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마음은 거짓말을 한다 - 스스로를 속이는 여자들의 이상한 심리 탐구 50
에이미 알러스 지음, 안기순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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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디자인과 책속에 그려져 있는 삽화가 촌스러운 느낌이였고  뻔할 것 같은 챕터의 제목으로 인해 별로 확 끌리지 않았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읽어가는 동안  너무 일상적이고 하찮은 내용들의 애매모호함으로 누군가에게 진지하게 털어놓지 못했던 부분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어 적나라하게 펼쳐놓은 듯했다.

 

  늘 타인과의 관계만을 의식했던 나, 자신에게 늘 엄격하기만 했던 나,늘 혼자인 것 같은 느낌에 우울해했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면서 변한 것이 있다면 나의 목소리를 되도록 내지 않게 되었다는 것과 늘 남을 의식하게 되었다는 점이다.다른 사람이 날 싫어하거나 인정하지 않을까봐 또는 다른 사람의 관심을 받기 위해 끊임없이 그들이 원하는대로 하려고 노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기 위해 되도록 다른 사람과 다른 색깔을 내려고 하지 않고 묻어가는 일들이 많아졌다.

 

  조금씩 조금씩 내 자신을 스스로 무시하면서 살아가다보니 언제부터인가 내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고 사는 게 재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타인과의 관계가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나 자신이 있어야 타인도 있다는 것을 나는 왜 그동안 간과하고 살았는지 그렇게나 타인과의 관계를 소중하게 생각하면서 내 삶의 주인공인 나와의 관계는 얼마나 무심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정말 어떤 목적을 위하여 나를 이용하는 것이 아닌 나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는 것은 적절한 거절과 내 목소리를 내야할 때는 확실하고  분명하게 냄으로 그들이 나를 존중하도록 하는 것이다. 내가 모든 사람들을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듯 남들 역시 나를 싫어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내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고 자기비하로 이어지는 편인 내게 저자는 자기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선물은 자신을 무조건적인 사랑과 연민으로 감싸안는 것이라고 했다.지금까지 타인보다 나 자신에게 늘 인색하기만 했던 모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지나갔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자기애에 인색하고 당연히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면서 살긴 하지만 시시때때로 자신에게 혹독하고 함부로 대하는 스스로를 발견하게 된다.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말처럼 가끔씩 많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 있긴 하지만 그들과 나는 별개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같은 곳에서 항상 웃는 얼굴로 떠드는 사람을 볼 때면 몸은 그 곳에 있지만 맘은 다른 곳에서 배회하고 있는 나를 본다. 이런 고약한 느낌이 나 혼자만의 전유물이 아닌 모든 사람의 한 부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외로움이라는 감정으로 인해 우울해진다면 두려워하거나 거부만 하지말고 그럴수 있다고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달래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간관계에 대한 책들 대부분의 중심은 타인이였다. 그러나 이 책의 중심은 '나'라는 것이다.또한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자신의감정들을 적당히 무시하고 외면하고만 살았던 우리에게 스스로 먼저 귀기울이고 존중해야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금성에서 온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차마 타인에게는 미주알고고주알 얘기할수 없었던 외모,자기가치,사랑,연애,일,인간관계,돈,성공에 대한 감정들을 수다떨듯 풀어놓았다. 여러가지 주제로 나누어진 챕터로 인해 자기자신이 겪는 문제를 중심으로 읽는다면 수다를 실컷 떨고 나서의 후련함을 맛 볼수 있고 나를 소중히 여기는 친구의 위로를 받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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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결단 - 위기의 시대, 대통령의 역할은 무엇인가
닉 래곤, 함규진 / 미래의창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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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펜 한 번의 놀림으로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에게 자유를 주기도 하고,젊은 50만의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엄청난 힘을 가진 사람 대.통.령  그것도 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울트라 파워 짱' 미국 대통령 13인의 결단에 대한 이야기이다.

 

  13인의 결단 중 세 가지 결정이 무척 인상 깊었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노예제도 페지, 해리 트루먼의 2차 세계대전을 종결지은 원폭투하, 린든 존슨의 평등한 세상을 연 민권법 제정이다.

