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길
이스마엘 베아 지음, 송은주 옮김 / 북스코프(아카넷)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에덴]이라는 만화가 있다.
처음에는 인간이 결정화되어 파괴되는 괴질에 의해 모든 인류가 멸망하고 살아남은 단 셋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었다가 인간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철학물이 되었다가 알고 보니 인간은 15%도 죽지 않고 잘 살고 있었다는 일반 사회물에서 테러범을 주인공으로 하는 피카레스 로망(...아닌데?)이 되어가고 있는 난해한 작품이다. 아무튼 남미 쪽 캐릭터와 사건을 중심으로 하는 흔치 않은... 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유일한 작품이다. 그러다보니 남미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에서 아주 험악한 일상을 보낸 캐릭터가 엄청나게 많은데, 그 중에 아프리카 게릴라조직에 강제로 입대되어 있던 소녀가 있었다.
단 몇 페이지에서 드러난 것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오히려 남에게 핍박받는 인간들이 더 약한 이들에게는 이렇게 잔인할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끔찍했던 이야기가, 책으로 나타나 있다.
그들은 이제 19세기처럼 야만인이라고(혹은 우리와는 사고방식이 틀리다고) 말할 수 없다. 그들은 우리와 같은 것을 보고, 같은 것을 입고, 같은 것을 꿈꾼다. 그러나 그들의 꿈은 사회의 벽에 가로막히는 게 아니라, 빗발치는 총알과 폭력, 마약 속에서 부서진다.
소년병 문제는 단순한 전쟁의 문제가 아니라, 꿈을 살해하는 짓이다. 이미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은 나라의 현재 세대가 모두 죽어버린 것으로도 부족하여 다음 세대마저 죽이고 있다. 그중 단 한 명이 살아남은 것은, 그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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