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만의 땅 유럽에서도 가장 서쪽에 위치한 세계의 끝. 로마조차 완전제패를 바라지 않은 야만의 땅. 그러나 가장 먼저 산업혁명을 이룩하고 본토의 100배에 달하는 식민지를 건설했으며, 민주주의를 활짝 꽃피웠으면서도 아직도 계급에 의한 너그러운 외면을 수행하는 나라. 단 한 번도 전쟁에서 패한 적 없지만 세계 최강의 자리를 넘겨주고 저물어가는 태양을 바라보는 늙은 사자. 인도주의와 믿음을 외치며 식민지인들을 탄압하고 수탈했던 선구자. 남유럽인들처럼 개방적이지 않고, 북유럽인들처럼 냉정하지 않은 점잖음을 유지하면서도 폭발이라 할만한 훌리건의 원산지인 이상한 나라. 그러기에 영국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런 영국의 어떤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 이 책 [영국적인, 너무나 영국적인]은 무척 괜찮은 길잡이가 될 듯하다. 역사와 그 이전의 무엇을 통해 영국인들의 자부심과 정체성이 어떻게 태어나 어떻게 성장해왔는지부터 살펴보는 이 책은 부제처럼 ‘문화로 읽는 영국인의 자화상’을 한눈에 비추어 준다. 영국을 좋아하는 나에게 무척 매력적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