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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섭의 식탁 - 최재천 교수가 초대하는 풍성한 지식의 만찬
최재천 지음 / 명진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저녁 한가로이 채널을 돌리다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곤 채널을 고정 했다.
교육방송에서 이시대의 통섭학자 "최재천교수"의 강의가 한창이었다. 보기만 해도 늘 알고지냈던 사람처럼 편안한 모습이 좋은 느낌을 준다.
최재천교수를 처음 알게된것은 [과학자의서재]라는 책을 통해서 였다.
한집안의 장남으로 태어나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가 지나온 삶의 과정마다 함께 했던 책과 그이야기들을 담고 있었다.
단 한권의 책으로 누군가가 좋아지다니. 이런건 사춘기에나 경험하는일이 아닌가 ?
[과학자의 서재] 책한권으로 서른이 훌쩍 넘은 나에게도 그런일이 벌어졌다. 새롭고도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된것이다.
최재천 교수는 그 못다한 이야기를 [통섭의 식탁]으로 초대했다.
친절하고 배려깊은 그의 인상대로 에피타이저부터 메인요리까지 코스별로 준비를 해두었으니 편안하게 그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면 된다.
최재천교수는 말한다. 현재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무너졌듯이 앞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평생 일고여덟번의 직업을 바꾸어가며 살게 될것이라고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가?
우리는 새직장에 들어갈때마다 해당 분야를 공부하러 대학으로 돌아가야 할까? 쉬운 일은 아닐것이다.
그는 그 문제를 해결할수 있는 가장 탁월한 선택이 바로 독서라고 한다.
그냥 자신의 취향대로, 손가는대로 읽어내는 독서가 아닌 "기획독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획독서'라는 말을 곱씹으며 나의 독서패턴을 분석해보니 저 아래로 내려가 있었다. 아이와 함께 책을 보며 공감하겠노라고 초등학생 딸아이가 읽는 문고며 동화책을 보며 낄낄거리거나 육아서를 읽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좀 더 전문적인 책들은 멀찌감치 밀어 두고 읽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관심이 덜하거나 어렵게 느껴지는 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것이 그리 쉬운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그 분야의 책을 몇권 더 읽어본다면
처음 읽었을때와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될것이라고 한다.
어느새 나는 그 분야에 관심 있는 사람이 되고 지식의 폭이 넓어지게 되는 놀랍고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된단다.
구구절절 옳은 말이다.
아침에 신문을 읽고난후 누군가를 만났을때 나의 입에서 나오는 말들이 얼마나 유창했던가 ..기억을 떠올려보니 기획독서란 참 재미있는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소개한 책들과 이야기를 읽다보니 최재천 교수에게 따라붙은 '통섭학자'라는 말이 참으로 적당한 단어라는 생각이 든다.
더 나이가 들기전에 [통섭의 식탁]을 만나 나의 독서패턴을 점검해 볼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던것 같다.
나도 그의 지식만찬에 통참해 보리라 조용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