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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x헌터 HunterXHunter 21
토가시 요시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유유백서]는 파워인플레(강한 적 나오고, 수련해서 강해지고, 더 강한 적 나오고 하는 패턴)에 완전히 실패한 작품이다. 초반의 그 강력하고 위압감넘치던 캐릭터들이 후반에는 달랑 B급 C급이었다고 밝혀졌지만 이미 그 시점에서 너무 폼을 잡았기에 A+++급 요괴들이 오히려 더 약해 보인다. 주인공들은 분명히 강해졌지만 그 의미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든 커버하기 위해 연재 중반에 "규칙을 정하는 싸움"이라는 것을 잠깐 사용했었는데, 거기서 아주 맛을 들인 듯하다. [헌터x헌터]는 그 취미가 극한까지 가 버린 듯한 느낌이다. '렌'이라 불리는 세계관 공통의 기술은 거의 퍼즐게임 수준의 상호취약성과 운용성을 가지고 있어서 파워인플레가 아무리 심해지더라도 머리를 굴려 약점을 찌를 수 있는 가능성을 선사한다. [드래곤볼] 이후 적 -> 수련 -> 더 강한 적 패턴에 환호하는 독자들에게 파워 인플레이션의 쾌감을 선사하면서도 식상해 있던 독자들에게는 두뇌 플레이의 즐거움을 맛보게 하는 제법 괜찮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그리드 아일랜드가 시작된 이후, 정도가 심해졌다. 이건 유희왕이냐! 처음 몇 권에서는 전개를 좀 따라가 보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완전히 포기하고 그냥 가는대로 읽기만 하는 지경이다. 눈에 핏발세우고 카드 규칙 맞추기보다는 그냥 머리 텅 비우고 "오오~"하면서 보는 것이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