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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케루 13
켄지로우 타케시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0년 8월
평점 :
품절
처음에는 힘껏 달려 몸이 지치면 오감이 예민해지는 능력을 가진 소년이 그 능력을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소년모험물이었지만, 어느 틈엔가 허공록이라는 존재-아카식 레코드에 접촉해 세계의 모든 것을 깨달아가는 준 오컬트물이었다가, 점차 인간으로서 성장해가는 성장물이 되어버린 작품. 어떤 면에서는 시작하면서 전체 컨셉을 안 잡은 것 같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런 어울리지 않는 느낌도 처음과 끝을 나누어 보았을 때나 느낄 수 있는 느낌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다면 그 변화를 깨닫기 어려울 정도로 이야기를 짤 전개해 간 작품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는 확실히 뛰어나다.
그리고 또 한 명, 관심을 가질만한 캐릭터가 있으니, 약을 쓰지 않고서도 허공록에 접촉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그러나 전투가 엉망진창이 되어간 후반에 들어가서도 재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역시 제대로 못 써먹었다고밖에 안 느껴진다) 어린 여자아이 미노리다. 이 만화의 핵심은 미노리가 단 한 페이지에 걸쳐 보여준 메스 격투술에 있다. 세상에 칼질하는 만화는 많고 많지만 이렇게 멋있는 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날길이가 2cm도 안되는 메스 한 자루로 단 일격에 손목의 척골동맥을 끊고, 거의 동시에 날리는 2연타로 양 팔꿈치 안쪽의 상완동맥을 찌르고 비틀고 뽑아 끊어놓으며, 손끝으로 메스를 빙글 돌려 역수로 쥐고는 사악하게 웃는 그 날카로운 눈동자는, ‘생을 쟁취하려는 자’ 로서 생명 그 자체!
살아가는 자, 살아가야만 하는 자, 그리고 성장하는 자. 그것을 드러내보이는 작품 [카케루]. 근데 덧칠한 건 좀 괴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