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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선생 네기마! 11
아카마츠 켄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아카마츠 켄의 세번째 작품이다. 아카마츠 켄 특유의 대폭주 난동물이 대강 자리를 잡았달까. 부조리 만화 [제멋대로 카이조]에서도 소개된 바 있듯이, 자그마치 31명(+그 외 다수)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다 연재 시작 이전부터 각 캐릭터마다의 담당 성우를 미리 정해두었다는, '남자의 로망' 남성향 할렘물의 극의이며, 설정부터가 대폭주해버린 괴작이다. 일부에서는 이 만화에 대해 '원작자인 아카마츠 켄이 귀여운 미소녀 성우들에게 둘러싸이는 이야기'라고 분류하기도 한다(먼산).
여기에 무서운 점은, 그 수많은 여성 캐릭터들이 하나하나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1권 마지막에 나온 출석부를 보고 기겁했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다(1번은 유령이었지 아마… 언제 나올지 기대되는 캐릭터). 여자A, 여자B, 여자C들이 바글바글 등장하기만 하는 '그냥 숫자만 많은' 미소녀 할렘물과는 그 격을 달리한다. 참고로 본인은 현재 +그 외 다수에 속하는 신명류의 바보안경 칼잡이 소녀에게 푹 빠져있다. 츠쿠요미였던가? '안녕하세요~신명류에요~'하고 등장해서는 세츠나와 대판 싸우고 '안경안경'하면서 바닥을 더듬는 그 꼴이 얼마나 귀엽던지… 췩오! 요즘들어 안 나와서 슬프다.
이렇듯 아카마츠 켄의 만화는 '지독할 정도로 전형적'이며 '극단적으로 캐릭터성에 치중한' 작품인지라, 사회적 지위를 가진 상식인으로서(거창하군)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하기에는 저어되는 면이 없지 아니하다. 그러나, 본인은 당당히 좋아한다고 말하는 바이다(상식인이 아니니까 그런 거라고 반론하는 당신에게 벌점 1점). 액션 마니아인 본인으로서는 캐릭터성도 캐릭터성이지만(부정은 않겠다. 세츠나아아아~!) 캐릭터성이 아닌 액션의 면에서 볼 때, 이 작품은 액션만화의 생명인 화면분할과 시선방향유도를 완벽하게 적용시킴으로써 압도적인 역동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전면격투씬을 한 페이지 걸러 하나씩 집어넣어 싸움 한 번이 단행본 두 권씩 나가는 쌈질만화와는 다르다! 액션이라고는 한두 컷 정도씩만 나루에게 얻어맞고 날아가는 케타로나 모토코 vs. 세타의 칼부림 정도인 [러브 인 러브]와 비교하면 그 발전이 더욱 확연하게 드러나는데, 화면 분할이나 시선방향유도, 컷을 벗어남으로써 원근감과 운동감을 부여하는 기법에 더불어 그런 순간을 절대 지나치지 않게 절제하는 배치 능력도 제대로 된 프로의 경지에 들어섰다고 보인다. 거의 눈물을 흘리며 보고 있는 중… 최근들어 [무술초딩 닝기미] 분위기로 흘러감으로써 무협만화가 되어버림으로써 그 액션성은 더욱 강해졌다. 칼질하는 마법사야 없지 않았지만 이문정주-외문정주-쌍장타를 사용하는 마법사라…(먼우주) 다만, 딱 두 컷 나온 건카타는 조금 부족했다. 아카히로 이토나 히로에 레이하고라도 친분을 쌓으시길 바랍니다 켄 씨(취향이 그대로 드러나는 발언).
내용면에서도 특기할만한 점은 '의외로 무겁다'는 것이다. 지난번 [러브 인 러브] 에서 쓸데없이 무겁기만 한 배경을 날려버리고 뭐든 가능한 러브코미디라는 장르로 날려 보였던 이 아저씨가 [네기마]에서는 엄청나게 무거운 배경설정을 가져왔다. '사우전드 마스터'라고까지 불리는 잘생기고 강하고 훌륭하고 친절하고 장난기많고 위대한 아버지(…그리고 바보인 듯하다)와 그 아버지를 동경하여 모인 사람들을 학살해버린 목적불명의 악마에 드래곤이 사는 학원. 작가에 따라서는 초거대스케일 비극 영웅물의 서장으로나 쓸 법한 설정이건만, 이런 설정 하에서도 독자들이 이 무거운 설정을 잘 인식하지 못할 만큼 밝고 경쾌하게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것은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부분이다.
아카마츠 켄은, 성장하고 있다. 가벼운 대폭주 난동물의 한계에서 벗어나 상업성을 가진 진지한 판타지 액션의 길로 접어든 아카마츠 켄. 한 편 한 편마다 그 성장이 눈에 들어온다. 다음 권을 기다리는 기쁨이 즐겁다. [러브 인 러브] 뿐만 아니라 [마법선생 네기마] 1권과 비교해도 확실히 성장하고 있는 만화가, 아카마츠 켄. 조금 더 기대해 보자.
근데 일본은 벌써 12권이 나왔다 인생들아--;;; 빨리 좀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