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
호리 모토코 지음, 이은혜 옮김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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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정말 싫은 사람이 한 명쯤은 생기기도 한다.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이 자꾸 거슬려 짜증지수가 급상승한다.
문제는 그 사람을 매일 같은 공간에서 마주쳐야 할 때다.
얼굴도 보기 싫고, 뒤통수조차 보고 싶지 않았다. 오늘도 그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괜히 마음이 무거워졌다.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라 더러워서 피한다.'

그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내 마음이라도 편해지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하나씩 거리를 만들고 있었다. 카톡을 차단하고, SNS를 끊고, 일부러 마주칠 만한 동선을 피해 다녔다. 그 사람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힘든 감정에 소모되고 있는 내 하루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 후 괜찮아졌을까?
결론은 아니다.
왜 내 마음속에 그사람에 대한 미운 감정이 시도때도 없이 나타나는 걸까?

싫어하는 사람을 사라지게 하는 방법이 있다면 정말 알고 싶었다.

이 책은 제목만 보면 통쾌한 복수법을 알려줄 것 같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들려준다.
싫은 사람 때문에 마음이 지쳐 있는 사람들을 위한 심리 처방같은 책이랄까?

책은 먼저 우리 마음에 왜 미움이 생기는지 설명하고, 그 감정을 조금 가볍게 바라볼 수 있는 힌트와 작은 훈련법들을 소개한다. 미운 감정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감정을 대하는 방식은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메시지다.

특히 가장 인상깊었던 문장.

조절할 수 없는 사람을 바꾸려 애쓰기보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부터 찾아보라.
문제는 그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그 사람에게 내 마음의 용량을 너무 많이 내어주고 있는 것이 문제일지도 모른다.

이 문장을 읽는데 괜히 뜨끔했다.
나는 그 사람을 피한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하루의 많은 시간을 그 사람에게 빼앗기고 있었던 건 아닐까.

저자는 인간관계를 조금 더 편안하게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관계를 편하게 만드는 '생각 리셋 4단계'
1.나를 되돌아보기
2.이해하려는 노력 해보기
3.선입견 내려놓기
4.행동으로 옮겨보기

거창한 방법은 아니다.
하지만 이 네 단계를 읽으며 깨달은 것이 있다. 결국 관계를 바꾸는 첫걸음은 상대를 바꾸는 일이 아니라 내 마음을 바라보는 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마음속을 짓누르고 있던 미움을 조금씩 덜어보려고 한다.
상대를 미워한다고 내 마음이 편해지는 것은 아니니까.
사라져야 하는 건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붙잡혀 있는 내 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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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김치 만화 클럽
허안나 지음 / 샘터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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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축 늘어진 파김치 같은 날이 있다.
몸도 마음도 지칠대로 지쳐,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게 느껴지는 날.
허안나 작가는 바로 그 파김치가 된 상태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
작가님은 전세 사기를 당하고, 오래 함께한 고양이를 떠나보내고,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삶이 한꺼번에 흔들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건
자신이 가장 좋아했던 만화 덕분이었다고 고백하신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반가웠던 건
작가님이 직접 '파김치 만화 클럽'을 만들었다는 이야기였다.
함께 만화를 읽고, 감상을 나누고,
어떤 날은 만화에서 받은 영감을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읽는데 자연스럽게 내가 하고 있는 독서모임이 떠올랐다.
책 한 권을 읽고 같은 장면을 두고도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시간.
그 시간이 좋아서 오랫동안 독서모임을 이어오고 있는데, 만화도 충분히 그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매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이든 만화든 결국 좋아하는 것을 함께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참 닮아 있는 것 같다.

📔
작가님의 인생 만화는〈호텔 아프리카>라고 한다.
나는 평소 만화를 즐겨 읽는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이 작품은 꼭 찾아보고 싶어졌다.

