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풍경
박범신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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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풍경. 그 제목이 얘기하는 것은...

 

ㄱ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ㄱ은 대학시절 스승에게 전화를 한다.

"시멘트로 뜬 데스마스크 보셨어요?" 뜬금없는 질문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상기시킨다.

ㄱ은 대학시절 만났던 남자1과 결혼해 1년을 살고 헤어진다. 사랑한다 여겼던 남자1을 믿었고 그에게 시집가는게 유일한 꿈이었던 그녀이다.하지만 결혼 후의 생활에서 ㄱ은 남자1의 변해가는 모습 아니 실체를 직면하게 된다. 선인장을 싫어하는 남자1은 ㄱ에게 "너는 선인장이야!" 라는 말을 한 후 그녀를 떠난다.ㄱ은 남자1과 헤어진 후 부모님과 함께 살았던 소소로 돌아와 ㄴ과 ㄷ을 만난다.

ㄱ의 앞에 ㄴ이 어느날 나타난다. 세들어 살던 집에서 쫓겨난 ㄴ은 물구나무서기를 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ㄱ은 갈 곳 없는 ㄴ을 동거인으로 받아 들인다. ㄱ은 한때 사랑했다고 믿었던 남자1과는 대조적인 ㄴ을 관찰한다. ㄱ은 있는 듯 없는 듯한 ㄴ을 지켜보며 자신을 조용하게 배려하는 그에게 점점 빠져든다. ㄱ과 ㄴ이 깊은 관계를 맺은 다음 날 ㄴ은 사랑의 징표라도 되는 냥 어머니의 벽조목 목걸이를 ㄱ에게 건네준다. "우물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ㄱ의 말에 ㄴ은 우물을 판다. 아니 정확하게는 '청춘의 빛이 떠오르는 샘' 판다. 그렇게 ㄴ은 ㄱ의 곁을 조용히 지킨다.

ㄱ과 ㄴ이 한달 남짓 함께 했을 즈음 그들 앞에 ㄷ이 나타난다. 셋방을 찾는다며 ㄱ의 집으로 찾아온 조선족 처녀를 냉정히 보내지 못한다. 하룻밤만 재운다는 것이 3인의 묘한 동거로 이어진다. 생물학적으로는 ㄴ은 남자, ㄷ은 여자, 그리고 ㄱ은 여자이지만 ㄱ은 ㄴ과 ㄷ을 남자라 표현한다. 그녀가 만나고 헤어진 남자는 남자1, ㄴ, ㄷ 이라고.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평범한 사람들이 경험하기 힘든 특별한 아픔을 안고 있다. ㄱ에게는 오빠가 있었다. 어느날 말더듬이 착한 오빠가 성벽에서 떨어져 먼 곳으로 가버린다. 그리곤 오빠의 유골을 품고 있는 주목을 보러 가던 어머니, 아버지를 사고로 잃게 된다. 여고 2학년 여름에 겪에 된 일이다.
ㄴ은 고등학교 1학년때 계엄군에 의해 형과 아버지를 모두 잃게 된다. 그리고 어머니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고 요양소로 보내진다.
ㄷ은 탈북하는 과정에 아버지를 잃고 장춘의 조선족 사씨네에서 일을 도우며 살았다. 어머니, 오빠와 ㄷ이 탈북자라는 것을 사씨가 알게 되고 오빠는 공안원에게 넘기고 어머니와 ㄷ은 사씨의 짐승같은 욕망을 채우는 도구가 되고 만다. 그녀의 나이 열여섯때 였다.

총 맞아 죽은 형 - 아버지를 세상에서 '폭도'라고 부를때, 어머니를 업어 요양소에 맡기고 혼자 떠나올 때, "어디 감히 끼어들려고 해!"하고 밴드의 기타가 말했을 때, 아무런 안전장치 없는 쇳물 통에 점박이가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쑤셔 박힐 때, 내 오장 밑바닥에서 터져 나오던 말이 그거라는 걸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답니다. 그녀의 외침이고 당신의 외침이고 나의 외침이었던, "자기들끼리만...... 너무해요......"라는 그 말. -P202

우물이 완성되던 날 그들만의 파티를 끝내고 우물 속으로 ㄴ은 영원히 사라진다. 우물 곁에서 ㄷ이 시멘트를 붓고, 그 모든 상황을 짐작했음에도 ㄱ은 침묵한다. ㄴ과 ㄷ을 떠나보낸 후 ㄱ은 느닷없이 선생님을 떠올린다. 대학 첫 등교날 차도에서 친절히 양보해준 선생님의 친절한 손을 기억하며.

