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살아보기 -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선생활사
반주원 지음 / 제3의공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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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내가 살고 있는 이곳에서 살았던 옛사람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이다. 그들의 이야기와 흔적들은 역사라는 이름으로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있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극히 일부분일 뿐이다. 드라마나 책을 통해서 이미 많은 역사적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재 내가 겪고 있는 이 시대의 상황과 사람들의 이야기들도 완벽하게 알지 못하는데, 과연 남아있는 기록물을 통해서 말하는 역사의 모든 것이 완벽한 정설이며 한국사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역사는 알면 알수록 점점 더 어려운 것이다. 긴 시간만큼이나 그 안에서 살았던 수많은 옛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과연 내가 역사의 한 부분이나 제대로 알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역사는 더욱 궁금하고 알고 싶고 흥미진진하다. 드라마에서 우연히 타임슬립을 통해 과거의 그 때로 들어가듯 <조선시대 살아보기>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옛사람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역시, 아직 내가 모르는 역사는 무척 많았다.

 

<조선시대 살아보기>는 쉽고 흥미롭게 역사를 이야기하는 반주원 선생님의 신작이다. <유물, 유적 한국사>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이 책 역시 꽤 기대하고 있었는데 역시 <조선시대 살아보기>는 완벽하게 나의 취향인 책이었다. 하나의 주제가 아니라 조선생활사에 대해 폭넓게 들려준다. 평소에 관심 있던 분야뿐만 아니라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도 있어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제목에 쓴 것처럼 첫 장부터 마지막 주제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간 책이다.

 

 

'우리가 미처 몰랐던 조선생활사'라는 부제처럼 책 안에는 21가지의 다양한 주제가 들어있다. 어느 것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관심 있는 주제부터 읽어도 좋다. <조선시대 살아보기> 속의 21가지 이야기는 현재 우리 생활 속에서 경험하고 만나고 있는 주제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다만 그 시대가 조선시대라는 것만 다를 뿐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아름다워지고 싶어 하는 여자들의 이야기부터 절대 이혼은 없을 것만 같았던 조선시대의 이혼과 재혼에 관한 이야기, 사랑의 징표로 문신을 새겼다는 사실들을 조금만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지금을 설명하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없는 것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저자의 편안하고 쉬운 글 덕분에 간혹 전문적으로 역사사실을 들려주는 부분도 쉽게 이해하고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어서 좋았다.

 

 

더욱 이해하기 쉽게 다양한 사진과 옛 그림들도 함께 한다. 미용, 옷, 술, 노인, 형벌 등 수많은 조선시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그중에서 흥미롭게 읽었던 이야기는 조선시대의 이혼 방법, 지명에 대한 유래, 탐관오리를 벌하는 팽형 그리고 당시에도 있었던 비선실세에 대한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절대적으로 힘들거나 없었을 것만 같은 이혼이 양반에게는 어렵지만 의외로 평민의 경우 비교적 자유로운 개인 선택의 문제였다고 한다. 부부가 마주 앉아 같이 살 수 없는 이유를 말하고 쿨하게 결별하는 '사정파의'와 저고리 앞섶을 베어 조각을 상대에게 주고 그것을 받으면 이혼이 성립된다는 '할급휴서'는 놀라운 사실들이었다.

무학대사가 경복궁을 그 장소에 세운 유래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의 지명에 대한 유래에 대해서도 들려준다. 양녕대군, 효령대군, 충녕대군에 대한 이야기에서 유래된 방배동과 압구정, 이태원의 유래까지 서울 곳곳에 위치한 지명의 유래를 하나가 아닌 여러 가지 버전으로 알려준다. 모든 이야기가 마치 정설인 것처럼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흥미로운 지명 유래들이었다.

그중에서도 요즘과 너무나도 딱 맞아떨어지는 비선실세에 대한 이야기는 특히 더 재미있게 읽었다.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문정왕후를 등에 업고 권력을 휘두른 윤원형과 정난정의 이야기, 광해군과 김개시뿐만 아니라 광해군의 또 다른 비선인 이이첨과 무속인, 명성왕후의 비선실세인 무당 신령군의 이야기까지 모든 사실들은 마치 복사 후 붙여넣기를 한 것처럼 똑같다. 아마 언젠가는 현재의 이야기가 이 페이지의 뒷장에 쓰이겠지. 그때 그 책을 읽거나 드라마를 보는, 미래 어느 시간의 사람들도 우리와 같은 생각을 할까? 현재의 이 이야기들이 어떻게 전해질지 문득 궁금해졌다.