 

  건국의 아버지들 조차 손 대지 못했던 '뜨거운 감자' 였던 노예제도는 링컨 역시 어려운 숙제였다. 저자는 최고의 문장가였던 그가 남긴 말들을 통해 그의 결정을 말해 주고 있다.악법조차 법으로 존중되어야 한다고 할만큼 국법주의자인 그가 독립선언서에 적힌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라는 상반된 내용으로 인해 큰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노예제를 인정하면서 좀 더 포괄적인 독립선언서의 해석과 더불어 그의 탁월한 연설,도덕적 엄격함으로 사람들을 감동시켜나갔다.

 

  7차까지 있었던 후보자토론과정을 생생하게 서술해 놓았는데 그 때마다 노예제에 대한 미국인의 생각에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발언하면서도 끝내는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고마는 뛰어난 화술이 놀라웠지만 그의 말 속에 진정성이 있기에 상대를 설득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통령이 된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모든 사람의 불신 속에 대통령이 된 트루먼은 사망한 인원만 약15만에 달하는 일본에 원폭투하를 결정하게 된다.20억달러가 투입된 원자폭탄투하가 아니면 일본침공이라는 두가지 길 모두 비난이나 파멸을 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원자폭탄투하 결정은 그의 의지와는 별개였을지라도 모든 상황이 그에게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자기 결정이 최선이였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 모습에서 한 개인이 아닌 대통령의 결단이였음을 분명히 인식하고자 했던 것 같다.

 

  한 세기를 넘어 배출한 첫 남부출신의 대통령 린든 존슨.인종차별로 악명높았던 남부에서 인종평등에 관련한 일을 한다는 자체가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이다. 또한 북부와 서부 사람들에게 남부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설 자리가 없게 되지만 인종에 대한 진보적인 견해와 그들을 향한 연민, 폭 넓은 인적관계,자신의 처한 상황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아는 지혜로 인종차별을 영원히 사라지게 한 민권법안을 통과시켰다.린든 존슨은 한 마디로 카멜레온 같은 인물인 것 같다. 남부 출신이면서 북부와 서부 사람들까지 아우르는 것을 보면서 또한 그 포용으로 누구나 평등한 세상을 열 수 있었던 것 같다.

 

  자신의 권력욕이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하여가 아닌 만인을 위한 권력이기를 원하며 자신의 권한을 사용할 줄 알았던 13인의 대통령들의 결정들을 보면서 그 결정을 내리기까지의 인간적인 고뇌와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권력이 클수록 그 영향력 역시 엄청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또한 자신들의 결정에 따른 결과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실을 13인의 대통령들은 잘 인식하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을 보면서 미국에 대통령들은 자신보다는 만인을 위한 결단들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자신의 불명예와 희생을 감내하면서. 이제 얼마남지 않은 대선을 앞두고 '울트라 파워 짱'이 되기를 희망하는 분들께 권력이란 결코 자신만이나 소수를 위한 것이 아닌 만인을 위한 것임을 잊지마시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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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지금 분노하고 있다 - 박근혜·안철수식 경제·정치문제 풀기
조시영(싸이조)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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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거권을 가지게 된 순간부터 나는 쭉 '민주주의에 대한 모욕'을 아무렇지 않게  행하고 있었다.투표를 할 때 그사람이 가진 콘텐츠보다는 이미지에 더 무게를 두고 끌리는 대로 하는 편이였다.

 

   10년은 정치를 10년은 경제를 고민했던  저자는 국민 모두를 분노케 만든 경제적,사회적,정치적 이슈들의 원인과 문제점들을 짚어주면서 대선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근혜와 안철수 두 사람이 가진 콘텐츠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경제 문제인 부익부 빈익빈,경제적 사다리 계층 모두가 불만족인 시대,비정규직 600만 명 등의 시대적 현상들을 '신자유주의의 그늘'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 마디로 돈 놓고 돈 먹기'란 속된 표현으로 소득의 불공정한 분배와 부자들을 위한 감세정책까지 이 정도이면 부자들은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들었다.그러나 이들 역시 고민의 내용만 다를 뿐 결코 행복하지 않은 것 마찬가지였다.하층은 생계유지의 문제로  중층은 노후 대책에 대한 막연함으로  상층은 자녀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모두가 불만족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을 예로 들어 매출이 7배로 늘어났지만 정규직 일자리가 8%로나 줄어 든 기이한 현상은 정치적 경제적 현실로 인해 주주와 채권자들의 요구에 부응할 수 밖에 없는 기업이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 문제에서는 우리국민이 부익부 빈익빈으로 인한 현실에서 부딪치는 사회적 차별과 막막한 현실에서 바라는 '공정'이라는 정치적 구호가 어떤 양상으로 표면화되었는지와 소셜네트워크가 어떤 이유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었는지를 짚어주고 있다.

