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카노! 4 - 1932 - The Grand Punk Railroad
나리타 료우고 지음, 민유선 옮김, 에나미 카츠미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작품의 컨셉은 '따뜻함' 이랍니다.

...따뜻함?

그러니까 절대로 죽지 않는 불사신을 콘크리트에 묻어서 강물에 담가놓고 반성시킨다거나, 그런 오라버니를 구하러 온 온실 속의 처녀를 납치감금해 인질극을 벌인다거나, 불사신들끼리 목이 날아갔다가 일어서고 머리가 날아갔다가 일어서고 벌집이 됐다가 일어서는 그런 따뜻함 말입니까?
과연 이게 따뜻한건지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1930년대 갱 영화같은 분위기 하나는 칙칙한 게 아주 사람 잡기는 했다. 카구라자카 아스나가 꿈꾸던 댄디한 중년들은 하나도 안 나오고 쾌활하게 미친 젊은이와 유쾌하게 미친 젊은이와 잔인하게 미친 젊은이가 추하게 미친 중년과 싸우는 갱 영화지만, 마치 흑백, 그것도 무성영화같은 그 느낌만은 충분히 살아난다. 칙칙함과 광기와 비극과 고통을 아주 적절하게 블렌딩한 칵테일이라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 칵테일은 따스하다. 등장인물들의 마음 속은 '따스하다'. 마약에 취한 애인을 구원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웨이트리스도, 인간말종일망정 오라버니를 도와주려하는 여동생도, 죽지 않으니 긴장감이 없다며 시시덕거리고 투덜거리는 피라미 마피아들도 어딘가 찝어 말할 수는 없지만 그 기조에 '따뜻함'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내키는대로 사람 죽이는 마피아와 보호세도 제대로 못 내는 일반 시민, 정보를 마음껏 휘두르는 정보상이라는 기묘한 조합이면서도 마치 가족 같은 따듯함이 드러나보인다. 배신을 자백한 여자를 두고 저걸 자살로 위장해서 죽일까 사고로 위장해서 죽일까 그냥 찢어죽일까 고민하는 따뜻함 말야.

...이 작품은 존 펜들턴의 [킬러]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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