 

 

아주 잠시 동안 조선을 다녀왔다. 우리가 아직 모르는 더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지만 <조선시대 살아보기>를 통한 잠시 동안의 여행만으로도 나는 내가 몰랐던 역사의 작은 한 부분을 알게 되어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다. <조선시대 살아보기>는 역사가 지루하다는 편견을 가졌거나 한국사를 조금 알아볼까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읽기에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역사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들도 이 책을 읽으면 아마 역사 책이 더 재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 이 순간도 곧 역사가 된다. 누군가에 의해 기록되고 남겨진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살던 현재의 생활을 흥미롭게 이야기하는 시간이 올 것이다. 그렇게 역사는 계속 이어져 흘러간다. <조선시대 살아보기>를 통해 멈춤 없이 흘러가는 역사의 한 부분을 떼어서 잠시 살펴봤다. 이미 지나간 과거는 그 상태로 멈춰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통해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조선시대를 이야기하지만 그 속에는 현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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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셀프 트래블 - 나 혼자 준비하는 두근두근 해외여행,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조은정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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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여행 가볼까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하고 매일 미드를 보지만 CSI와 같은 범죄 미드로 접한 미국은 엄청 무서울 것만 같은 곳이었다. 작년에 친구와 여행 계획을 세우던 중에 잠시 뉴욕 이야기가 나왔었지만 역시 친구에게도 미국은 나와 비슷한 이미지의 나라였다. 주변에 미국을 다녀온 사람들이 한두 명씩 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내가 가졌던 미국에 대한 착각이 조금이 깨지기 시작했다. 나도 다음 여행지는 미국으로 해볼까? 생각하던 중에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만났다. 역시 나는 미국을 제대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미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 아름답고 다양하고 굉장한 여행지였다.

 

여행하고 싶은 나라의 가이드북을 보면서 여행 계획 세우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계획대로 여행을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간 만들기가 쉽지 않은 회사의 노예인 내게 대부분의 계획은 그냥 계획으로만 묻혀 버리고 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계획을 짜고 그 나라의 맛집과 명소들, 아름다운 사진들을 보고 있는 그 순간은 쳇바퀴 돌듯 늘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을 잠시 잊어버릴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이번처럼 전혀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나라의 매력을 알게 될 때면 잊고 있었던 여행 펌프질이 시작된다.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읽으면서 내년 달력을 들쳐봤다. 가장 길게 휴가 기간을 낼 수 있을 때를 찾아봤다. 인터넷뱅크가 새로 생겼다는데 인터넷뱅크로 여행 통장을 하나 만들어볼까라는 생각도 했다. 당장 떠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인 미국 서부. 그곳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멋진 여행지를 알게 해줄 것이고 미국으로 여행을 계획 중인 사람이라면 알찬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이 도와줄 것이다.

 

 

미국은 남한 면적의 100배에 달할 정도로 큰 나라이다. 그런 미국에서도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은 '서부' 지역의 도시만을 자세하게 알려준다. 미국 서부라고 하면 어디를 말하는지 쉽게 알 수 없지만 그곳에 있는 도시명을 들으면 '아~그 곳..' 이라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미국 서부의 주요 도시는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포틀랜드이다. 어디를 여행할지 알았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어떻게 다닐지 계획을 세워보자.

 

 

시간만 충분하다면 미국 서부의 도시들을 모두 여행하는 것이 제일 좋겠지만 책에서 소개하는 도시들 중 마음에 드는 도시 몇 곳을 다녀와도 좋을 것 같다. 각 도시별 설명에 앞서 미국 서부에 대한 전체적인 일정 짜기와 가볼 만한 곳을 소개해 주는데 그중에서도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은 '미국 서부의 대표 박물관, 미술관'과 '영화와 드라마 속 미국 서부'였다. 최근에 인기 있었던 영화인 라라랜드의 촬영지였던 그리피스 천문대를 비롯해 다양한 영화의 배경이 된 로스앤젤레스와 내가 좋아하는 영화인 스타트렉의 촬영지인 샌프란시스코를 가보고 싶어졌다.

미국 서부의 도시별 설명은 먼저 그 도시의 기후, 가는 방법, 시내 교통 등을 알려주는 오리엔테이션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날짜별 일정을 설명하는데 서부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4박 5일의 추천 일정을 제시한다. 코스뿐만 아니라 동선에 따라서 점심 식사와 저녁식사할 장소도 추천해 줘서 구경하는 것보다 뭘 먹어야 하지 선택하는 게 어렵다는 사람들에게는 무척 유익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일정을 따라 여행할 곳의 자세한 설명을 들은 뒤에는 도시의 숙소들을 소개해 준다. 다양한 가격대의 숙소를 보며 자신에게 맞는 곳을 선택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각 도시를 여행하고 난 후에는 도시 근교의 여행지 몇 곳을 더 알려주는데 한두곳만 여유롭게 돌아본다면 근교 여행지를 일정에 포함해도 좋을 것이다.