 

 
가시는 살아 있는 선인장의 데스마스크라 할 수 있다.

노동운동을 하다 감옥에서 나온 ㄱ의 아버지를 반겨 주었던 것은 동료도 세상도 아닌 선인장이었다. 꽃을 피운 채 ㄱ의 아버지를 맞아 주었던 '유일한 동지' 선인장이 지금은 ㄱ의 곁에 있다. 고통의 기억이 각자의 내면깊이 가시가 되어 죽음의 형상을 떠올리는 데스마스크.

ㄱ,ㄴ,ㄷ의 관계를 책에서는 덩어리라 표현한다. 흔한 섹스란 표현을 찾기 어렵다. 생물학적인 성별과 상관없이 ㄱ과 ㄴ, ㄴ과 ㄷ, ㄱ과 ㄷ 때론 모두 함께 그들만의 유희에 가까운 시간을 보낸다. 세상과 단절된 시간과 공간 속에서 그들은 어떤 순간을 꿈꾸었을까. 그들이 추구했던 것이 성적 쾌락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아픔을 채우려는 몸부림. 그들에게 사랑의 행위는 채워도 채워도 채울 수 없는 공허함이 아니었을까.


사랑이 있다면, 그래요. 사랑이 있다면요, 그것은 출발-종말이 접합된 완벽한 원형일 거예요.
문제는 그것이 불변의 고형(고형)으로 머물러 있지 않다는 점이겠지요. 만나고 나면 곧 다시 엇갈려 지나가는 게 원형의 운명이잖아요. 이를테면 모든 사랑은 만나는 순간 이별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어요. 나는 아침 식탁에서 바로 그 점을 깨달았어요. 당신과 원형으로 만났으니 이미 이별이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는 것을요. 앞으로 겪게 될 일들은 모두 그 과정에 불과할 것이라는 사실 말이에요. 그래서 어머니가 오래 지녔던 그 벽조목 목걸이를 다가올 이별의 징표로 그때 당신에게 준 거랍니다. 요양소에 어머니를 맡기고 떠날 때 가져온 어머니의 살점 같은 그 목걸이요. -P163

 

 
아픔의 닮음꼴로 인한 감정적인 끌림과 동조가 도덕이란 규율을 넘을 수 있을까

셋이 하나가 된 순간을 영속시키기 위해 ㄷ이 죽음을 선택하려 할때 ㄴ은 침묵한다. ㄴ이 우물 곁에서 사라지고 ㄷ이 그 자리에서 시멘트를 쏟아 붓고 있는 모습을 ㄱ은 모른척 한다. 이야기의 전개로는 분명 ㄷ이 ㄴ을 우물로 떠밀어 살해한 것인데 ㄴ의 선택일 수도 있다는 공감도 생긴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도덕적 잣대는 이들의 사랑이 윤리적이지 않은 행위이며 ㄴ의 죽음에 대해서도 살인방조죄나 부작위에 의한 살인죄란 책임을 묻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ㄱ의 선생님에 대한 그리움도. 선생님의 ㄱ에 대한 기억도. 어딘지 모르게 개운치 않음을 여운으로 남긴다.


책의 제목으로 돌아간다.
죽음의 그림자가 이들 삶의 언저리를 맴돌며 서서히 그들의 주변부터 삼키고 있는 이야기는 책의 제목처럼 소소한 풍경이 아니다. 소소하지 않은 것을 강조하기 위한 제목인듯. 아픔을 가진 그들의 사랑은 나에겐 사랑이라 느껴지지 않는다. 그들의 끝닿을 수 없는 아픔을 채우기 위한 행위. 아무리 애써도 나락으로 떨어지는 자신의 삶을 부여잡고 온몸으로 발버둥치는 모습이랄까. 이런 책을 쓴 작가는 어떤 분일까? 한 동안 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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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한글판 + 영문판) 한글과 영어로 읽는 세계문학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형석 옮김 / 랭컴(Lancom)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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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텍쥐리의 <어린왕자> 를 중학교때 처음 읽었었. 감수성이 예민했던 시절이라 장미꽃이 밉살스럽게 구는 것이 못마땅했고 어린왕자가 지나치게 끌려다니는 것도 거슬렸었다. 그런 상황에서 어린왕자가 별을 떠나는 것도. 어린왕자가 자신의 별을 떠나 여행하게 되는 소행성들을 여행한다. 첫번째로 가게 되는 별엔 왕이 홀로 살고 있는데 어린왕자를 보는 순간부터 신하로 삼으려 하고, 두번째 소행성엔 허세를 부리는 사람이 살고 있는데 자신을 잘난 사람이라 인정해주기만을 바랬다. 세번째 소행성엔 술꾼이 살고 있었는데 술을 마시고 있으면서 술을 마시는 자신의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 술을 마신다고 한다. 네번째 별은 사업가가 살고 있었는데 우주에 반짝이는 별들을 헤아리면서 자신의 소유이며 그것을 헤아리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한다. 다섯 번째 별은 하루종일 가로등을 껐다가 켰다가 하는 사람이 살았다.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닌 다른 일에 열심히인 사람은 오직 그뿐이여서 어린왕자가 친구로 삼고 싶었으나 별이 너무 작아 더 머물러 있을 수 없었다. 여섯번째 별엔 지리학자가 살고 있었는데 그가 지구를 알려 준다.

