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괴
덴도 신 지음, 김미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평점 :
절판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이라는 영화가 제작되면서 그 붐을 타고 한국에까지 출판된 소설. 처음에는 최근 작품인 줄 알았지만 이미 오래 전에 저자가 사망할 정도로 옛 책이었다. 이 사실을 깨달은 것은 '할머니'가 끝없이 젊게 살아간다는 것을 하이파이브라는 '젊은이들의 행동'으로 나타내고, 일본 최대의 뇌물수수사건인 트라이스트 항공기의 이야기가 드물잖게 나올 때에야 눈치챌 정도로 현대적인 느낌이 강하다.

2만 4천 헥타르(헥타르의 단위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가로세로 100미터가 헥타르다. 3.3m2가 1평이니까 300평 정도.) 를 가진 산림 재벌인 할머니를 유괴한 유괴단이 5천만 엔이라는 적은 돈을 요구하자 이에 분노한 할머니가 유괴집단을 숙청하고 100억엔이라는 거액을 요구한다는 해괴한 스토리인데,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이 코미디로 재구성되고 영화라는 제한된 시간관계상 자신에게 신경쓰지 않는 자식들에게 실망한 권순분 여사가 오히려 납치범들과 한 패가 되어 경찰, 언론, 가족을 상대로 펼치는 황당무계, 파란만장한 모험을 그린 코믹 범죄물인 데 반해 '대유괴'는 어째서 이러한 일을 하는가, 그 과정은 어떤가, 그리고 결과의 정합성 면에서 훨씬 농밀한 깊이를 지니고 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영화보다 훨씬 낫고, 엔간한 추리소설보다 압도적인 작품이라고 할 것이다.

무엇보다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불행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멋지다. 뭐, 밤새도록 뺑뺑이를 돈 말단 경찰들은 그렇다 치고. 딱 한 가지 문제점이라면 오자가 하나 있다는 사실인데, 그게 책 등에 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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