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부쿠몬 4
다나카 아키오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가부쿠몬을 번역하신 분은 진정으로 2차 창작을 했다.
일본의 전통예능인 가부키를 주제로 한 <가부쿠몬>은 가부키 장면에 사용하는 대사를 일본 가부키 전통대로 일본 고어에, 가부키 특유의 발음법으로 표현했다(실제, 가부키는 일본인들도 잘 알아듣지 못한다고 한다)
그리고 번역자분은 이 대사들을 한국 고어로 번역했다. 세상만사를 돈으로밖에 나타낼 수 없는 현대인의 속된 표현이지만, 번역비를 두 배는 받아야 하지 않을까.
원작 그 자체도 범상치 않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예'에 미친다고 표현하는 그것을 헤실헤실 웃는 현대의 젊은이의 표정을 통해 그려내는 작품은 단 한 권 만으로도 독자를 빨아들이기에 족하며, 진짜보다 저 진실되게, 어깨선 하나로 인간을 표현하는 가부키를 모사하기 위해 펜선 하나하나에 혼을 쏟아부어, 재능과 혈통의 충돌을 현대와 과거에 교차시키며 그려내는 필력은 가히 찬사를 던질 만 하다.
일본 만화를 읽으며 늘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때로는 어레인지하여, 때로는 집적적으로 그녀내는 그 '형'에 감탄하곤 한다. 언제쯤 우리나라 만화에 이런 찬사를 보낼 수 있을까.
오래간만에 진지하게 마주보아야 할 만화를 만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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