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전쟁 행복한책읽기 SF 총서 11
조 홀드먼 지음, 강수백 옮김 / 행복한책읽기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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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영원한 전쟁'은 기동장갑복이라는 특이한 수단을 채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로버트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와 공통점을 보이지만, 그 외의 것은 완전히 틀리다.


'영원한 전쟁'은 전쟁물의 탈을 쓴 시간여행물이자 사회비판물이다. 보통 사람들은 베트남 전쟁의 메타포인 장면에 주목하는 것 같지만 나는 베트남 전쟁의 전장이 아닌, 그 배후에서 벌어지는 사회분위기의 변화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가장 정통적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시간 수축 현상에 의해 한번 날아갔다 오면 수십 년 이 지나 있는 지구, 이것은 일반 시민들과는 완전히 격리되어 있었던 베트남 전쟁과는 그 비교를 불허한다. '영원한 전쟁'의 세계에서는 전쟁이 100년 동안 지속되어도 돌아온 참전용사는 23명에 지나지 않으니 개선 퍼레이드는 둘째치고 사망자의 급증에 의한 반전 퍼레이드도 일어날 수가 없다. 오로지 '강철 군화'에서 지적했던 잉여자본을 무한정 쓸어부을 수 있는 바닥 없는 구덩이가 생겨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그 바닥 없는 구덩이에 무한정 필요자본을 쏟아넣는 경제구조가 완성됨에 따라 '실제로 전쟁을 하고 있다고는 아무도 믿지 않지만, 그렇다고 전쟁이 끝나면 지구 경제는 파탄나는' 세계는 바로 현재와 아주 유사한 면을 지니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경제적 구조, 그리고 문화적 변혁에 고대의 원시인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그 원시인과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대가 변화하는 한 방향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이 '영원한 전쟁'인 것이다. 홀드먼이 2001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9.11 이후의 현대를 보았더라면 그것을 어떻게 그려내 주었을까, 그런 상상을 해 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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