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니티 블러드 9 - 장미 옥좌
요시다 스나오 지음, 김진수 옮김, 토레스 시바모토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흡혈귀라는 캐릭터가 인기를 끌다 보니 흡혈귀를 먹는 흡혈귀란 것도 이제는 진부해져 버린데다 평소엔 실실 웃는 '착한 사람' 이다가 여차하면 최강무적의 힘으로 몽땅 해치워버리는 스타일도 개인적으로 상당히 싫어하는 타입인지라 아벨 신부에게는 '전혀' 정이 가지 않는다. [뱀파이어 헌터 D]와 [헬싱]을 적당히 섞은 듯한 세계관이며 묘사 부족 설명 빈약한 문체, 거기다 괄호는 왜 그렇게 많이 쓰는지 흐름을 툭툭 끊어댄다. 바티칸이 교황청이라는 건 한 번만, 아니면 필요할 때만 말해 달라구. 그나마 아벨 신부가 국연우주항공군(항공우주군이었던가) 중령이었다는 것 정도가 재미있었달까.
그러나, 단 한 명의 존재로 이 작품은 가치를 얻는다. 코드네임 [건슬링거]. 양 손에 권총을 들고 "0.27초 늦다." "0.43초 늦다." "0.12초 늦다." 라는 친절한 사형선고와 함께 절대다수의 떼거리를 쓸어버리는 그 모습은ㅡ 건카타잖아! 이미 머릿속에서는 하얀 사제복 입은 건슬링거가 쌍권총 들고 "멋지지 않으면 차라리 죽어버릴련다!" 고 외치며 춤을 추고 있다. 만약 당신이 여성형 사이보그에 개조한 수녀복 입고 스커트 슬릿 사이 가터벨트(--b)에서 쌍권총 뽑아든 다음 "나는 Ax의 [시스터]. 지금부터 '제거'한다." 하고 선언한 뒤 묵직한 총신과 손잡이를 휘둘러 걸리는대로 후두려패고 있었다면 비바 바티카아아아안!(교황청 만세!)을 외치며 그 앞에 꿇어 엎드렸으라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건슬링거]가 남성형이기 때문에 그런 지경까지 전락하지는 않고 있다(그야말로 자폭성 발언). 그 뿐 아니라 대책없이 착하기만 한(거기다 강하기까지 하면 짜증은 두 배가 된다) 아벨 신부와 정반대 노선으로 화려하게 임무를 완수한 뒤 탄환이 떨어졌다는 핑계로 슬쩍 눈을 감아주고, 그런 다음에 튀어나오는 마무리 쫄따구를 한방에 쏴 버리는 모습은 하이고 나 미쳐~ 캐릭터 하나에 이렇게까지 빠져 보기도 참 오래간만이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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