누군가의 인생 만화가 된 작품이라면,
나에게도 비슷한 공감 포인트기 있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작가님은 또 자신의 인생에서 도려내고 싶은 시절이 있었다고 말씀하셨다. 생각해 보면 정말 쪽팔린 일투성이였던 시간이었다고.😄

그러면서 만약 <아무튼>시리즈에 <아무튼 쪽팔림>이 나온다면 자신이 가장 잘 쓸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하는데, 그 부분에서 혼자 한참 웃었다.
<아무튼 쪽팔림>이 나오면 제일 먼저 사 봐야지🤭

생각해 보면 내 인생도 계획대로만 흘러온 적은 별로 없었다. 지나고 나서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흑역사도 있고, 세상이 끝난 것처럼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다.
파김치가 되어버린 순간들이었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여기까지 잘 살아왔다.

책 표지에서 만난 이 문장이 참 좋았다.

"쭈글해진 파김치들이여~~ 만화와 함께 영혼의 주름을 펴자~~"

괜히 웃음이 났다.
'나... 오늘부터 만화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

사는 게 버거울 때 우리는 무엇을 먼저 찾게 될까.
누군가는 음악을 듣고, 누군가는 산책을 하고, 누군가는 책을 읽는다.
허안나 작가에게는 만화가 있었고, 그 만화는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 주었다.

어쩌면 우리를 끝까지 버티게 하는 건...
내가 좋아하는 것,
그 하나를 끝까지 놓지않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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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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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프카의 <변신>은 이미 오래전에 읽었고,
에곤 실레의 그림도 여러 점 보았다.
하지만 작품만으로는 두 사람을 안다고 말하기 어렵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비로소 작품 뒤에 숨어 있던 두 사람의 얼굴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이 책은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예술가를 함께 이야기한다.
한 사람은 문장으로,
다른 한 사람은 그림으로 자신의 내면을 기록했지만,
두 사람에게는 놀라울 만큼 닮은 점이 많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두 사람 모두
권위적인 아버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는 점.
인정받고 싶었던 마음과 끝내 이해받지 못했던 상처는 작품 곳곳에 스며 있었고, 그 감정은 시간이 흘러도 낯설지 않게 다가왔다.

두 사람은 생전에 충분한 인정을 받지 못한 예술가들이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존경보다 먼저 슬픔과 애잔함이 밀려왔다.
자신의 불안과 외로움을 견디며
끝없이 창작했던 시간을 떠올리니,
작품이 더 이상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예술가는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이는 문장으로,
어떤 이는 그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남긴다.
카프카와 에곤 실레가 그랬다.

그들은 자신의 내면을 끊임없이 들여다보았고,
불안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을 예술로 기록한다.

그래서 이 책을 덮고 나니 <변신>도,
에곤 실레의 그림도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보였다. 작품만 감상할 때는 이해하지 못했던 감정들이,
그들의 삶을 알고 나니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 책은 카프카와 실레의 삶을 비교하는 책이면서도,
한 예술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품뿐 아니라 그의 삶도 함께 들여다봐야 한다는 사실을 우리에게 일깨워 주는 책이다.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인데
어찌 안 읽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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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투만 바꿨을 뿐인데 (10만 부 기념 개정판)
김민성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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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읽은 <말투만 바꿨을 뿐인데>는
말 한마디, 말투 하나가 인간관계와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양한 사례를 통해 소개하는 책이다.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 말투, 감정 소모를 줄이는 말투, 설득이 쉬워지는 말투, 자존감을 높이는 말투 등 일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직선으로 말하지 말고 곡선으로 말하라'는 내용이었다.

사실 감정이 실리다보면 직설적으로 말하게 된다.
그러나 같은 말이라도 조금 둥글게 표현하면 상대방은 훨씬 편안하게 받아들인다.

나는 참다참다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말을 꺼낼때 둥글게, 곡선으로 이야기 할 것을 다짐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을때가 많다.

그래서 의도와 다르게 상대가 상처를 받거나 불편함을 느꼈던 순간도 있었던 것 같다.

"그런 뜻은 아니었는데..."

