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13 - 30
사이토 타카오 지음 / 아선미디어 / 2003년 1월
평점 :
절판


그런 얘기를 듣고 보니 결국 우리나라에서는 제대로 못 나오고 있는 슬픈 현실이 가슴아프다. 일단 쏟아져 들어오고 나가고 해야 그 중에서 걸작이 꽃필 것 아닌가. 근데 우리나라 만화계는 수만 명의 만화가와 만화가 지망생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그려내는 게 아니라 만화가 한 명이 한달에 만화책을 40권씩 ‘찍어내는’ 판국인지라...

사이토 다카오의 [고르고13]은 연재가 시작된 것이 1968년, 그리고 4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신간이 나오고 있다. 극화체이지만 투박한 그림체로 그려내는 말없고 냉정하지만 한번 맺은 약속은 절대로 어기지 않으며 그 냉정함 밑에 인간미와 프로의 자부심을 감춘 사나이 고르고는 어떻게 보면 냉전기의 퇴물일지도 모르지만 ‘남자’라는 종족이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을 극단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옴니버스 스타일로 서로 별 관계 없이 이어져가는 각 화마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등장인물들이 등장해 서로의 의지를 부딪치는 사이에 등장해 단 한 발의 탄환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사라지는 존재, 고르고. 그의 모습은 남자라면 이러고 싶다는 이상일지도 모른다.

그건 그렇고 고르고, 그 M-16 매니아 기질은 좀 죽이는 게 어떻겠나. 러시아에 들어가서까지 밀수한 M-16, 그것도 초기형 AR-15를 손에 넣고야 말다니 이건 뭐라고 말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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