 

일곱번째 별은 지구이다. 사막에 도착한 어린왕자는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생명체가 뱀이었다. 그리고는 친구를 찾아 다니게 된다. 어느 정원에서 장미가 피어 있는 것을 보고는 자기 별에 장미를 떠올리게 된다. 우주에 장미는 자신 밖에 없다고 말했던 장미의 말을 기억하며 수많은 꽃 중 그저 한송이 장미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우를 통해 길들여지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많은 시간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를 대하고 생각해주면서 서로 친구가 된다. 이런 관계는 서로에게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세상에 여우는 많지만 어린왕자에게 길들여진 여우는 단 하나 특별한 존재로 남는다. 어린왕자에게 자신의 별에 있는 장미는 그래서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

 

여우가 말했다.

나에게 너는 아직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르지 않은 소년에 불과해. 그래서 난 네가 필요하지 않고. 또 너에게 나는 수많은 다른 여우와 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우리는 서로 필요한 존재가 되는 거야. 나에게 너는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고, 너에게 나는 역시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야.” –P105

 

어린왕자는 지구라는 별에서 인간을 만나게 된다. 비행기가 고장나서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기조정사와 어린왕자는 친구가 된다. 어린왕자가 원하는 선물을 그림으로 그려주기도 하고, 어린왕자의 그림을 그리기도 한다. 하지만 어린왕자는 자신의 별에 남겨두고 온 꽃을 보러가기 위해 먼 여행을 결심한다. 뱀에게 부탁해서 자신의 별로 떠나간다.

 

어른이 되어서 읽은 어린왕자는 어릴 때 읽은 느낌과는 다르게 전해진다. 어린왕자가 별로 되돌아가는 것이 슬펐다면 지금은 지구에 계속 있었어도 행복하지 않았을꺼란 생각이 든다. 서로에게 길들여진다는 것. 누구에게 소중한 존재가 된다는 것은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며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치를 따지기 어려울 정도로. 어른이 되면서 진정한 친구를 사귀기도 어렵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은 어린왕자가 가진 순수한 마음을 잃어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의 그림이 단지 모자로만 보이는 까닭이 아닐까. 눈에 보이는 것, 나에게 이로운 것만 쫓아 살고 있는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한글판과 함께 영문판이 보너스로 함께 있어 함께 보면 영어문장을 익히는데 도움이 된다. 어린왕자의 내용은 간단하고 짧은 문장이 많아 어렵지 않게 영어문장을 공부하는 교재로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영문판에 간단한 주석이 포함되어 있어 읽고 의미를 파악하기에 도움이 된다. 쉬운 책으로 영문 책읽기를 하는 분들에게 적당한 단계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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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사주명리학 이야기 - 때時를 고민하는 당신을 위한 인생수업
조용헌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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窮則變 變則通 通則久(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주역> 계사전)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며 통하면 영원하다'라는 말이 마음에 들어오는 순간이 있었다.

