아니라 그 사건을 이어가는 인물의 내면을 보길 바라고있다.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개인적인 측면으로서는 당연한 방어 방식이겠지만 자신의 확고한 신념 만큼 타인의 신념을 존중해 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선도 악도 없고 그저 이해관계가 얽힌 관계에서 최대한의 중립을 지키길 바라는 숨은 뜻도 보인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며, 내면마저도 마냥 투명한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는 것. 그 딜레마를 어떻게 겪어 낼 지를 이 재판으로 모의 실험 해보자는 뉘앙스도 느껴진다.




📖복수의 굴레: 왕자의 비극적 자멸_ 좋은 것도 나쁜 것도 본래는 없다. 모든 것은 생각하기에 달렸다.

유명한 4대 비극 중 하나. 햄릿이 자신의 아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클라우디우스 왕에게 복수하는 과정을 담아두고 있다. 가장 긴 희곡이지만 햄릿의 성정이 변화되는 과정을 따라가며 읽을 때 나 또한 그가 본 귀신이 허구인지 진실인지 어질한 채로 이성적 사고를 놓지 않으려 애쓰게된다. 우울과 이성 사이에 괴로워하던 햄릿. 거기에 더해진 도덕적 딜레마. 복수를 우위에 두느냐와 사람을 해하는 것은 결국 자신도 똑같은 부류가 될 수 밖에 없지 않냐는 내적 갈등까지 이어지는 심리선. 이 모든 이야기는 다 죽어야 끝이 나겠구나 싶어하며 씁쓸하게 이야기를 따라가게된다. 시대에 저항한다 한들 결국 죽음을 맞이 할 수 밖에 없는 인간일 뿐이지만 실존하는 육신의 죽음 만큼이나 정치와 의식 세계의 죽음도 함께 스러짐을 담아두고있다.


작품속 인물이 했던 말들이 간결한 문장으로 곳곳에 있어서 빠삭하게 알지 못하던 문학이라도 감정선을 유추 할 수 있었다. 셰익스피어가 그려낸 인물들은 하나같이 생각이 많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언어로 최대한 표현하며 감정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내 마음이 이러하니 최선의 방식으로 최대한 보여주겠어요. 그러니 당신도 내 진심을 헤아려주길 바라오. 라는 뉘앙스로 본성을 가감없이 드러내고있다.

사랑을 다하는 마음이든, 자신이 기준점으로 삼고있던 옳고 그름을 현 시대에 빗대어 무엇을 진실로 삼아야 할 지를 오랜시간동안 고심했고 답을 찾으려 했던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서사구조나 작품이 담고있던 주제만을 파악하려했던 학창시절이었지만, 이제는 이 책으로 그 시대와 상황에 따라 인간 본성의 흐름, 신념의 유동성, 사회에 스미는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었다. 사랑은 애절했고, 정의는 늘 외로웠으며, 욕망은 커질수록 닿는 고통도 컸다는 것. 그 전후 과정은 시대가 변하고 세상이 바뀌어도 크게 달라지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된 기록물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홍준저자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를 본격적으로 읽게 된 시기는 고3 2학기 후반이었다. 대입 수시1차 합격 후 내신과 수능시험의 예외인간으로 분류되어 4분단 뒷문으로 밀려났을 시절, 그때 정말 많은 책을 읽은 것 같다. 수업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리만 지키면 되는 나일론학생이다보니 그때가 독서 잡식의 시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한국사에 대해 애정이 없던 인간이었지만 그 때 만큼은 이 책에 나온 곳 하나쯤이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야기 꾸러미들. 몇달만 있음 누가 뭐라 할 것 없는 성인이기에 혼자 배낭여행 삼아 전국기행도 갈 수 있을거라는 무식한 기대감으로 이야기들을 마구 먹어치웠던 문화유산답사의 꿈. 비록 시리즈에 나온 곳들 중 열 손가락을 채 꼽지도 못할 만큼만 다닌 방구석 기행자 이지만 기차만 타면 이 지역 어느 명소엔 이 문화유산이 있었지라는 생각을 단박에 떠올리게 만든 저자의 글은 한국 곳곳을 다니면서 알은체 하기 좋은 이야기들을 가득 담아두고 있다.

