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브라맨 3
야마다 레이지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작중 세계관에서, [제브라맨]은 과거 TV에서 아주 잠깐 방영되었던 아동용 영웅물의 주인공이다.
작중 세계관에서, [제브라맨]의 주인공 이가와 신이치는 아무런 의욕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무기력한 중년이다.
제브라맨은 초능력도 마법도 갖지 못했다. 외계인이 준 힘도, 왜 노벨상을 못 타고 있는지 모를 박사님의 선물도, 신과 별의 가호도 없다. 그는 오로지 자신의 육체만으로 악에 맞서싸우며, 다치고 아프고 지칠지라도 스스로 일어나 싸우는 영웅이다.
이가와 신이치는 초능력도 마법도 갖지 못했다. 그는 교사로서 학급의 붕괴에도, 가장으로서 사정의 파탄에도 슬쩍 눈을 돌리고 그래도 나는 괜찮은 편이라며 자위하고 마는, 무기력한 중년이다.
그리고 그는 제브라맨이 된다. 깨닫는다. 다치고, 아프고, 지치면서도 왜 히어로가 싸우는 것인지 조금씩 깨달아간다. 그것은 지켜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헐리우드 영화를 보면 [시청자가 공감할 수 있는 고민을 안은 인생에 찌든 주인공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이야기]가 넘치고 넘치지만, 일본 작품 중에서는 그런 것을 찾기 힘들다. 이 만화, [제브라맨]은 그 희귀한 하나이며, 동시에 헐리우드의 것들을 아득하게 뛰어넘는, 입맛 쓰고 기분나쁜 작품이기도 하다.
이 만화는 영웅물이 아니다. 영웅의 가면을 쓰고서도 겁에 질려 벌벌 떠는, 그러나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 -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이다.
자아- 흑백을 가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