내가 살아왔던 모습도 그러했고 필요에 의해 변하려 노력하며 변화를 시도했기에 지금의 내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 깨달음이 동양사상 입문의 시작이었다. 사주 명리학과 주역이 대체 어떤 것이길래 변화를 이야기하고 미래를 대비하도록 통찰한다는 것이 신비스럽고 궁금했다. ​사주를 일반 점과 동일시 하며 미신과 동격으로 알고 있었는데 실상을 보니 달랐다. 명리학은 사람이 태어난 년월일시로 천간,지지가 정해지고 4개의 기둥과 8개의 글자라고 해서 사주팔자라 불리우며, 사주팔자의 음양오행을 따져 인간의 길흉화복을 설명하는 학문이다. 사람마다 자신의 중심 오행이 달라 사주팔자를 통해 그 사람의 특징, 성품, 적성, 직업, 심리 등 많은 것을 풀이할 수 있다. 그래서 소문만 들었는데 대학입시 전에 아이의 전공을 찝어주는 용한 철학관이 있어 엄마들에게 인기라고 한다. 사주팔자만 보고 아이가 잘하고 좋아할만한 전공분야를 알려준다고 한다. 사주팔자만으로 어디까지 설명이 가능한지 한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동양학의 맥을 잇는 ​사람들의 성향을 강단파, 강호파 즉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키는 강단파와 비제도권에서 기인이나 달사를 통해 전해진 강호파로 구분할 수 있다. 강호동양학은 사주, 풍수, 한의학으로 구성되어 조선시대부터 존재했던 직업이었다. 과거시험인 '잡과'를 통해 나라에서 뛰어난 인재를 등용하여 왕실의 궁합, 택일, 출생시 사주팔자 기록, 대신들에 대한 사주팔자 풀이 등 서열이 낮은 직급에도 불구하고 왕실의 비밀을 알게되는 일이었다.

제왕절개시 좋은 사주팔자를 뽑아 그 때에 아이를 낳는 것은 효과가 있을까. 사주팔자는 탯줄을 자르는 순간 엄마에게서 분리되는 아이는 우주의 기운을 몸으로 받아 들인다. 그래서 제왕절개하는 순간을 실력있는 명리학자가 좋은 날과 시로 선택해주는 것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인간의 운명을 사람이 좌지우지한다는게 사실 무서운 일이지 않나. 그것이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아는 명리학자는 쉽게 선택하지 않을 일이다. 성삼문의 출생에 관련된 이야기가 이름에 담겨 있고, 택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순간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긴박했던 출산의 순간을 예로 들며 결국은 운명대로 태어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하게 된다.

사주팔자가 반란사건과 관련해 등장하는 이유는 명리학 자체가 계급차별에 맞서는 대항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왕후장상의 씨가 아니더라도 사주팔자만 잘 타고나면 누구나 왕이 되고 장상이 될 수 있다는 기회균등 사상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는 풍수사상도 마찬가지다. 일반 서민도 군왕지지(君王之地)에 묘를 쓰면 군왕이 될 수 있다는 것이 풍수의 신념체제 아닌가. -P50

​조선후기 민란의 중심에는 [정감록]이란 풍수도참설의 사상과 명리학이 결합된 사상이 대의명분으로 작용하였다. 길흉화복을 예언하는 개인의 점술이기도 했지만 현실의 어려움을 혁명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힘이 되었다.

관상과 음상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사주보다 관상이 더 중요하고, 관상보다 음상이 더 중요하다(觀相不如音相) 고 한다. 관상에서 눈빛이 중요하고, 음상은 몸의 오장육부가 소리와 연결되어 있어 그 소리마다 오행의 기운을 알 수 있다. 사주팔자를 통해 음양오행을 따지므로 인간의 운명과 건강까지 알 수 있다.

