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격의 역사
스벤 린드크비스트 지음, 김남섭 옮김 / 한겨레출판 / 2003년 2월
평점 :
절판


2차대전사를 살피다 보면 느껴지는 것은 독일과 일본 공통으로 쏟아진 그 어마어마한 폭격이다. 양국 공히 ‘전 국민에게 한발씩 나눠주고도 남을만큼’ 폭탄을 두들겨맞았고, 상대적으로 방공능력이 충실하던 독일에는 그만큼 더 많은 폭격전력이 집중되었기에 결과적인 피해는 별 차이가 없었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와는 달리, 히로시마와 나카사키에 떨어진 핵탄두는 도쿄 대공습이나 뤼벡, 함부르크 폭격 등에 비하면 별로 강한 것도 아니었다.
2차대전 직전에 개념이 이룩되고 2차대전중에 완전히 꽃피었던 전략폭격 - 즉 적국의 민간인들을 폭격으로 죽여서 전쟁을 끝낸다는 것이 아무리 전쟁중일지라도 올바른 것일지에 대해서는 논의의 여지가 크다. 전쟁에 의한 민간인의 희생이 없을 수는 없다지만 저항능력이 없는 민간인을 목표로 하여 ‘살육’하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일까? 그럼으로 인해 전쟁이 빨리 끝나고, 훨씬 더 적은 사람만이 죽을 수 있도록 할 수 있다고 해도?
본서에서는 이런 의문을 제기함과 함께 폭격에 의한 대량살육 외에 인종차별에 의한 대량살육을 제시하여, 과연 이 두 가지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한번쯤 생각해보게 한다. 그러나 답은 제시하지 못한다. 그것은 인간의 원초적인 공격성에 의해 전쟁이 발발하고, 전쟁에는 도덕적인 피해자와 부도적한 범죄자가 있다는 주장 자체가 틀린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히틀러가 말한 “전쟁을 할 때에는 큰 소리로 내가 정의라고 외쳐라”는 금언은 현대까지도 힘을 발휘하고 있기에 그 후계자라고 할 수 있는 모 나라가 열심히 외치고는 있지만 아무도 믿지 않는다. 전쟁에 일방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도덕적 심판이 통하지 않는다면, 기본 전제가 잘못된 것인 만큼 답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본서에 ‘답이 없는’것은 현대 사회에 ‘답이 없기’ 때문인 것이 아닐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