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와 초콜릿 공장 (양장) - 로알드 달 베스트
로알드 달 지음, 퀸틴 블레이크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초등학교 때 학급문고였던가. 역시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난 기쁨은 각별하다. 영화가 나오고 그와 함께 책이 다시 나온 격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번역은 제법 마음에 든다. 다시 만난 옛 친구가 훨씬 멋있어진 것이랄까나.
다만 책 자체가 스토리나 감동보다는 '판타지'를 표현하는 것이 핵심이었는데 거의 뮤지컬 수준인 영화의 충격이 너무 심하다보니 그 '환성성'이 조금 깎여버린 느낌이다. 아무래도 영상의 최강점에 텍스트의 최약점으로 도전한 꼴이니, 좋은 결과를 보기는 애초에 힘들었었지. 물론 영화가 없이 소설만 재간되었었더라면, 이 동화나라같은 초콜릿 공장의 묘사는 충분히 가치가 있었으리라는 점이 아깝다. 어린 시절 두근거리며 보았던 사탕 풀밭과 초콜릿 강, 그리고 난쟁이 원주민들과 하나같이 좀 패주고 싶던 망나니 꼬맹이들. 개인적으로는 이 공장들에 더불어 지나가는 말로 이야기가 나왔던 '뜨거운 초콜릿에 띄우기 위한 뜨거운 얼음'을 꼭 한번 맛보고 싶다.
아, 그리고 어린 나이에 걱정되던 이야기 하나.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는 껌 말인데, 씹고 있으면 코부터 보랏빛으로 변해서 부풀어오르는 거 말야. "원주민 20명에게 실험해봤는데 매번 그랬다"고? ...당신 생체실험을 했단 말야!? 그때 얼마나 놀랐었던지...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 책 직전에 읽은 게 [마루타]였단 말야. 뭐 키가 3미터나 늘어났으니 불만은 없을 것 같다. 링 아래가 아니라 링 위를 지배하는 불세출의 농구선수가 되리라.
상상력은 아름답다. 저 아름다운 상상력을 다시 만난 것이 반가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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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아더
프랭크 톰슨 지음, 이계영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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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최근 들어 영화의 원작 소설이 영화 개봉과 함께 출판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기쁜 일이다. 특히 이 「킹 아더」는 영화도 소설도 완성도가 상당히 높다. 반갑다! 더군다나 책과 영화가 내용은 비슷해도 호흡이 다르다. 표현하기가 어려운데, 조약하게나마 말하자면 햄버거와 치즈버거의 차이랄까(이 조악한 문재에게 돌을 던져라), 어쨌거나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아는 사람은 드문 아더왕과 원탁의 기사, 그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다. 왜 영국 원주민인 이 친구들이 성배를 찾아 떠나는지 대충 알겠고, 막판엔 랜슬롯과 아더를 이간질시키는(?) 기네비어는 아더가 그 실력에 반해 구혼했다는 본 모습을 되찾았다. 그래, 여기까지 와서 무엇을 숨기랴. 이 책 제목은 퀸 기네비어다. 아더 따위에겐 아깝다! 원탁의 기사들을 이끌고 고대 세계 최강의 여왕님이 로마의 압제에 맞서 들고 일어선다! 우리에게 독립을! 이것은 성전이다! 여왕폐하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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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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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만 문제라면, 과자(패스트푸드 포함) 말고 먹을 게 뭐가 있는가 하는가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감자를 찌고 굽고 볶고 삶고 으깨고 튀기고 심지어는 날로 먹어치우는 걸 좋아하고 삶은 옥수수와 구운 옥수수와 튀긴 옥수수에 매혹되며 고구마맛탕에 환장하는 취향이건만, 이런 대도시 한복판에서 그런 걸로 식사를 하려다가는 식비로 생활비 다 날리기 딱 알맞습니다.

패스트푸드를 먹지 않고 식사 한끼 느긋하게 하다 보면 어느샌가 날아가 버린 도서관 자리며, 식사하겠다고 일어나기도 어려운 분위기. 도대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과자를 만드는 곡물 뿐 아니라 잡곡밥을 짓는 곡물도 방부 처리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 포장에는 국산이라지만 혹시 이거 화성 재배품 아닌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는 점이 슬픕니다.

위험성에 경종을 울려 준 것은 고맙지만, 경종을 울렸을 뿐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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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S 나인에스 1
하야마 토오루 지음, 김혜리 옮김, 야마모토 아먀토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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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드디어디어디어 9S가 나왔습니다!

적에게 잡혀가 고문 당하는 히로인, 그녀를 지키고자 하는 히어로,
마음을 열어가는 여자, 함께 있고자 하나 함께 있을 수 없는 남자.

일단 사고 나서 생각합시다(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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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원작 방학기, 이명세.이해경 시나리오, 김호경 각색 / 생각의나무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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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멀티미디어 확장산업이 시도되고 있는 것은 좋은 일로 보아야 할까. 나쁜 일은 아닐 것이다. 같은 작품을 다양한 통로로 접촉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작품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니까. 같은 내용이라 하더라도 영상과, 종이와, 소리와 혹은 문자는 다른 무엇인가를 가질 수밖에 없다.

다만 문제점이라면 옮김 작업에서 지나치게 역자의 관념이 들어간다거나 하여 멀티미디어 작품이 아닌, 아예 동인물이 되어버리는 경우가 있다는 점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에서는 오히려 그 부분을 멀티미디어의 핵심으로 삼는 - 사실상 동인물의 상업화를 중심으로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영화를 글로 옮기 [형사]는 제법 괜찮은 작품으로 보인다. "액션영화가 아닌 영화액션을 추구한" 이명세 감독의 실력이 너무 출중해서인지 실력이 부족해서였는지 지독하게 영상미와 색채감, 스타일만을 추구한 영화에서 눈빛과 삼키는 울음과 파르르 떨리는 입술만으로 표현해내던 감성을 텍스트로 접한 감상은 제법 나쁘지 않다. 원작은 다모였으되 강동원이 운명에 휘둘리는 암살자부터 사랑에 목숨건 공주님까지(오타아님) 다 해먹는 바람에 곁다리로 밀려나버린 남순(하지원 분)이 그나마 살아나서 다행이었달까. 이명세 감독 작품은 새로운 영화의 효시라고 할 만큼 지독하게 화면의 미학을 추구하는데(장쯔이는 저리가라 할 정도), 그 덕분에 싹 증발했던 스토리가 살아난 점은 높이 살 만 하다.

물론, 스토리가 살아난 덕분에 텍스트로 표현할 수 있는 액션과 감각이 없어진 건 슬프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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