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헬로우 블랙잭 9
슈호 사토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블랙 잭] 이라는 만화를 아실런지. [닥터 K]의 조상뻘 되는 분이시다. 게다가 그린 분은 자그마치 데즈카 오사무. 신적인 수술실력, 그러나 보통 의사들로부터는 따돌림당하고 돈만 준다면 어떤 불법적인 수술이라도 간단히 해치우는, 그러면서도 안 내키면 어떤 협박에도 굴하지 않는 막나가는 무적 최강의 의사. 간혹 [붓다]에 까메오 출연하기까지 하는 화려한 인생이다.
이 만화, [헬로우 블랙잭]은 [블랙 잭]에 대한 오마쥬로서 전혀 관계없음에도 불구하고 블랙잭의 이름을 가져왔다고 한다. 그리고, 보통 의사들로부터 배척받는다는 점에서 그 이유가 전혀 틀림에도 확실히 유사한 점이 있다.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투쟁하는 전사들의 삶을 그리기 위한 것이 아닌 한 의료계를 조명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는 하지만.
'의료 기술자'라는 말이 있다. 고급 원목에 새긴 의료인 선서를 자랑스레 걸어놓고서 수리공이 자동차 수리하듯 인체를 수리하고 (혹은 고장내고) 돈 버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작자들이다. 하지만 [헬로우 블랙잭]에 등장하는 것은 이런 쓰레기들이 아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의료계 자체의 구조적인 모순으로, 한두 사람을 처벌하고 한두 사람이 정신차리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에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주인공 사이토는 위대한 실력을 지닌 블랙잭이 아니다. 그저 평범한 집안의 평범한 레지던트로서 온 몸으로 의료계의 모순에 맞부딪치지도 못하고 그저 시류에 휩싸여 절망할 뿐인 무능력한 존재다. 단 한 가지 차이라면, 하도 멍청하다보니 포기할 줄도 모른다는 것. 하도 어리석다보니 자기 혼자 발버둥쳐봐야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
그러기에 이 만화는 가치가 있다. 읽다가 짜증날 경우를 대비해 옆에 의학 무협물 [의룡]을 대기시킬 것. 출력이 부족하다면 전국구급 판타지 칼잡이 전설인 [닥터 K]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