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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 떨어져 있었어요 ㅣ 날마다 그림책 (물고기 그림책) 12
리지 핀레이 글.그림,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지갑이 떨어져 있었어요
리지 핀레이 지음/김호정 옮김/책속물고기 펴냄/양장제본
출판사 책속물고기에서 펴낸 <지갑이 떨어져 있었어요>를 아이와 함께 읽고난 후 저는 어릴때 일이 떠올랐습니다. 초등학교 입학전 오빠와 함께 동네에 나갔다가 시장 어귀에서 까만 지갑을 줍게 되었어요. 지갑은 꽤 두툼했죠. 오빠와 저는 주저함 없이 곧바로 집으로 돌아와 엄마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엄마는 오빠와 저를 데리고 집 근처 경찰서로 갔습니다. 시골 동네여서 수소문 끝에 지갑주인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고 알고보니 지갑에는 80만원이라는 거금이 들어있었어요. 엄마는 물론 오빠와 저는 지갑에 큰 돈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알았지 얼만큼의 돈인지는 들여다보지 않았어요. 하지만 곧 나타난 주인의 말을 들어보니 소를 판돈 80만원이라고 하시더군요. 장날 소를 내다 파시곤 거나하게 술이 취하셔서 지갑을 분실하고 만것이었죠. 그 아저씨는 보상의 의미로 오빠와 제게 과자를 사주셔서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살다보면 우리는 크고 작은 분실물을 습득하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것이 돈이 담긴 지갑이라면 애타게 찾고 있을 주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지요. <지갑이 떨어져 있었어요>는 어느날 갑자기 지갑을 주워 갖은 꼬마악어가 지갑안에든 돈을 써버리자는 친구들의 유혹을 뿌리치고 주인을 찾아준뒤 그로 인해 받은 보상금을 지혜롭게 쓰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려낸 책이에요. 책속 주인공인 꼬마악어를 통해서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 하고 있어서 우리 아이들에게 설득력있게 다가옵니다.
어느날 꼬마 악어는 친구들과 숨바꼭질을 하다 많은 돈이 들어있는 지갑을 발견합니다. 악어 친구들은 주운 사람이 임자라며 레모네이드도 마시고 물놀이도 갈수있다며 돈을 나눠갖자고 하지만 꼬마 악어는 친구들의 말을 듣지 않고 주인을 찾아주기 위해 경찰서로 향합니다. 경찰서로 가는 길에 평소 먹고 싶었던것, 사고 싶었던 것이 있기에 꼬마 악어는 또 한 번 유혹에 시달리지요. 하지만 꼬마 악어는 다양한 유혹을 뿌리치고 드디어 경찰서에 도착합니다. 지갑의 중니인 돌라릴 부인은 지갑안에 있던 추억이 담긴 목걸이를 다시 되찾아준 기쁨에 그 보답으로 지갑을 꼬마악어한테 줍니다. 정직했던 꼬마악어는 혼자쓸돈, 함께쓸돈, 저금할돈 세개의 봉투에 돈을 나누어 담고 저금도하고 불우이웃성금도 나눠주며 가지고 싶었던 빨간색 부츠도사고 친구들과 함께 마실 레모네이드도 삽니다. 지금까지 접했던 책들은 돈을 주으면 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라는 메세지를 전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는데 <지갑이 떨어져 있었어요>는 그 이후 보상금으로 받은 돈을 어떻게 써야 지혜로울 수 있는것인가 하는 한 수 위의 가르침을 알려주어 참 좋았습니다. 꼭 보상금이 아니라도 우리 아이들에게 용돈을 용도에 맞게 나누어 예산을 세운뒤 쓸 수 있는 지혜를 가르쳐 줄 수 있습니다.
이 책의 저자 리지 핀레이는 <민들레 사자 댄디 라이언>의 작가이기도 합니다. 상큼 발랄한 <민들레 사자 댄디 라이언>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관심을 갖게 된 작가인데요 역시 <지갑이 떨어져 있었어요>도 실망시키지 않는 멋진 작품이네요. 유아 4~7세 아이들에게 읽히면 아주 유익할 도서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