강호에서 유명했던 명리학자들의 예언과 행적들이 책의 재미를 한껏 배가 시킨다. 이 책은 10년전에 출간되었고 다시 개정판으로 옷을 갈아 입으면서 그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성향과 예측이 있어 결과를 알고 풀이를 보는 것도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다. 특히 후보들을 동물의 성향과 비유해서 풀이하고 있는데 동물들은 기본 본성에 충실하므로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가끔 사람을 만날때 그 사람의 일간이 어떤 오행인지가 궁금하거나 맞춰보고 싶을때가 있다. 그것과 같이 동물을 떠올려 보는 것은 도움이 되는 작업일 것 같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본다. 명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은 변화에 대한 소망이었다. 우리의 사주팔자는 탯줄이 잘리는 순간 정해진다면 과연 변화는 가능한 것인가? 모든 것이 운명에 의해 결정되었는데 어찌 팔자를 변화시킬 수 있나에 집중하게 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90%는 정해지지만 10%는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이다. 그 방법으로는 덕을 쌓고, 훌륭한 스승을 만나고, 독서를 하며, 기도를 통해 스스로를 다스려야 한다. 그리고 명당을 쓰고, 자신의 사주팔자를 아는 것으로 자신에게 적절한 선택을 하며 산다면 팔자를 극복할 수 있다고 한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나 여섯가지 방법이 모두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중 훌륭한 스승을 만나는 것이 가장 어려워 보이니 지금부터라도 '훌륭한 스승님'을 만나게 해달라고 간절히 바래보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명리학의 세세한 이론을 다루지는 않지만, 명리학의 역사와 대를 이어온 분들의 이야기가 맛깔스러운 글을 통해 전달되어 즐거운 시간을 맛볼 수 있었다. 짧지 않은 글이지만 길게 느껴지지 않고 어렵지만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명리학을 경험할 수 있는 이 책을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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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톰, 뇌의 지도 - 인간의 정신, 기억, 성격은 어떻게 뇌에 저장되고 활용되는가?
승현준 지음, 신상규 옮김, 정경 감수 / 김영사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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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인간은 같은 종의 포유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 인간은 지능이 높아 나머지 세계를 지배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더 많은 소유를 위해 더 높은 것, 뛰어난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며 인간의 능력 중 특히 뇌의 영역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개척되고 있는 분야이다. 뛰어난 지능을 소유한 사람들은 과거의 문명을 발전시켰고, 다가올 미래에도 현재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천재가 어떻게 일반인과 다른 뇌를 가졌나? 그 차이를 알게 된다면 접근이 빠를 것이다.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자폐나 정신질환 또는 현대에 들어 급증한 ADHD(과잉행동주의력결핍) 질환이 어떤 원인으로 생겼으며 일반인의 뇌와 어떻게 다르며 어떤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한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몇 십년전만 해도 정신질환자들에게 전기충격요법으로 치료를 시행했다고 한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의 주인공 다이애나는 어린 첫 아이를 잃은 충격으로 조울증, 망상증에 시달리며 약물, 최면요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자 전기충격 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일시적인 기억상실을 겪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보였던 가족은 조각나 버린다.

치매, 알츠하이머 등 뇌관련 질병은 온 가족을 힘들게 만들며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삶을 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신체의 장애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치료가 힘든 정신영역의 질환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 준다. 이런 질병의 원인이 뇌의 어떤 영역의 이상으로 발병하는지를 찾게 된다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승현준 박사는 M.I.T의 교수로 뇌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이라 한다. 커넥톰(connectom, 연결체)이라는 분야의 권위자라고 하는데 그가 정의하는 커넥톰의 의미는 뉴런 간의 모든 연결들의 총체를  지칭한다. 게놈은 물려받는 유전자에 의해 차별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지만, 커넥톰은 평생에 걸쳐 경험에 영향을 받아 소멸과 생성을 반복하게 된다.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커넥톰은 인간에게 가능성이란 길을 열어 준다. 태어날때부터 우수한 유전자를 선택해서 타고나게 하는 생명과학이란 분야는 신의 영역을 넘보며 도덕과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커넥톰은 경험과 노력에 의해 다른 뇌의 지도를 가질 수 있고 그 가능성에 대한 것이기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지능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이해하면 더 좋은 교육법이나 사람들을 더욱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뇌를 이해하기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뇌를 변화시키기를 원한다. –P61

 

머리가 크면 지능이 높을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실제 통계를 보여 주며 단정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저글링을 배우고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뇌의 두정엽과 측두엽의 피질을 두껍게 만들고 해마가 커진다는 것을 MRI 촬영을 통해 경험과 뇌 발달 인과관계를 밝혀냈다. 그리고 뇌손상 후 아이와 어른이 회복되는 차이를 설명하는데 아이의 경우 뇌가 손상되었더라도 나머지 뇌가 다른 쪽의 뇌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걸로 역할이 변해간다는 부분이 놀라웠다.

 

정자와 뉴런은 생명과 지능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미스터리를 상징한다. 생물학자들은 정자가 가지고 있는 DNA라는 소중한 정보가 어떻게 인간에게 필요한 정보의 절반을 인코딩(부호화)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신경과학자들이 알고 싶은 것은 광대한 뉴런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하고, 지각할 수 있는가 하는 것, 즉 간단히 말해, 뇌가 어떻게 정신이라는 경이로운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P87

 

