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과 천황
카리야 테츠 지음, 슈가 사토 그림, 김원식 옮김 / 길찾기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하는 걱정이 들기는 하는데, 일단 그 부분은 별 수 없으니 포기하고.

입헌군주제도 전제군주제도 아닌 상징군주제라는 독특한 국체 하에서 우리 만만찮게 과거의 인습을 쓸어내지 못한 - 그리고 우리 이상으로 그것이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는 일본의 현황을 매우 편협한 눈으로(이게 중요하다. 이런 관점에서는 공평이나 객관적과는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분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할 것이다.

전쟁을 일으키는 것 자체는 악이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쟁중에 일어난 잔혹행위, 무엇보다도 전쟁 수행과 관계없는 학살/잔혹행위 등은 분명한 범죄라고 할 것이다. 그런 것을 당연한 것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야말로 인류의 진보라고 할 것인데, 그런 점에서 일본은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는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독일과 비교되어 더욱 심화된다.

본서에서는 그 원인을 상징천황제에 두고, 결코 책임질 수 없는 존재가 모든 책임을 몰아가져간 뒤 모른척하고 있으니 다른 사람들도 책임지지 않는다- 이 문제를 심각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 점은 '천황제의 독'에 빠져 있다고 평가하는 일본 뿐만 아니라, 많은 점에서 일본을 닮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주목할 점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영웅주의적 역사관을 거부하는지라 히틀러가 없었으면 유대인 학살도 없었고 무솔리니가 없었으면 파시스트도 없었으며 천황이 저지했으면 전쟁도 없었으리라는 생각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그건 아무런 실권도 없었다고 생각한 천황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주목할 만 하다. 과연 어느 쪽 말이 옳은지, 그리고 그것이 현실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앞으로 다른 정보를 뒤적거려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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