 

  그저 내가 재미있게만 보았던 오디션 프로그램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실력보다는 그사람의 뒷배경이 중요한 이 사회에서 오직 자신의 실력만으로 승부한다는 것 자체가 큰 위로가 되었을 것이다.나꼼수라는 프로그램 역시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오피니언 리더(Reader)를 원하는 대중의 욕구를 충족하고 일방적이 아닌 상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어떤 사회현상에 대해 ' 이런 일도 있구나' 라고 단순하게만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은 사회적 문제에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인 요인이 늘 작용하고 있다는 것과 이 모든 것들을 좌지우지 할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될 대통령을 단순한 이미지만으로  뽑은 나 자신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다.

 

  또한 대선후보인 두 사람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고 그들이 내 건 콘텐츠가 모든 국민이 불만족한  현실을 얼마나 변화시켜나갈지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를 제시해 주었다.

 

  정치와 경제라는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두 사람이지만 모든 국민이 행복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한 목표를 향해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되 결과에 순응하고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멘토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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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1 - 열다섯 살 소년의 위험한 도망기 놀 청소년문학 15
팀 보울러 지음, 신선해 옮김 / 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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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다섯 살 소년의 위험한 도망기’가 부제인 블레이드를 굳이 색깔로 표현해 본다면 온통 회색빛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열다섯이란 나이는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어쩌면 부모그늘에 묻혀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에 지나지 않아야 하지만 주인공 블레이드는 과거의 일로 인해 늘 쫓기며 그들의 눈을 피해 거리를 떠돌며 투명인간처럼 살기를 원한다.

 

  나에게 미래란 게 있는지, 나는 모른다. 과거는 있다. 뭐가 되었건, 베키에게도 분명 과거가 있다. 과거를 지나쳐 현재가 찾아왔다. 비루한 현재가. 세상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을 법한 현재가. 어두운 거리, 어두운 건물, 어두운 하늘, p167

 

  내겐 아무도 필요없다. 전부 허상이기 때문이다. 다들 거짓말은 나쁘다고 말한다. 사실을 말해라, 진실을 털어놔라, 거짓말은 안 된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 기억하는 한 난 늘 거짓말만 일삼았다. 왜냐고? 내가 알았던 사람 중 내게 거짓말 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p14

 

  열다섯 살의 소년 블레이드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것은 무엇일까? 이 소설 속에 사람들과 환경들은 거칠고 냉혹하기 그지없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력뿐만 아니라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한 블레이드가 느꼈을 감정들은 무엇이었을까?

 

  분노 그리고 두려움, 분노와 두려움. 평생에 걸쳐 느껴온 두 가지 감정. p288

 

  블레이드의 고백처럼 살아가고 숨 쉰다는 자체가 두려움과 분노의 연속은 아니었을까, 그 속에서 소년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같은 폭력으로 맞서거나 그것을 피해 달아나는 길 뿐이였을 것이다. 작가는 블레이드를 통해 폭력이 폭력을 낳고 한 사람의 성장과정에 있어 피폐한 주변인과 환경들이 그 사람의 삶을 어떻게 잠식해 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블레이드가 트릭시의 딸 재스가 자신을 무조건 믿어주고 따라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까지 무릅쓰고 재스를 구하러 갈 때에는 주인공이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증오하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의지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블레이드를 통해 끊임없이 독자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 구경꾼이라는 이름으로. 그래서인지 블레이드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 주면서 좀 더 주인공을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다. 

가끔 문장들이 너무 길어지거나 속도감이 떨어질 때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생각들이 스쳐갈 때 블레이드가 '구경꾼이여,'라고 불러주어 다시 작품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세상을 증오하는 어린 부랑아에게서 문득문득 소년의 모습이 내비칠 때, 책을 보석처럼 눈부신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를 작가는 어떻게 암흑 속에서 끄집어내어 성장시켜 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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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의 왕 미스터리 소년추격전 1
한상운 지음 / 톨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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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의 왕'은 말 그대로 현실에서 찌질한 고등학생에 불과한 태식,정희,동철 세 명의 친구들이 온라인 최강 캐릭터인 흑룡 루키페르를 잡게 되면서 오백만 게이머 중 넘버원 '게임왕'이 되는 이야기이다.