오늘은 문화유산 답사기가 아니라, 저자의 인생을 답사 할 수 있는 유홍준만의 인생만사 답사기를 챙겨서 기차를 타 보며 그가 살아온 삶에 대한 답사를 같이 시작해 볼 까 한다.



30년만에 내어 놓은 잡문집. 제목 그대로 작가의 어린시절은 물론이고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집필의 순간, 가족과 친구에 대한 이야기, 살아오며 닿아있던 인연에 대한 생각들, 그리고 부록으로 채워진 '좋은 글쓰기를 위한 15가지 조언'을 쭉 따라가보면 대단한 잡문집이며, 다시금 이 기억을 더듬어가며 낼 생각 없이 이 한 권으로 모든걸 끝내겠노라 싶어하는 저자의 욕심이 가득 담긴 모음이었다.

그가 말하는 글쟁이, 미술사학자, 문화재청장, 교수로서의 유홍준 인생만사가 담겨있으니 한 인간의 역사 뿐만 아니라 그 사이사이 현대사의 굵직 굵직한 사건을 온 몸으로 겪어낸 것을 들어보면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사람의 대단함에 감사의 마음을 표하게 된다. 모든 이야기의 끝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멈추지 않았고, 굴복하지 않았으며, 외면하지 않았기에 나는 방구석 쇼파에 앉아 느슨한 자세로 문화유산의 세세함을 알아 갈 수 있었고, 살아본 적 없는 시대를 선명하게 그릴 수 있음에 감사하게된다.

큰 아버지 뻘 되는 저자의 이야기는 항상 재미나고 지루할 틈이 없었으니 당신의 일대기를 말하는 순간엔 얼마나 더 재미날지. 이제 국보급 역마살 글쟁이씨의 애틋한 세상에 스며들어본다.




📖우리 어머니 이력서_ "내가 죽으면 네 친구들이 죄다 문상 오는 게 장관일 텐데 그걸 볼 수 없는 게 서운하구나."

이야기는 2014년 어머니의 미수연을 맞이하며 나누던 이야기와 함께 저자가 기억하는 부모님의 젊은 시절과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담아두었다. 어머니는 정신대를 피하기 위해 일찍 결혼을 서두르셨고, 아버지쪽에서는 집안일을 해주고 제사를 지내줄 며느리가 필요로 했기에 맺어진 급한 혼사. 그리고 6.25시절 피난을 다니던 순간과 저자의 대학생 시절을 돌아보며 함께 추억하는 순간을 담아두었다. 사랑방 내지 꿀방으로 일컫을 만큼 데모꾼의 아지트 였지만 어머니의 너른 마음 덕에 배 곯는 청춘 없이 연탄불 한번 더 떼어가며 아침 먹여 보내주시던 모두의 어머니 같은 분. 그런 복작복작거리는 곳이었으니 아버지 또한 임종 며칠 전 우스개 소리로 하셨던 말에 아들이 하는 일에 대한 열렬한 지지와 응원이 대단한것으로 보여졌다. 운동권에 있던 학업에 몰두하던 자식이 하는 것에는 당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응원하고 힘을 보태는 것을 보니 이러한 환경속에서 자라는 사람은 무얼 해도 자신감이 넘칠 수 밖에 없고, 어떻게 해서라도 이루리라는 목표가 절로 생기는 거라고 느껴졌다. 그러니 잡문집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제 1장 인생만사의 마지막에 자랑스럽게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아 놓은거라 보여졌다.