뇌과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이로운 사실을 밝혀낼 것이다. 뇌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것이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신의 영역을 넘보는 과학자들은 그래서인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들의 탁월한 우수함이 자신들보다 전지전능한 존재에 대해 인정하지 않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신을 믿는다는 것은 철저히 자신을 부인하고 의지하는 것이니 그들에게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를 일이다. 책의 말미에 철학가의 말을 인용하는 구절에서 인류 발전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뇌과학이 어려운 분야이지만 한번쯤 내 머리 사용법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성경에 따르면 신이 자신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독일 철학가 루드비히 포이에르바하는 인간이 자신의 모습에 따라 신을 만들었다고 한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인류가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 것이라 말하고 있다. –P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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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여름.가을.겨울 자수 다이어리 - 자수로 그려 낸 사계절 정원 이야기
아오키 카즈코 지음, 배혜영 옮김 / 진선아트북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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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수에 관심을 가지고 여러 책을 접하다 보니 작가들 각자의 개성이 드러난다. 기본 스티치의 방법을 설명하는 부분을 보면 모두 동일한데, 그것을 자신의 작품에서 표현할 때는 작가가 사물을 바라보고 옮기는 시각의 차이, 바늘땀의 차이, 작가의 상상력 등이 잘 어우러져 각기 다른 작품으로 탄생되는 것이다. 아오키 카즈코 작가의 책은 특히 <행복한 자수여행>편에서 빨강머리 앤을 소재로 한 감성적인 작품을 접하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깔끔하고 섬세한 아름다움과 함께 따뜻함이 전해지는 그녀의 작품을 책으로 만나는 것은 소소한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렇담 실물을 보면 어떨까.

 

 

 

 

사계절을 통해 자연이 인간에게 안겨주는 선물은 계절마다의 빛깔로 먼저 다가오는 것 같다. 우리가 사는 공간에서 빛나는 입체적인 모습을 2차원인 평면으로 옮기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입체적인 느낌을 살리기 위해 표현하는 사람들은 명암, 채도, 색의 혼합 등을 이용하곤 하는데 이 책의 자수에서도 입체감을 표현하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잎이 모두 초록색만이 아니라 빛을 많이 받는 쪽은 연한 연두색 또는 흰색에 가까운 색, 어두운 쪽은 초록색, 적당히 빛을 받은 잎은 연두색 등 초록을 표현함에도 여러 단계로 관찰자의 느낌을 살리고 있다.

 

나비를 자수로 표현한 부분에서는 놀랍다. 곤충채집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실물과 흡사하게 수를 놓았고, 일반적으로 바탕에 수놓는 방법이 아니라 수와 바탕을 분리 함으로 입체감이 돋보이게 표현했다. 핀을 뽑으면 나비가 훨~ ~ 날아갈 듯이 보이니 다시 한번 보고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된다. 나비 아이템을 주변의 소품들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 이다. 책에서는 모자에 포인트를 줬지만 브로치로 활용하거나 패브릭 소품들의 장식으로 사용해도 멋지게 어울려 보인다.

 

벌 모양의 자수로 포인트 준 것도 패브릭 소품들에 활용하기에 근사해 보인다. 한 마리 벌만 자수로 놓아도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지고 브랜드 제품처럼 보인다고 할까? 아오키 카즈코의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실용적으로 자수를 활용하는 것이 돋보이는 작품이었다. 가끔 자수는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하는 공에 비해 활용도가 떨어지는 편인 것 같아 그저 사치스러운 활동이 아닌가 여겨질때도 있었는데 작가의 몇 작품들은 아름다움과 실용성을 모두 갖추고 있어 만족스럽기까지 하다.

아오키 카즈코가 정원의 식물을 어떻게 작업한지 보여주고 있다. 소재로 사용할만한 식물을 선택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이 작품의 중요한 부분이라 작가는 여러 번 스케치하며 완성했고, 자수에 사용되는 실을 작가가 직접 염색해서 사용했다고 한다. 염색이라니여러가지 색을 가는 실에 물들이는 것은 엄청난 작업일텐데 말이다.

계절마다 피는 꽃을 모아서 스케치하고 색을 확인하면서 수를 놓습니다. 식물을 자수로 나타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을수록 생생하게 완성됩니다. 색 조합을 생각하며 점ㆍ선ㆍ면을 균형 있게 디자인합니다. 각 계절의 리스물을 담은 접시에 정원에서 딴 화초를 배치해 스케치한 뒤 수를 놓습니다. (본문중)

 

기본 재료와 도구, 기본 기법, 기타 기법, 포인트 레슨, 기본 스티치에 대한 방법, 자수 도안 등이 책의 뒤쪽에 포함되어 있어 자수를 직접해보고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아오키 카즈코의 책을 만날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독자가 실망하지 않게 멋진 작품을 보여주니 매번 기대하게 만든다. 사계절 자수 다이어리 책을 통해 행복한 자수여행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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