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진화 - 과학의 진보가 가져올 인류의 미래
조엘 가로 지음, 임지원 옮김 / 지식의숲(넥서스)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적어도 일부러 어기려고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처음 봤을 때 궁금했던 것은 과연 이 책의 저자인 조엘 가로와 [특이점이 온다]의 저자인 레이 커트와일이 무슨 관계가 있지나 않은가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엘 가로는 특이점주의자가 아니라 이러한 수확 가속의 법칙에 접어든 과학기술의 발달에 맞추어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 것인가를 소개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던 듯하다.

한 가지 시나리오는, 통칭 천국 시나리오이다. 과학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발전하며, 그 발전의 결과 사람들은 더 편리하고 더 행복하며 더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것. 궁극적인 초기술주의, 거대기술주의적인 이 사고방식의 핵심은 '기술은 그 발전도 전파도 통제할 수 없으며 처음에는 값비싸고 독점적인 기술일지라도 얼마 가지 않아 가난한 사람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천국 시나리오에는 인간이 인간의 본성을 포기하고 기계의 통제 역시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본질적인 문제가 따른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통칭 지옥 시나리오이다. 전세계의 모든 사람들에게 핵폭탄을 하나씩 쥐어 주면 한두 명쯤은 그것을 폭발시키고 말 사람이 있으리라는 너무나 설득력있는 가정에서 시작되는 이 시나리오는 기술의 발달과 확산은 인류가 파멸할 가능성도 기하급수적으로 높인다고 주장하며,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모든 기술 개발을 포기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이 이론은 테러와의 전쟁이 '영원한 전쟁'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재 매우 시사하는 점이 높고, 특히 그레이 구 이론은 치명적이다. 그러나 이 시나리오에도 단점이 있는데, 그것은 기술 발전을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기술의 발전을 통제할 수 있었다면 과학은 구약성서 시대에 앗시리아가 히브리의 모든 대장장이(즉, 야금학자)들을 자신들의 무기 개발 프로젝트에 강제 동원하고 국외 유출을 금지한 시점에서 정지하고, 이웃 나라보다 강력한 철제 무기를 지닌 앗시리아는 현대까지도 전 세계에 공포정치를 펴고 있었을 것이다. 설령 전지구적인 세계정부가 있다고 해도 급진적인 연구 조직을 완전히 통제할 수는 없으며, 이러한 지옥 시나리오에 대한 해결책 또한 과학 발전일 수 있다는 반론을 이겨내기 어렵다.

세 번째 시나리오는 정치와 도덕이 과학을 억제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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