📖문화재청장의 관할 영역_ 문화재청이 직접 관리하는 것은 5대 궁궐과 40개 조선왕릉이지만 전국에 산재해 있는 국보,보물뿐만 아니라 300억 평 땅속에 있는 매장문화재도 관리하고 1,200억 평 바다에 빠져 있는 침몰선 200여 척의 수중문화재도 관리합니다. 게다가 천연기념물고 몽골에 가 있는 검독수리, 태국에 가 있는 노랑부리어저새가 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문화재청장 시절 청장 10여 명이 모여 식사를 하며 모처럼 담소를 나누면서 하는 저마다의 업무 고달픔의 토로하게된 순간을 담아두었다. 각자의 시각으로 보며 통계청, 산림청, 경찰청, 해양경찰청까지 저마다의 관할 면적과 관리 범위를 말하다 제일 영역이 협소해 보이는 저자에게 화살이 넘어갔을 때 말한 내용이다. 마지막은 기상청으로 넘어가 업무 면적이 평수로 계산되지 않다는 말에 인생도처 유상수임을 느끼고 다들 해탈의 웃음을 짓게된다.

문화재라 하면 학창시절에 책에 있던 장소, 각각의 지역마다 한복을 빌려입고 들어가 사진을 찍는 장소, 외국인이 몰려와서 관광하는 코스가 끝이라 생각이 되지만 너머의 시각으로 보면 아직 발굴되지 않은 채 땅 속과 바다 속에 뭍혀있는 것들, 그리고 발굴중이지만 정확히 시대를 파악하지 못해 연구중인 것들을 떠올려 볼 때 문화재들이 가지고있는 각각의 스토리를 떠올려보면 그 깊이가 대단하리라 여겨진다. 작은 토기나 조형물 하나에도 그 시대상은 물론이며 만들어진 계기와 지금껏 보관되어온 역사를 가늠해 보면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의 무언가가 후대에 소중히 보전해야 할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을지도 궁금해진다. 빨리 생겨나고 빨리 소진되어가는 세상인데 과연 훗날의 그들은 우리가 쓰고 생활하는 것에서 시대를 가늠하며 사회상을 유추할 만한 존재성을 지닐지 책읽는 와중에도 주변을 두리번 거리게 만들었다.



📖백남준: 나는 그분의 조문객이고 싶었다_ 백남준의 장례식다웠다. 어느 신문이 장례식을 보도하면서 "웃으면서 보냈다"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인간미 넘치는 장례식이었고, 무슨 공연장에 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로 사람을 아주 편안하게 해주는 분위기가 흘렀다. 더불어 고인의 위업을 기리며 그의 족적을 남김없이 회상하는 하나의 감동적인 퍼포먼스였다.

얼마전에 이적 콘서트 관람을 위해 세종문화회관을 간 적이 있다. 그때 보았던 조형물이 인상적이었는데 그 작품을 만든이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니 흥미로울 수 밖에. 이야기를 읽다가 고인의 명복을 한국에서 빌 수 없는 조건에 의아해 하기도 했다. 백남준은 국적이 미국이기 때문에 분향소를 나라에서 주관하지 못하고 한국미술협회가 장소를 빌려서 마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는 것도 나는 이 책을 통해서 뒤늦게 알게 되었다. 융통성이 없는 조치라 봐야 할까 어느 누구도 예외를 두지 않는 곧은 관점으로서의 행정으로 봐야할까. 백남준 같은 예외도 있지만 그 예외마저 두지 않겠다는 것에서 저자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예술인의 장례에 모국에서의 예우가 아쉬워 자신의 휴가를 써가며 뉴옥으로 떠나 그의 마지막을 함께한과정을 담아두었다.

