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의 다이버 2 - 아무도 알지 못했던 U-보트 이야기
로버트 커슨 지음, 이수경 옮김 / 조선일보사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덕분에 그날 학원 빠졌다는 사실은 덮어놓기로 하고...(엄마한테 들키면 죽는다--;;) 두 명의 다이버가 뉴저지 앞바다에서 큼지막한 쇳덩어리를 발견한다. 침몰선 다이버로서 익숙한 침몰선. 그러나 그 깊이는 초보 다이버들이 안전하게 잠수할 수 있는 10미터가 아닌, 프로 다이버들이 잠수하는 30~50미터도 아닌, 지옥이나 다름없는 공간 70m. 그리고 그 구조도 형태도 알 수 없는 침몰선. 세계 최고의 침몰선 다이버로 자타가 공인하는 두 사람은 그 지옥을 향해 한겹한겹 꺼풀을 벗겨나간다. 껍질 속에서 발견한 것은, 둥근 해치와 어뢰발사관. 2차대전 독일 해군의 U보트가, 미국의 해안 바로 앞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드라마는 지금부터 시작된다.
"대체 이건 어느 배지? 2차대전 동안 독일이 건조한 1천 500척의 잠수함 중, 이쪽으로 온 잠수함은 하나도 없었어!"
결국 이 의문을 풀기 위한 도전이 시작된다. 잠수함 속에 잠든 승조원들에게 그들의 잠자리에 들이닥침을 사과하면서도 조심조심 유물들을 건져올린다. 그러나 그 어디에서도 증거를 찾을 수 없다. 물 속에서 할 수 없다면 물 밖에서, 쌓아올리면 13m나 되는 U보트 자료를 몽땅 뒤진다. 미해군 자료기록소에 틀어박혀 당시의 명령문과 보고서를 모조리 헤집고, 미국에서 안 된다면 영국과 독일까지 날아가 남아 있는 모든 자료를 긁어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저에 가로누운 잠수함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아니, 어쩌면 키득거리며 비웃고 있다.
'저 친구 또 왔군. 이번엔 이걸 던져주자구. 이 정도면 먹고 떨어질거야.'
잠수함을 탐사하기 위한 다이버들의 호흡도, 그들의 인생도, 그들의 생명도, 어쩌면 먹어치우는듯한 정체불명의 잠수함을 향해 그래도 지극하게 뛰어드는 그들의 모습은, 학자라기보다는 모험가라기보다는 어린아이를 닮아있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투박한 가슴 속에 담긴 양심이야말로 그들을 도굴꾼이 아닌 순수한 어린아이로 남아있게 하는 불꽃이었다.
"시신에는 손대지 않아. 그 밑에 증거가 남아 있더라도 절대로 손댈 수 없어."

6년 걸렸다.
6년 걸려서 몇 사람의 생명을 바치고, 몇 사람의 인생을 바치고, 몇 사람의 청춘을 바친 끝에 건져올린 작은 칼 한 자루가, 그 칼의 주인의 유족에게 전달되었다.
6년 걸려서 수천 장의 지도를 헤집고, 수만 장의 보고서를 대조하고, 수십만 건의 기록을 되짚은 끝에 진실을 가장한 역사 기록의 허울들에 감춰진 진실이 아로새겨졌다.
그리고 가라앉은 지 45년하고도 6년 걸려서 이름을 되찾은 잠수함은 그 시대를 살아간 승조원들의 무덤으로 잠들 수 있었다. 현실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드라마틱하며 그 어떤 미스터리보다도 미스터리하다. 그런 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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