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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럴 14 - 추리의 띠
시로다이라 쿄.미즈노 에이타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그렇지만 나루미 아유무라는 인간 하나가 존재하는 것 만으로 이 만화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 이 인간은 최고다! 다른 게 문제가 아니다. 내가 이 인간을 좋아하는 건 무심하다못해 무감정하면서도 타인의 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지는 강인함 때문이다. 본편에서 자기 입으로 벌써 몇 년째 울어본 적이 없다고 했지만, 실제로 울지도 않거니와 거의 웃지도 않는다. 조금 곤란한 얼굴, 약간 당황한 얼굴, 안면근육 마비에 가까운 무표정,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거나 삶에 집착이 없다던가를 떠나 아예 관심이 없는 막나가는 사고방식. 솔직히 이 인간 좋아하는 (정신차리고보니 어느 사인가 대규모화된) 하렘의 여자(+남자)들은 참 괴로울지도...
하지만 그렇게 남자여자 가리지 않고 매달리는 것도 당연한 게, 무심하게 남의 짐마저 받아 진단 말이다. 내용 중에서도 자주 '상냥한 아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이건 사실 상냥한 게 아니라 남의 짐을 같이 지면 자기가 힘들다는 데 아무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부럽다--// 자기 몸 하나 추스르고도 힘든 판국에 살려달라고 매달리는 블레이드 칠드런들을 한꺼번에 짊어지고 오만하게 걸어간다. 이쯤 짊어졌으면 무거운 걸 느끼기라도 해야 할텐데, 거기에 히즈미가 또 달라붙자 무표정하게 안아들고 걷는다. 결국은 얼른 동생 손을 빌어 자살해버릴 심산인 형님마저 뻥 걷어차 준 다음 질질 끌고 가 자신의 첫사랑인 형수님께 홱 던져준다. 카논과 히즈미가 안 죽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그 아이들마저 외롭게 보내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것 뿐, 연민을 보내지도 않는다.
타인의 죽음도 자신의 죽음도 혼란스러워하지 않고 고통스러워하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걸어갈 뿐인 자, 신이라기보다는 선구자. 게다가 저 짓을 할 수 있는 능력.
크흑, 너무 부럽잖아...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