저자는 미리 백남준 선생과의 인연은 없었음을 먼저 일러두었다. 백남준의 예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다만 그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가득했음을 실토했다. 백남준의 비디오아트가 펼쳐질 즈음 한국의 가정에는 비디오는 커녕 텔레비전도 없던 시절이니 당연히 생소했겠지. 세상을 보는 시각을 좀 더 빠르게 당겨온 인물에 대한 존경의 마음.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고인의 업적에 대한 감사함과 후대로서 그 뜻을 잊지 않겠다는 신념으로서 직접 가서 인사를 했던 저자. 누군가를 깊이 존경하고 진득하게 응원하는 마음이라면 아마 저자의 나흘간 행보가 충분히 이해되었으리라 보여졌다. 이 마음이면 진짜 뭔들 못 가겠어.



📖리영희: 나의 주례 선생님_ "그게 그거일 수 있으나, '나라'라는 말에는 파쇼 냄새가 나지만 '사회'라는 말에는 인간의 윤리가 살아 있다는 차이 아니겠어."

리영희 선생과 만남에 대한 스토리. 저자의 결혼식 주례사이며 유신독재 정권 시절을 살며 겪었던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인물. 내가 체크 해 둔 페이지에는 더 좋은 글들이 가득하다.선이 굴고 멀리 볼 수 있는 법을 일러두는 것 부터 시작하여, 의사 결정에 대한 다른 견해 속에서 결정적 순간 큰일에서 의견 차가 생긴다면 신랑은 반드시 신부의 의견을 따르라며 인생 선배로서 경험적으로 드리는 충고라며 말씀하딘 것을 떠올리며 저자는 대학교수 발령과 미술평론가로서의 갈림길의 순간을 떠올리며 주례사의 문장을 되새기기도 했다. 이토록 두고두고 곱씹으며 매번 순간마다 이마를 치게 만드는 사람의 깊은 이야기. 혼인서약서에 천편일률적으로 적혀있는 '진실한 남편과 아내로서의 도리를 다 할 것이며 어른을 공경하고 나라에 공한할 것을 맹서합니까?'에 나라가 아닌 사회라는 단어로 교정해두어 인간으로서의 윤리를 굳게 이어가길 바라는 먼저 산 인생 선배의 진짜 진심의 응원. 두 사람이 하나의 운명으로 사는 시작점에 진심을 다한 축복. 이토록 다채로운 삶의 순간마다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최고의 복이라 느껴진다. 인간적 행복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러니 살아볼만한 이유가 뚜렷하다는 것. 그게 최고의 주례인거지.

인생만사라는 말이 찰떡처럼 여겨지는 것이 당신을 기르고 가르친 부모에 대한 이야기부터 이 업을 이어가며 겪어낸 고충과 최측근이 아니면 알 지못하는 직업적 생리까지. 자신의 삶에 영향을 준 예술가와 함께 연을 맺고 예술의 동반자로 지낸 벗과 스승에 대한 이야기까지. 저자의 글을 닮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자신의 글쓰기 방법과 다양한 문장수업은 유홍준의 특강을 들으며 열심히 필기한 내용을 받아들고 복기하는 느낌을 받았다.

저자의 글을 구구절절 다 담아두지만 질질끌고 좌르르 달려있는 핑계와 변명이 없어 좋다. 시대적이며 역사적인 스토리에 배우는 맛이 있고, 눈앞에 그려지는 세세함이 있어 담백한데 때로는 감칠맛이 있는 글맛에 계속 읽게만들고 책들을 수집하듯 책장에 좌르르 놓아두며 뿌듯해하는 나를 만들어 두는 것이 예사 글쟁이가 아님을 매번 감탄하게 만든다.

30년만의 에세이가 마지막 잡문집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 시간 이후 또 변화되고 농익어있을 저자의 글빨은 또 그 나이와 시선으로 나타내어질 만한 글맛이 있을 테니 이후의 삶에서 더해질 깊이있는 이야기들을 기대해본다. 유홍준만의 한국 문화 역사기행과 더불어 에세이가 촘촘하게 출간되길 응원해본다.




📖창비를 통해 도서만을 제공받아 완독 후 작성된 기록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