 

  처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도무지 무슨 얘기인지 알 수가 없었다.보물, 아이템, 쩌렙,고렙,창조주 등 알수없는 단어들이 줄줄이 길을 막고 섰다.평상시에 게임이라고 하면 굉장히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알려고도 알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다.그러나 조금씩 읽어가면서 왜 사람들이 게임에 중독 될 수 밖에 없는지를 알게 되었고, 고등학생인 주인공들을 통해 10대들의 고민과 아픔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태식이 아이템을 사기 위해 알바를 하는 pc방에는 별의별 군상들의 집합소인 것 같다.삼박 사일 씻지않고 게임만 하는 아저씨, 갓난아이를 데리고 밤새 게임하는 신혼부부, pc방에서 사흘밤을 세우고 튀는 아가씨 등 여러가지 모습의 게임 중독자들을 보면서 이들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 것들을 가상의 공간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잠시나마  위안을 받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늘 부모들에게는 철부지로만 보이는 아이들,그러나 그들 또한 자신의 장래에 대해서 자신에 대해서 늘 고민하고 갈등한다는 점이다.태식,정희,동철의 모습들은 곧 내 자녀와 친구들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얼굴이 잘 생기지도 않았고,공부를 잘 하는 것도 아니고,싸움을 잘하는 것도 아닌 어느 것 하나 내놓을 만한 것이 없는 태식이 게임을 통해 자기 존재감을 느끼고 희열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가상인 아닌 현실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실제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마음 또한 간절하다는 것을. 태식이 게임왕이 되고 싶어하면서도 늘 현실에서도 누군가의 인정과 관심을 바라는 모습에서.

 

  또한 태식의 학교 생활을 통해 학교내의 폭력문제가 적나라하게 그려지고 있다. 그 이유없는 폭력으로 인해 피해자와 가해자인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얼마나 피폐해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최성민은 중학교 고등학교를 같은 반으로 다니면서 태식만 보면 무자비한 폭력을 가했던 가해자였지만 폭력의 난폭함에 점점 빠져들고 자신의 인생을 함부로 내 던지는 모습과 피해자인 태식은 싸울 용기도 죽을 용기도 없는 자신의 모습을 원망하고 미워한다는 것이다.눈에 띄는 약한 아이를 괴롭히는 난폭한 아이들, 정신이 몸을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 폭력에 두려움에 늘 떨어야 하는 아이들 모두 모순된 사회의 피해자 일 뿐이다.

 

  자신이 거저 평범한 고등학생인지,드래곤 슬레이어인지,차도남의 주인인지,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는 태식의 모습을 보면서 목표가 뚜렷하지 않기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모습들을 엿 볼 수 있다.

 

  또한 삶이라는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먹이사슬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게임제작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을 갖기 위해 중경을 이용한 창식이나 사업에 전념하기 위해 게임제작전문가인 창식을 이용하고 있는 중경이나 서로 언제든지 자신이 불리할 때 상대의 등에 칼을 꽂을 수 있는 그들을 보면서 어쩌면 모든 인간관계가 먹고 먹히는 관계일 뿐이라는 생각에 씁쓸함이 느껴졌다.

 

 '우리 모두 약한 존재다 .쉽게 상처받고 작은 실패도 두려워하며 그 와중에도 욕심을 부린다.하지만 제 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다'p325

 

 더불어 위의 말처럼 우리는 상처와 실패에는 약하지만 욕심에는 강하다.우리가 살아간다는 자체가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나 아닌 것들과 경쟁을 한다. 그 과정에서 상처를 줄 수도 상처를 받을 수도 실패를 할 수도 있다.그러나 그것을 계기로 자신을 돌아보고 깨닫고 좀 더 나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 본다.

 

찌질이 태식이 온라인게임 최강 캐릭터인 흑룡 루키페르를 잡고 '게임의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면서 청소년기 아이들의 심리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고 아이들 역시 '현실'이라는 게임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생각해 보았다. 이들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욕망,두려움,좌절,실패들을 하나하나 이겨내고 조금씩 레벨 업 되면서 '인생의 왕'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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