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날 그후 - SF거장 14인이 그린 핵전쟁 그 이후의 세상
노먼 스핀래드 외 지음, 마틴 H. 그린버그 외 엮음, 김상온 옮김 / 에코의서재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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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제는 그 단어를 교과서 속에서만 본 '성인' 마저 태어나고 있는 지금에 와서 서로서로 핵무기를 겨누고 네가 쏘면 같이 죽겠다를 외치던 해괴한 시대와는 작별했다고 말하고 싶지만, 이 책의 단편들은 핵무기로 인해 세상이 멸망한 이후의 비극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한 변화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부분에서 마음에 든다. 아직 핵무기와 방사능의 위협을 잘 모르던 시대에 쓴 것도 있는지라 저렇게 될 정도의 핵병기가 저 정도로 세상을 멸망시키고 난 뒤에 어떻게 될지를 생각하면 과학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도 있지만, 굳이 핵무기 때문에 일어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본다면 아주 매력적이랄까.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은 문명을 잃어버린 뒤 자연화한 생존자들의 후예가 '신들의 도시'를 탐험하는 '바빌론의 물가에서'와 이미 엔드워가 아니라 대체역사에 가깝게 되어버린(비슷한 장면을 [쌀과 소금]에서 본 것 같은데) 작품이랄까...  

마침 [갈릴레오의 아이들]과 함께 읽었는지라 핵전쟁 이후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반과학주의 정서가 미묘하게 비교되어 들거운 작품이었다. 두 권을 함께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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