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형수 042 2
코테가와 유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감정이 고조되면 폭발하는 시스템이라니 이게 대체 어떤 악마같은 인간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일까. 인간은 감정으로 살아간다. 이성이 있다지만 그 이성은 감정을 제어하는 고삐일 뿐, 인간은 생명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예로부터 억울하게 감옥에 갇혀 살아있는 시체가 되어가는 이들을 그려낸 작품들마저도 ‘상상의 자유만큼은 그 어떤 포로도 빼앗기지 않았다’고 말하며, 그 무한한 상상력을 그려냈었다. 그러나 [사형수 042]의 시스템은 그 상상의 자유마저도 빼앗는다. 약물과 수술로 상상하는 능력을 박탈하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그랬더라면 자신이 상상할 수 없다는 사실조차도 상상치 못하고 그 어떤 고통도 느끼지 않겠지만, 이것은 상상하고 느낄 수 있는 이를 공포로 얽어묶는 잔인한 행동이다. 감정을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 살아있는 시체일 뿐. 죄인에게 주어지는 벌이라기에는 너무나 잔인하지 않은가.
그래서 [사형수 042]에서는 그 감정의 소중함을 마치 가로수 위에 쏟아지는 햇살처럼 드러내보인다. 애초에 감정 따위 갖지 못했던 사형수와, 감정에 서투른 과학자와, 너무나 환하게 웃는 시각장애인 소녀의 이야기이니까. 사람을 죽이는 데 너무나 익숙해있던 사형수가 ‘느껴서는 안 되는’ 감정을 되찾아가는 모습, 냉정한 연구자의 가면 밑에 조심스럽게 담아놓았던 긍휼히 여기는 마음, 어둠 속에 잠겨 있던 미소, 그리고 아름답지 못한 감정과 더없이 추한 감정을 조심스럽게 담아올린 작품이다. 마치 꽃다발 같달까, 선물바구니 같달까. 아주 조금 부끄러우면서도 깊은 기대감을 가지고 페이지를 넘길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