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슬링거 걸 Gunslinger Girl 9
아이다 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건슬링거걸 시리즈는 한 마디로 상황설정은 부도덕하고 내용전개는 불성실하며 등장인물들은 도착적인, 19금 정도로는 해결되지 않을 물건이다.
통칭 '1기생'이라고 불리는 과거의 인형들은 짧은 수명을 다하고 무너져간다. 어느 틈엔가 이야기의 중심인물을 바꾸고, '아버지를 맹목적으로 사랑하는 소녀'에서 '순수한 소녀와 상처입은 소년의 첫사랑'으로 이야기의 구성을 바꿔낸 실력은 대단하다고밖에 할 수 없지만 '수명이 다 된' 1기생들을 '지워 없애는' 수법은 그야말로 욕설이 나올 정도로 잔혹학고 비도덕적이다.
억지로 맡겨진 여자아이를 풀어주지조차 못하고 타성적으로 끌려가던, 자신의 짐만도 무거워 허덕이던 남자가 마침내 그 여자아이를 -그리고 여자아이와 함께 자기 자신을- 팽개쳐버린다는 이 이야기의 흐름은 이상하게 망가져가는 그림체에 어울릴 만큼 잔인하며, 보는 사람의 심정을 저민다. 아주 나쁜 의미에서. 그러면서도 '인형'들의 순수하고 순진하며 일방적인 사랑을 돌아버릴만큼 처절하게 그려내는데, 아무래도 이 작가, 이 만화 그리면서 여기저기가 많이 망가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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