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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 수학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
벤 메즈리치 지음, 황해선 옮김 / 자음과모음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고 수학은 도박이다. 확률 이론 자체가 카드게임의 판돈을 나누기 위해 탄생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라면 이 말을 부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MIT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는 수학적 지식을 총동원하여 카지노와의 승부에서 절대적인 승률을 자랑하던 천재들의 이야기이다. 뭐, MIT에서도 기인 취급받는 인간들이라면 천재라고 불러도 큰 문제는 없겠다.
이 천재들이 매력적인 것은 이겼다는 사실이 아니다. 카지노는 곧 권력이다. 그들은 규칙을 만들고, 사람을 감시하고, 여차하면 그 규칙을 무시한다. 그런 절대권력의 소유자들에게 주인공들은 오로지 자신의 두뇌 하나로 승부를 건다, 권력을 지닌 자들에게 한 방 먹이는 것 만큼 통쾌한 일이 또 어디 있겠는가. 도박에 관한 전설적인 이야기는 많고 많지만 대부분이 멋모르는 먹잇감들을 집어삼키는 이야기 아니면 서로가 규칙에 있지도 않은 카드들을 숨겨들고 그 사실을 서로 뻔히 알면서 승부를 겨루는 칼 대신 카드, 주사위, 구슬을 이용한 진검승부다. 피가 흐르고 목숨을 잃는 그로데스크한 다른 작품들에 비해 [MIT천재들의 카지노 무너뜨리기]에서 이 천재들은 상대방의 품 속에서 상대방의 규칙에 따라 승부한다. 그리고 이긴다. 그러기에 이 작품은 단순한 도박물이 아닌, 분명히 악당이지만 서민들에게 손대지 않고 권력자들의 것을 빼앗는 대도의 이야기처럼 다가오는 것이다.
그들은 분명히 승리했다. 카지노의 규칙 안에서 승부해 이겼고, 카지노는 배신자의 도움으로야 간신히 그들을 찾아낼 수 있었다. 결국 카지노는 게임으로 그들을 막아내지 못한 것이다. 압도적인 힘과 권력에 밀려났을 뿐 실력으로는 절대로 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증명해보이고 떠나간 케빈의 발걸음에 자부심이 가득한 것은, 자신이 떠나갈 때를 알고 떠난 것이지 결코 패배하고 도망치는 것이 아니라는 의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