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슬링거 걸 Gunslinger Girl 4
아이다 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4권을 보았다. 애들 좀 그만 괴롭혀 이놈의 작가야! 뭐 본인들은 별로 안 괴로운 것 같지만 보는 사람에게는 타격이 심각하단 말이다. 트리에라… 그레텔이었단 말이냐!(참조: 블랙 라군) 솔직히 이렇게까지 당하고 망가진 아이들을 사회복귀시키려면 머릿속을 닥닥 긁어내고 세뇌해서 기억을 재구성하는 수밖에 없겠다고 본다. 그렇게 살려내서 살인인형으로 쓰는 사회복지공사의 행태에는 그동안 거부감이 좀 있었지만, 트리에라를 '죽인' 놈들 같은 것들은 전기톱으로 썰어버려야 한다는 데 전면적으로 동의.
우아한 드레스에 감격하면서 가차없이 표적의 목을 꺾어버리고, 철갑탄 20발을 뒤집어쓴 반 시체 앞에서 '주인'에게 칭찬받았다고 너무나 기쁘게 웃는 사냥개들. 나는 그런 아이들이 좋다. 처음에는 P-90을 무릎쏴 자세로 긁어버리는 헨리에타의 화사한 허벅지에 반해서(사살당한다) 시작했었지만, 이제는 히르샤의 속보이는 비위맞춤에 부끄러워하는 트리에라, 들뜬 머리로 멍하니 웃는 리코, 죠제의 방에 들어갔다가 '봐서는 안될 것'을 보고 울먹이는 헨리에타,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베토벤 9번 환희의 송가를 노래하는 소녀들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그런 면에서 작가의 자기절제에 다시한번 찬사를 보내는 바이다. 이쪽 업계 사람들은 대부분 에로에로한 스토리 전개에 폭주하는 경향이 있는데다(예: 여성 동성애 총잡이물의 거장 소노다 켄이치, '정부'와 '매춘부'에 광분하는 아카히로 이토 등. 모독죄로 끌려가는 거 아닌지 몰라) 이 사람만 해도 이 순수한 그림체로 18금 게임에 참여한 경력이 있어서 좀 걱정되기는 하지만 어쨌거나 가끔씩 굉장히 농염한 표정을 그려내면서도 투명할 정도로 순수하게 아름다운 소녀들의 모습을 지켜내고 있다는 것이 굉장하다. 나였으면 당장에 XX하고 XY한 20금 하드고어 에로물로 돌입했을 것이다(매장된다).
제한된 수명, 제한된 기억, 제한된 세계, 제한된 의지. 그러나 그녀들은 행복하게 죽어 가리라. 이미 한 번, 너무나 고통스럽게 죽은 영혼들에게 두 번째의 고통이 없기를. 그저 행복할 뿐이었던 두 번째 삶이 마지막까지 행복하게 끝나기를 기원한다. 죠제 따위는 울건 뒹굴건 망가지건 알 바 아니다(남녀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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