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설이다 밀리언셀러 클럽 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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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화려한 제목과 각종 서평에 '낚여' 주문한 책. 책이 온 날 그 두께에 얼마나 뻘쭘했던가... 그날 밤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는 사실 별다른 재미를 못 느꼈다. 그저 읽기 시작한 관성으로 읽다가 후반 10페이지에서 아주 박살이 났달까. 결국 책을 다시 처음부터 읽어서 밤을 꼴딱 새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 때에야 진짜배기를 눈치챌 수 있었다.
대전쟁 후 황폐해진 지구에 살아남은 마지막 인간, 로버트 네빌. 거기다가 시체들은 피를 마시는 흡혈귀로 다시 일어나 그를 뒤쫓는다. 그러나 로버트 네빌은 밤에는 흡혈귀들과 싸우고 낮에는 흡혈귀의 가슴에 말뚝을 박는다. 너무나 일상화되어 도리어 무미건조하기까지 한 '평범한 생활' 속에서 미쳐 가는 네빌의 심리 묘사에서부터, 흡혈귀의 정체에 관한 독특하고 과학적인 발상까지, 세기말 SF 호러 액션 사이코드라마라고 불러도 될 듯한다.
머릿속에 영상이 좌르륵 스쳐지나간다. 폐허가 된 거리를 질주하는 자동차, 마치 [28일 후]나 [레지던트 이블]에서처럼 그 뒤를 쫓는 수없이 많은 흡혈귀-혹은 좀비들. 그러나 이 작품의 탄생은 1953년! 누가 원조인지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물론 로버트 네빌이 반쯤 미쳐서 머리 꼴 엉망이고 수염 덮수룩한 반 원시인이라는 사실은 자동으로 무시되었고, 깔끔하게 면도한 의지 굳은 남성으로 변형! 배우로는 키아누 리브스!([콘스탄틴]이 조금 ›였? 인류가 멸망하고 아내와 아이가 죽고 죽은 자가 살아나 자신을 죽이려 하고 자신을 제외한 모든 세계가 파괴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홀로' 정상인 남자가 여기에 서 있다. 이제 그의 전설이 시작된다! ...라고? 천만에. 그의 전설은 끝난다. 그로써 불멸의 가치를 얻는다!
하지만 여기까지 읽고 단순히 최근 유행하던 호러 액션이라고 생각할 사람은, 한번, 아니 두 번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마지막 2페이지에는 그가 전설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담겨있다. 그 당연하지만 생각지 못했던 진리가 어찌나 가슴을 에던지... '그' 스티븐 킹마저 '나는 이 소설을 읽고 소설가가 되었다'고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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