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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셀사가 14
코우시 리쿠도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엑셀사가는 본질적으로 보아 [전통적 히어로물의 클리셰를 살짝 비틀어 바탕에 깔아놓은 주제에 본 줄거리는 거의 건드리지도 않고 계속 딴짓만 하는 개그만화]에 속한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사골국물을 한 아홉번쯤 우려먹은 컨셉이건만 그와 비슷한 다른 작품들이 대부분 대여섯 권으로 문 닫아야 했던 데 비해 13권이라는 긴 수명, 게다가 아직 언제 끝날지 감도 못 잡을만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역시 개성적이다못해 엽기적인 캐릭터들이 벌이는 쫀쫀한, 전혀 일상적이지 않은 일상이 너무나 강렬한 나머지 본 줄거리따위는 아무 상관 없다고 느끼게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정신나간 실험 애니메이션]이라는 부제를 붙였던 애니메이션판 [엑셀 사가]가 원작과는 전혀 관계없는 애니메이션이 되어 있는 것처럼, 코믹스 역시 기존의 자신과는 완전히 다른 그 무엇을 향해 계속 발전해가고 있다. 자신이 있는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은 그만큼의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겠다.
개인적으로 정도를 벗어났지만 인의는 버리지 않은 시오지 박사에게 감읍중. 가정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로리콘으로 굴러떨어진데다 근처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황홀하게 관찰하는 게 취미인 어디로보나 <검열삭제>이건만, 그래도 자기가 할 건 다 하고 있으며 최소한 범죄는 안 저지른다는 점이 뭐랄까... 역시 정의의 사도(틀려!). 그건 그렇고 13권에서 대강 밝혀진 사실대로라면 시오지의 아버지가 일파랏쵸라거나, 아니면 무슨 관계가 있거나 한 듯한데... 아무것도 안하는 척 하면서 슬금슬금 전개는 하고 있는 듯하다. 문제라면 이 이야기 전개와 주인공들이 전혀 관계없다는 것... 엑셀과 하얏트는 알바 삼매경으로 여름을 보내고 있고, 이와타를 비롯한 시립전대 여러분은 민폐로 여름을 날리고 있습니다. 여전히 정신없지만 재미는 있으니 ok.
지금 가장 궁금한 건 시오지 어머님의 실체. 대체 어떤 분이시기에 괴수급으로 무감정한 모모치양이 그 분 이야기가 나온 순간 기겁을 했을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