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 당신 실수한 거야! - 진화에 맞선 동물들의 유쾌한 반란
외르크 치틀라우 지음, 박규호 옮김, 루시아 오비 그림 / 뜨인돌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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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 읽기 직전에 읽은 책이 [사람들은 왜 이상한 것을 믿는가]였던지라 '그쪽 관계' 책인 줄 알았는데, 정작 읽고 보니 그런 게 아니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다윈의 실수는 진화론이라는 개념이 아니라 진화의 목적이 더 '뛰어난' 생물이라는 주장이다.
다시 말해, 진화의 목적은 '진보'가 아니라 '다양성'이라는 것이다. 다윈의 주장대로라면 그 중 뛰어난 것은 살아남고 부족한 것은 도태되어 사라지므로 결과적으로는 뛰어난 것이 더 뛰어난 것으로 진화해 가야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아니하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온갖 다양하고 진기한 생물들을 소개하기에 이른다. 그 중에는 낯선 것도 있고 익숙한 것도 있으며, 뭔가 이해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지나치게 비효율적인 방법을 향해 진화해 나가기까지 했다.
예를 들어, 코끼리라는 동물을 생각해 보자.
코끼리의 첫 개념은 크기를 키운다는 것이었다. 크기를 키움에 의해 단위부피당 표면적이 줄어들고, 표면적이 줄어든다는 것은 잃어버리는 열량이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목적은 달성되었다.
다만 문제는, 비례에 따라 머리도 엄청나게 커져서, 그 머리를 지탱하기 어려웠다. 때문에 진화의 법칙은 굵고 짧은 목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게다가 지나치게 커지다 보니 기본 필요 열량이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즉, 엄청나게 먹어야 하는데, 굵고 짧은 목은 불편하다. 때문에 진화의 법칙은 손 만큼이나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는 코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런데 주된 거주지역이 아프리카와 인도 같은 열대지방이다--;; 몸 안에 열량이 지나치게 남게 되어버렸다. 때문에 진화의 법칙은 거대한 냉각기 - 귀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그 결과는 코끼리를 처음 본 로마군이 공포에 질려 도망가게 만들 만큼 기괴한 불합리와 비효율의 결합판이었달까...
이런 식으로 진화의 법칙에 따른 결과 세상에 존재하는 것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합리의 선을 뛰어넘을 만큼 개성적이며, 그리고 신비하고 아름답다-
이 책은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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