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쿠라 대전 3
오지 히로이 원작, 후지시마 코스케 외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04년 11월
평점 :
절판


게임으로 시작해 만화, OVA, 소설, 드라마, 연극, 라디오드라마, 피규어 시장까지 제패하다시피한 미디어믹스의 극을 보여주는 작품. 이런 문어발식 광역화 기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얕고 넓게 그물을 치는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목표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 다양한 취향에 접촉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즉, 이거다 싶으면 집이라도 팔아서 매달릴 만큼 미친 마니아를 만들어야만 한다.
이 [사쿠라대전]은 그 소수 마니아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작품이다. '평화로운 제국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스토리전개 때문에 일본의 군국주의화 어쩌구 하는 이야기에 꼭 등장하는 작품이지만, 애초에 마니아들 아니면 아예 신경도 안 쓰기 때문에 신경 꺼도 된다. 반대로 한번 빠져든 마니아라면 헤어나오기가 거의 불가능한데다, 역사물의 특성상 사람 미치게 만드는 효과 역시 강렬하다. 본인도 그 축에 속하는데, 다이쇼(大正) 시대란 단어가 어색할 정도면 말 다 했지. 일본 근대사 연구하다가 다이쇼란 말에 잠깐 "어…? 왜 1921년이 다이쇼야? 오타인가?" 라고 중얼거렸던 기억이 있다(자폭). (다이쇼(大正)란 다이쇼 천황이 재위한 1912-1926년을 의미하는 일본식 연도 표기법. [사쿠라대전]의 배경은 타이쇼 시대인데, 大正에 점 하나 찍어 太正로 쓰는 패러디이다.) 그런 면에서 [사쿠라대전]은 미디어믹스 산업의 전개방식에 있어 주목할만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다른 것들, 그러니까 OVA, 소설, 드라마, 연극, 라디오드라마, 할 것 없이 '재미가 없다'. 이렇게 재미가 없는데도 거의 갈퀴로 돈을 긁어모으고 있다니, 존경하고 싶어진다 정말… 참고로 비슷한 노선으로 돈 좀 벌어 보려다가 실패한 [라임색 전기담]이라는 한술 더뜨는 물건도 있기는 있다. 이 물건은 [사쿠라대전]과 거의 유사한 방법을 동원했음에도 대실패로 끝나버렸는데, 이것이야말로 노하우의 차이가 아닐까?

그런고로, 보시고 싶으시면 주의. 재미없는데도 불구하고 잘못 빠지면 대책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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