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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
김민지 지음 / 샘터사 / 2025년 7월
평점 :
책표지에 활짝 웃고 있는 작가님의 얼굴을 보고
'어?'하는 소리가 자동으로 새어나왔다.
축구선수 박지성 선수의 아내.
김민지 작가님이다. 그녀는 한때 방송국 아나운서로 활동했던 사람이었다.
SBS에서 뉴스와 예능, 스포츠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으며 활발히 활동하던 그녀는, 축구선수 박지성과 결혼한 후 방송을 떠나게 된다.
세상은 그녀의 선택을 두고 ‘커리어를 포기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냅니다>를 읽고 나니 그것은 ‘포기’가 아닌, 또 다른 삶을 향한 ‘선택’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김민지 작가님이 아내로, 엄마로, 그리고 한 사람으로서 살아낸 날들의 기록이다.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작은 시작들을 바라보며
2장 서툰 사랑이 모여 가족이 된다
3장 그럼에도 이해하련는 마음
4장 익숙하고 낯선 런던에서
처음에는 방송 일을 그만두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가족과 함께 살아가는 소소한 일상들, 관계 속에서의 고민, 그리고 런던이라는 낯선 곳에서의 경험까지 담담하게 들려준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화려함’이란 무엇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되었다.
김민지 작가는 방송국의 조명보다, 아침 햇살이 드는 부엌에서 아이의 아침밥을 준비하는 그 순간이 더 깊고 따뜻하게 빛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신 분이다.
그녀가 말하는 ‘반짝이지 않아도 잘 지내는 삶’은 누군가의 인정을 통해서가 아니라, 작은 일상들을 정성껏 살아내는 것에 있었다.
아내와 엄마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며 살아가고 있는 그녀는 눈부시게 반짝거렸다.
그리고 나는 다시 나에게 물었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빛나는 삶일까?”
김민지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나는 그 답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우리는 모두 무언가 되어야 할 것 같고, 멋지게 살아야 할 것 같지만, 사실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평범한 하루 속에도 충분한 의미가 있다는 것.
화려하지 않아도, 누군가의 박수가 없어도, 묵묵히 하루를 살아내는 그 자체가 빛나는 삶이라는 것.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더 주변을 돌아보게 되었다.
가까이 있는 가족의 표정, 오늘 내가 한 말들, 아이의 눈빛 같은 것들.
앞으로 나는 그런 것들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고 보듬는 아내, 아이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싶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나도, 분명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소란스럽지 않아도
반짝이지 않아도
오늘의 나는 빛나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