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미래사 - 21세기 파국과 인간의 전진
W. 워런 와거 지음, 이순호 옮김 / 교양인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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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드물지 않은, 미래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이야기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수많은 책들과 가장 다른 점이라면, "현실의 이러저러한 점을 감안하면 미래에는 이런 일, 이런 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러저러한 가능성도 무시할 수는 없다" 라고 말하며 '모든 가능성을 예언하여 절대로 예언을 적중시키는' 방식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마치 미래소설과도 같이 미래에는 '이렇게 된다'는 예측을 행하고 있는데, 사실 1판에서는 50년 뒤에나 일어나리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1990년에 일어나 버려서 열심히 뜯어고치게 됐다던가... 어쨌거나 그 내용 측면에서는 노스트라다무스 수준의 '맞을 수밖에 없는' 적중율을 자랑한다고도 할 수 있다.
여기서 재미있는 점은, 인류가 마침내 완전하고 평화로운 세계를 이룩하게 된 것이 인류의 노력이라던가 정치체계의 발달이라던가가 아니라, 아예 유전자조작에 의해 만들어진 '더 도덕적이고 더 지혜로운' 다음 세대의 인류, 호모사피엔스 알티어에 의한 것이라는 점이다. 그들이 만들어내어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정치구조는 현대의 인간이 보기에는 너무나 불안정하고 너무나 비합리적이지만, 그들은 그저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끝나 버린 세계에서는, 정치체계에 완벽을 기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과연 그들이 인간일까 하는 점은 젖혀두고라도, 유전자 조작에 의해 등장하는 다음 세대의 가장 큰 특징으로 '도덕성'을 제시한 점만은 높이 사야 하지 않을까. 인간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평화를 이룩하지 못했다는 너무 단순한 사실을, 인간이 더 성장하면 이룩할 수 있다는 너무 단순한 이론으로 증거해낸 그것은 명쾌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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