나 역시 그랬다.
내 진심은 그게 아니었는데 말투 때문에 다른 의미로 전달되었던 경험들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며 내용만큼이나 말하는 방식도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것은
'같은 말을 반복하지 말라'는 조언이었다.

우리는 종종 자신도 모르게 같은 이야기를 반복한다. 걱정도, 불만도, 서운함도 반복할수록
상대의 피로도는 더 커진다.
말의 양보다 말의 질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느꼈다.

책을 덮고 나니 말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보다 내 진심이 조금 더 따뜻하게 전달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계를 지키는건 말이 아니라 말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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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라는 이름으로 -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둘째 두리의 좌충우돌 성장기
주홍사과 지음 / 샘터사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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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매 중 첫째로 자란 나는 늘 언니의 자리가 부담스러웠다.

부모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공부도 열심히 해야 했고, 부모님이 안 계실 때는 동생들을 돌보는 것도 내 몫이었다.

어머니께서 양품점을 운영하시던 시절, 가끔 새벽에 서울로 물건을 떼러 가시면 초등학생이던 내가 동생들 밥을 챙기고 학교에 보내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나 역시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어린아이였는데, 그때의 나는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아이였던 것 같다.

특히 바로 아래 여동생은 내게 늘 어려운 존재였다. 두 살 차이지만 거의 연년생처럼 자랐던 우리는 참 많이도 싸웠다.
나는 책임감이 강한 아이였고, 동생은 자유로운 아이였다. 나는 가족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배웠고, 동생은 하고 싶은 것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아이였다. 그런 동생이 때로는 철없어 보였고, 가족보다 자신을 먼저 챙기는 이기적인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
그런데 얼마 전 읽은 그림 에세이 <둘째라는 이름으로>를 통해 처음으로 동생의 자리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 책은 만화가 주홍사과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그린 둘째의 이야기다. 태어날 때부터 첫째도 아니고 막내도 아닌 애매한 위치에서 자라온 둘째의 서운함과 속마음을 따뜻하고 유쾌하게 담아냈다. 주인공 두리와 언니 하나의 에피소드는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둘째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책을 읽는 내내 자꾸만 내 동생의 얼굴이 떠올랐다.

늘 언니와 비교되지는 않았을까?

언니가 잘하면 당연한 일처럼 여겨지고, 자신이 잘한 일은 쉽게 지나쳐지지는 않았을까?

첫째는 첫째라서 인정받고, 막내는 막내라서 사랑받는데 중간에 낀 둘째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채 외로웠던 건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오랫동안 내 희생이 더 크다고 생각했다. 어린 나이에 책임을 떠안아야 했던 억울함이 있었고, 그래서 동생의 어려움은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와 돌아보니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 힘들었던 것 같다.

나는 의젓해야만 했던 아이였고, 동생은 존재를 인정받고 싶었던 아이였다.

그래서인지 책장을 넘길수록 마음 한구석이 자꾸 짠해졌다.

더 놀라운 것은 지금의 동생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단단한 사람으로 자라 있다는 사실이다. 생활력도 강하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능력도 좋고, 무엇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삶을 살아갈 줄 안다. 내가 갖지 못한 장점들이 참 많은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왜 그것들을 더 일찍 발견하지 못했을까.
왜 칭찬보다 지적을 먼저 했을까.
왜 언니라는 이름 뒤에 숨어 내 마음만 내세웠을까.

<둘째라는 이름으로>는 둘째의 이야기이지만, 내게는 첫째의 삶을 돌아보게 한 책이었다. 동생을 이해하게 된 책이기도 했고, 어린 시절의 나를 이해하게 된 책이기도 했다.
첫째였던 나도, 둘째 였던 동생도 사랑받고 싶어하는 어린아이였으니까.

우리는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자랐다.

책을 덮고 나니 문득 동생에게 전화 한 통 하고 싶어졌다.

"뭐 해?"

별것 아닌 말이지만,
그 안에는 이제야 조금 네 마음을 알 것 같다는 고백이 담겨 있다는 걸 동생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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