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1 - 열다섯 살 소년의 위험한 도망기 놀 청소년문학 15
팀 보울러 지음, 신선해 옮김 / 놀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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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열다섯 살 소년의 위험한 도망기’가 부제인 블레이드를 굳이 색깔로 표현해 본다면 온통 회색빛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열다섯이란 나이는 자신의 미래를 꿈꾸고 어쩌면 부모그늘에 묻혀 세상물정 모르는 철부지에 지나지 않아야 하지만 주인공 블레이드는 과거의 일로 인해 늘 쫓기며 그들의 눈을 피해 거리를 떠돌며 투명인간처럼 살기를 원한다.

 

  나에게 미래란 게 있는지, 나는 모른다. 과거는 있다. 뭐가 되었건, 베키에게도 분명 과거가 있다. 과거를 지나쳐 현재가 찾아왔다. 비루한 현재가. 세상 그 누구도 원하지 않을 법한 현재가. 어두운 거리, 어두운 건물, 어두운 하늘, p167

 

  내겐 아무도 필요없다. 전부 허상이기 때문이다. 다들 거짓말은 나쁘다고 말한다. 사실을 말해라, 진실을 털어놔라, 거짓말은 안 된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나? 기억하는 한 난 늘 거짓말만 일삼았다. 왜냐고? 내가 알았던 사람 중 내게 거짓말 하지 않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p14

 

  열다섯 살의 소년 블레이드를 이렇게 만들어 버린 것은 무엇일까? 이 소설 속에 사람들과 환경들은 거칠고 냉혹하기 그지없다.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폭력뿐만 아니라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 또한 블레이드가 느꼈을 감정들은 무엇이었을까?

 

  분노 그리고 두려움, 분노와 두려움. 평생에 걸쳐 느껴온 두 가지 감정. p288

 

  블레이드의 고백처럼 살아가고 숨 쉰다는 자체가 두려움과 분노의 연속은 아니었을까, 그 속에서 소년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서는 같은 폭력으로 맞서거나 그것을 피해 달아나는 길 뿐이였을 것이다. 작가는 블레이드를 통해 폭력이 폭력을 낳고 한 사람의 성장과정에 있어 피폐한 주변인과 환경들이 그 사람의 삶을 어떻게 잠식해 가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블레이드가 트릭시의 딸 재스가 자신을 무조건 믿어주고 따라주었다는 이유만으로 죽음까지 무릅쓰고 재스를 구하러 갈 때에는 주인공이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증오하는 것 같지만 그 이면에는 의지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함을 느낄 수 있다.

 

  작가는 블레이드를 통해 끊임없이 독자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 구경꾼이라는 이름으로. 그래서인지 블레이드와 같은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해 주면서 좀 더 주인공을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 주는 것 같다. 

가끔 문장들이 너무 길어지거나 속도감이 떨어질 때 나도 모르는 사이 다른 생각들이 스쳐갈 때 블레이드가 '구경꾼이여,'라고 불러주어 다시 작품 속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또한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세상을 증오하는 어린 부랑아에게서 문득문득 소년의 모습이 내비칠 때, 책을 보석처럼 눈부신 존재라고 생각하는 그를 작가는 어떻게 암흑 속에서 끄집어내어 성장시켜 나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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