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 - 하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오노 씨의 글은 학문적으로 보기에는 이런저런 말을 많이 듣지만, 단 한 가지만은 확실하다. 그녀의 글은 재미있다. 저 두꺼운 두 권을 앉은 자리에서 해결해버리도록 할 만큼.  

로마인 이야기 14권쯤 되면 "나의 로마를 돌려줘! 나의 로마는 이러치 않아!"라고 외치던 시오노씨가 '멋있는 남자들이 잔뜩 나오던' 르네상스 이탈리아나 '동지중해의 여왕' 베네치아 이야기 같은 걸 쓰다쓰다 결국 그런 역사조차도 되지 못한, 암흑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살았던 서민들의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다. 중간중간 교황과 왕과 귀족과 기사들이 나오지만 그들 역시 로마 멸망 이후의 지중해 세계에서 덮쳐오는 자연재해(...)에 저항할 뿐...  

듣자니 해적의 최대 전성기는 이슬람 해적도 프랜시스 드레이크도 스패로우도 아닌, 21세기 현대라고 한다. 무역량이 커지고 무력의존도가 높아졌으며 그 사이에서 배제된 사람들이 바닷가에 있는 이상 당연한 현상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어떻게 해서 지중해에서 해적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살 수조차 없었던 바닷가의 황무지가 지중해를 만끽하기 위한 관광객들로 가득한 평화로운 땅이 되었는지, 이 책의 마지막 부분은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