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지키는 반시 2 - Extreme Novel
오가와 마사타케 지음, 토베 스나호 그림 / 학산문화사(라이트노벨)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캐릭터에 의존하는 작품은, 1권을 쓰기는 쉽다. 특색있고 농엽하고 귀엽고 아름답고 터프하고 색정적인 캐릭터들을 마구 발진시켜 자기소개하고 나면 끝나니까. 캐릭터들의 힘만 가지고도 한 권 정도는 충분히 채워넣을 수 있다.(때로는 캐릭터가 아니라 세계관으로 채우는 수도 있다)

문제는 2권이다. 이제 캐릭터들의 독특함에 감명받은 독자들은 이 재미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무엇을 할 것인가 기대를 하게 된다. 여기서 '캐릭터'가 아닌 '이야기'의 재미가 요구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집지키는 반시' 2권에는 높은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고전적, 원패턴, 직립전개. 변명의 여지는 없다.

그 뒤에 이어진 또 하나의 전형적인 방법이자 자기 손을 벨 가능성이 더 높은 양날의 칼, '신규 캐릭터 투입' 역시 깔끔하지 못한데다, 너무 빠르다. 잠깐 등장한 브라드 경의 푼수짓이 차라리 더 나았달까.

라이트노벨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일러스트 역시 문제가 있어서, 그림체 자체는 예쁘지만 인체비례가 망가져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반시인 아리아를 표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런 것인지, 어린아이를 못 그리는 것 뿐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리아의 일러스트는 유아체형이 아니라 머리 크기에 비해 팔다리가 살짝 가느다란 큰바위얼굴(...)인 것이다. 차라리 아예 차이가 나면 그로데스크한 의도였다고 알아는 주겠지만(물론 인기는 바닥을 기겠지만) 인체비례가 어긋난 형태로 보아서는 역시 필력부족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권, 4권 모두 살 계획이긴 하지만서도... 뭐, 이렇게 한번 문 독자를 절대로 안 놓치는 것이야말로 라이트노벨의 본분이라고 생각하면, 오래간만에 만난 '라이트한' 노벨의 이름 값어치는 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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