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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펜리트 elfen lied 10 - 요정의 노래
오카모토 린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7월
평점 :
품절
주인공은 대학에 합격해 집에서 나와 혼자 사는 놈팽이. 거기에 여자는 소꿉친구 사촌동생, 뮤우뮤우거리는 알몸에 백치 미소녀, 초절정미인에 바이올리니스트인 신인, 기타등등 매 권마다 한 명씩 여자가 늘어난다. 아카마츠 켄도 이 정도로 대놓고 하지는 않았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아울러 눈은 왕방울만하고 팔다리는 나긋나긋하고(정도가 지나쳐 인체비례가 망가져 있기는 하지만) 목이 날아가고 머리가 깨지고 팔다리가 뽑힌다. 여기서부터 벙쪄버린다. 어벙한 여자애들이 우르르 등장해서는 싸그리 박살나버리는 것이다(피 줄줄 내장 꾸역꾸역 뇌수 꿀렁꿀렁). 남자? 나와서 죽기는 하는데, 잘 표현되지도 않는다. 이쯤되면 표지 보고 뽑아서 읽던 독자는 내던지거나 빠져들거나 둘 중 하나. 그러나 내던진 사람도 좀 있으면 슬그머니 펴보게 된다. 이렇게 캐릭터와 캐릭터성이 맞지 않는 밸런스는 단순히 하드고어한 만화(예를 들자면 [무한의 주인])와는 다른 박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곧 카타르시스를 느끼게까지 하는 요소이다. 아울러 다른 진짜 하드한 만화들에 비하면 눈살 좀 찌푸리면서 볼 수 있을 정도로까지는 완화되어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즉, 미소녀 만화와 하드고어 만화 사이의 균형을 잡는 데 성공한 것이다.
디클로니우스라던지 베리베리뮤우뮤우Mk3라던지 인류보환계획이라던지 지오프런트라던지(뭔가 어디서 많이 본 단어들이 나오지만 제끼고) 기타등등 특이하면서도 이제는 일상화된 요소들을 미소녀물에 제대로 섞어넣은 점도 있지만, 이 만화가 인기를 끌 수 있다면 그 이유는 딱 하나, 작가가 제대로 맛이 갔기 때문이다. 이건 좋아서 그리는 만화다. 이 만화가는 예쁘고 귀여운 미소녀를 박살낼 때의 쾌감이라던가, 약자를 짓밟는 즐거움이라던가, 육체가 아닌 정신적으로 괴롭히는 쾌락이라던가를(특히 그 고아원 묘사 보면 아주 사람 잡는다. 세계 멸망하면 그 년놈들 때문인겨) 너무나 잘 알고, 또 좋아한다는 것이 페이지를 넘어 전해져온다. [엠마]와 마찬가지로 좋아하며 만든 작품은 그 내용에 관계없이, 어떤 형태로라도 살아남게 마련이다. [엘펜리트]는 그 사실을 스스로 증명해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