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토닉 체인 1
와타나베 코지 지음, 토노 야마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5년 9월
평점 :
품절


오래간만에 만화가다운 '발상'으로 가득한 만화를 만난 느낌이다. 네트워크로 이어지고 수많은 센서와 감지장치가 넘쳐나는 시대, 그리고 인간의 눈이라는 센서는 그저 발 밑이며 작은 스크린만을 들여다보는지라 그 역할을 거의 상실한 시대. 네트워크를 지배하여 곧 모든 것을 지배하는 현대의 여신. 그러나 그녀는 그저 존재할 뿐, 실질적인 주인공은 그녀의 힘을 빌어 사용하는 소녀들이다. 마치 위대한 신을 섬기는 신관처럼 신이 내려준 힘을 사용하는 소녀들의 모습은 판타지와 현실의 틈새에 한 발을 걸친 모습을 가슴 시리도록 보여주고 있다. 모든 카메라의 위치, 모든 카메라의 방향, 모든 카메라의 사각을 계산하여 얻어진. '일생에 단 한 번이라도 시부아의 인파 속을 알몸으로 걸어볼 수 있는 기회'. 그것은 현실에는 있을 수 없는 도착적이고 음란한 꿈이며, 또한 이룰 수 있을 듯한 힘과 권능의 증명이다.
오시이 마모루의 [공각기동대]에서는 모든 인간들이 전뇌화되어 있기에 그 전뇌에 해킹으로 침입, 자신의 모습을 지워버리는 장면이 흔하게 나온다. 그 모습에서 힌트를 얻은 것 아니었을까. 아직 뇌에 컴퓨터를 박아넣는 전뇌화는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그것이 아직 인간이 인간으로 남아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네트워크의 문명세계 외곽에서 간신히 그 안을 엿보는 야만인으로 굴러떨어진 것일 뿐인 시대에 나타난 첫 여신의 모습은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한다. 너는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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