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깃발
제임스 브래들리.론 파워스 지음, 이동훈 옮김 / 황금가지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이런 책을 놓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전쟁소설'이라 함은 실제로 있었던 전쟁을 소재로 한 소설로 정리되며, 전반적으로 전쟁이라는 극한 환경 속에서 인간의 성장이나 파멸 등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현대에 들어서는 실제의 전쟁이 아닌 가상적인 설정으로 무기체계의 특성이나 성능, 전황의 전개에 주목하는 통칭 밀리터리 스릴러라는 장르도 탄생하였으나 그 특성상 전쟁소설과는 같은 주제를 지니고 있음에도 그 장르가 상당히 배치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아버지의 깃발'은 특이하다. 영웅임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는 이유로 영웅이라 추켜세워진 아버지와, 그 '영웅적인 행동'에 동참했던 다섯 명의 전우들, 그리고 함께 이오지마에 상륙했던 해병대원들을 추적하여 관찰하면서도 대량의 사료를 취합하여 그려낸 '역사상 가장 완성된 요새' 이오지마의 모습을 눈에 그려낼듯이 보여주었다. 이에서 알 수 있듯이, 굳이 장르를 철저하게 분류할 것 없이 최대의 정성을 들인다면 그 결과는 장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물론 이 책에도 단점은 있다. 여섯 명을 동시에 심층적으로 추적하기 때문에 시야가 산만하고 직역체의 문체는 어지러우며 사료가 미국 중심이기 때문에 균형이 좁은 편이다. 그러나, 애초에 그런 것은 아무런 상관도 없다. 이오지마의 포탄 조각 아래서 출토된 고대의 석상이 현대의 최신 유행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평가절하할 수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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