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조님과 나 6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인간은 수돗물 마시지만 문조님께는 미네랄 워터를 드려야 하고 문조님께서 심심하다고 하시면 인간은 48시간 철야한 직후더라도 놀아 드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처절한 응징이 내리꽂아진다. 일이 바빠 미치겠건만 오른손 안에 자리잡으신 문조님께서 화학물질을 내뿜어 인간 정도는 가볍게 잠재워 버리신다. 그런 폭군이시지만, 그래도 문조님은 사랑스럽다. [백귀야행]으로 이름을 떨친 이마 이치코가 그 아름다운 그림체는 어디론가 던져 버리고 대강대강 그려제낀, 꼭 일기장같은 분위기의 얄팍한 만화책이 바로 이것이다. 진짜 얇다. 어쩔 수 없지 원래 동인지였으니… 브리더가 되려다가 결국 콜렉터가 되어버린 자기 자신을 뒤돌아보며 좌절하는 모습은 남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손 안에 파고들어오는 문조의 따스함은 너무나 부럽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만화 감독 A씨는 강아지 광이란다. 그의 작품엔 꼭 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이야기가 나온단다. 그러나 동물을 기르지는 않는다. 만화 감독 B씨는‘개는 개일 뿐’ 주의자란다. 동물을 정말 사랑하고, 개를 세 마리나 길러서 엔간한 건 다 알고 있단다. 그래서 그것 때문에 대판 싸우고 서로 말도 안 할 만큼 사이가 악화된 적도 있다나 뭐라나(믿는사람 골룸). 돌고 돌아 들려온 소리니만큼 진의는 불분명하다. 아시는 분 있으시면 좀 가르쳐 주시길… 하지만 이런 일이 없으란 법은 없다. 사람들이 알고 있는 애완동물들의 모습은 실제의 모습이라기보다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인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센타로의 일기]가 그런 축이고, 뭐 [춤추는 족제비]야 애초에 [보노보노] 급의 명랑만화니까 신경쓸 필요 없다지만 정말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은 드물었는데, 바로 이 작품 - 아니 그림일기에는 진실이 들어 있다. 진짜 생명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가.

그래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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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9 2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y04 2006-03-30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 감사합니다. 이런 창피한 짓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