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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톰, 뇌의 지도 - 인간의 정신, 기억, 성격은 어떻게 뇌에 저장되고 활용되는가?
승현준 지음, 신상규 옮김, 정경 감수 / 김영사 / 2014년 4월
평점 :
만물의 영장이라 불리는 인간은 같은 종의 포유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지능을 소유하고 있다. 인간은 지능이 높아 나머지 세계를 지배하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더 많은 소유를 위해 더 높은 것, 뛰어난 것을 끊임없이 추구하며 인간의 능력 중 특히 뇌의 영역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개척되고 있는 분야이다. 뛰어난 지능을 소유한 사람들은 과거의 문명을 발전시켰고, 다가올 미래에도 현재보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천재가 어떻게 일반인과 다른 뇌를 가졌나? 그 차이를 알게 된다면 접근이 빠를 것이다.
그와는 다른 측면에서 뇌에 대해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자폐나 정신질환 또는 현대에 들어 급증한 ADHD(과잉행동주의력결핍) 질환이 어떤 원인으로 생겼으며 일반인의 뇌와 어떻게 다르며 어떤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한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몇 십년전만 해도 정신질환자들에게 전기충격요법으로 치료를 시행했다고 한다.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의 주인공 다이애나는 어린 첫 아이를 잃은 충격으로 조울증, 망상증에 시달리며 약물, 최면요법으로 치료가 되지 않자 전기충격 치료를 받게 된다. 하지만 그 부작용으로 일시적인 기억상실을 겪으며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해보였던 가족은 조각나 버린다.
치매, 알츠하이머 등 뇌관련 질병은 온 가족을 힘들게 만들며 스스로도 감당하기 어려운 삶을 살게 되는 무서운 병이다. 신체의 장애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치료가 힘든 정신영역의 질환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고통을 안겨 준다. 이런 질병의 원인이 뇌의 어떤 영역의 이상으로 발병하는지를 찾게 된다면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승현준 박사는 M.I.T의 교수로 뇌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분이라 한다. 커넥톰(connectom, 연결체)이라는 분야의 권위자라고 하는데 그가 정의하는 커넥톰의 의미는 뉴런 간의 모든 연결들의 총체를 지칭한다. 게놈은 물려받는 유전자에 의해 차별적으로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지만, 커넥톰은 평생에 걸쳐 경험에 영향을 받아 소멸과 생성을 반복하게 된다. 후천적으로 만들어지는 커넥톰은 인간에게 가능성이란 길을 열어 준다. 태어날때부터 우수한 유전자를 선택해서 타고나게 하는 생명과학이란 분야는 신의 영역을 넘보며 도덕과 윤리적인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커넥톰은 경험과 노력에 의해 다른 뇌의 지도를 가질 수 있고 그 가능성에 대한 것이기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지능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를 이해하면 더 좋은 교육법이나 사람들을 더욱 똑똑하게 만드는 방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뇌를 이해하기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뇌를 변화시키기를 원한다. –P61
머리가 크면 지능이 높을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 실제 통계를 보여 주며 단정하기 어려움을 보여준다. 그리고 저글링을 배우고 시험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뇌의 두정엽과 측두엽의 피질을 두껍게 만들고 해마가 커진다는 것을 MRI 촬영을 통해 경험과 뇌 발달 인과관계를 밝혀냈다. 그리고 뇌손상 후 아이와 어른이 회복되는 차이를 설명하는데 아이의 경우 뇌가 손상되었더라도 나머지 뇌가 다른 쪽의 뇌 기능을 대신 수행하는 걸로 역할이 변해간다는 부분이 놀라웠다.
정자와 뉴런은 생명과 지능이라는 두 가지 거대한 미스터리를 상징한다. 생물학자들은 정자가 가지고 있는 DNA라는 소중한 정보가 어떻게 인간에게 필요한 정보의 절반을 인코딩(부호화)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신경과학자들이 알고 싶은 것은 광대한 뉴런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하고, 지각할 수 있는가 하는 것, 즉 간단히 말해, 뇌가 어떻게 정신이라는 경이로운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P87
뇌과학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이로운 사실을 밝혀낼 것이다. 뇌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은 인류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것이고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신의 영역을 넘보는 과학자들은 그래서인지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그들의 탁월한 우수함이 자신들보다 전지전능한 존재에 대해 인정하지 않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신을 믿는다는 것은 철저히 자신을 부인하고 의지하는 것이니 그들에게는 어려운 일일지도 모를 일이다. 책의 말미에 철학가의 말을 인용하는 구절에서 인류 발전에 대한 가능성에 대한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뇌과학이 어려운 분야이지만 한번쯤 내 머리 사용법에 대해 의문을 가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성경에 따르면 신이 자신의 모습에 따라 인간을 만들었다고 한다. 독일 철학가 루드비히 포이에르바하는 인간이 자신의 모습에 따라 신을 만들었다고 한다. 트랜스휴머니스트들은 인류가 스스로를 신으로 만들 것이라 말하고 있다. –P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