 

 

여행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여행 방법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가이드북에서 알려주는 명소만을 콕콕 집어 다녀왔다면 이제는 자신의 취향에 따라 가고 싶은 곳만 골라서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사람들의 변화하는 취향에 맞춰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에서도 마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여행 일정을 알려주고 있다.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는 미국 서부 여행답게 영화 마니아들에게 추천하는 코스는 마니아들뿐만 아니라 영화를 사랑하는 누구나 좋아할 만한 일정이다. 이외에도 꼭 가고 싶지만 미국이 너무 멀어서 가까운 홍콩이나 일본으로 가게 만드는 디즈니랜드는 미국 서부에 간다면 절대 빼놓지 않고 가봐야 할 곳이다.

 

 

작가가 특별하게 알려주는 여행 팁 중에서 꼭 따라서 가보고 싶은 곳 중의 하나는 바로 샌프란시스코의 '사부작사부작 걷기 좋은 거리'이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유명한 관광지 보다 마치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처럼 여유롭게 걷기 좋다는 그곳을 걸어보고 싶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연 명소라고 하면 아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일 것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미국의 대표적인 국립공원으로 광활한 미국답게 그랜드 캐니언 역시 내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어마어마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협곡'이라는 말이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곳이었다. 도시도 좋지만 미국 서부에 갔다면 그랜드 캐니언 국립공원도 놓치지 말고 들러봐야 할 것 같다.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에서 소개하는 사진으로만 봐도 그 규모와 웅장함, 자연의 위대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자연이 멋진 곳을 좋아하는 엄마와 함께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미국 서부를 여행한다면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이 한 권이면 충분할 것이다. 서부 여러 도시의 알찬 정보뿐만 아니라 자신만의 특색 있는 여행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여러 종류의 스페셜 페이지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제일 마지막 장에는 가방을 가볍게 하고 거리를 헤매지 않게 도와줄 얇지만 서부에 대한 모든 것이 들어있는 '미국 서부 맵북'이 첨부되어 있다. 나는 책도 번거롭고 맵북도 들고 다니기 귀찮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앱북으로도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만날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로 여행의 모든 것을 해결하는 요즘 여행에 딱 어울리는 셀프트래블 앱북으로 더 빠르고 더 편리한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은 미국 서부를 소개하는 가이드북이다. 하지만 내게는 미국에 대해 제대로 알 수 있게 도와준 또 다른 의미의 가이드북이었다. 휴가만 길게 낼 수 있다면 유럽을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바뀌었다. 미국의 서부를 가보고 싶어졌다. 나의 버킷리스트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되었다. 세상은 넓고 갈 곳은 역시 많았다.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을 읽으면서 나는 또 하나의 새로운 여행지를 발견했다. 불씨만 겨우 살아있던 나의 여행 아궁이가 <미국 서부 셀프트래블> 덕분에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그럼 일단은 '라라랜드'를 보면서 로스앤젤레스를 먼저 둘러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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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반디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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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곳 근처에는 공군기지가 있다. 우리 집 위로 전투기가 날아다닌다. 항공기와 달리 전투기 소리는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은 짐작하지 못할 정도로 꽤 시끄럽다. 이건 순전히 내 짐작이지만 티브이에서 북한과 관련된 사건이 터지거나 심각해 보이는 뉴스가 나오는 날이면 유달리 전투기 소리가 많이 들리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새벽 2시경에 집 전체가 마치 지진이 온 것 마냥 울릴 정도로 시끄러운 전투기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을 깼다. 순간 '전쟁 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운 굉음이었다. 이제 전쟁을 겪어본 사람보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단어는 아직까지 한국 사회에 깊이 뿌리박혀 있는 것 같다. 아마 우리가 사는 곳은 남쪽이고 그들은 북쪽에 살고 있기 때문이겠지.

현재 북한에 살고 있는 작가가 쓴 소설이다. 소설이라고 하지만 북한의 현실을 나타낸 이야기니 소설을 가장한 에세이, 다큐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북한. 그곳을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최근에 북한의 김정남이 암살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북한에 대해 잠시 관심을 가졌지만 곧 잊혀졌다. 예전에 북한에 관한 뉴스는 굉장한 기사 거리였다. 당장 전쟁이 날 것만 같은 불안함으로 뉴스를 보곤 했었는데 이제 북한은 조금 불안한, 우리나라 위쪽에 있는 다른 나라 라고만 생각한다. 평화로운 시대라 그렇다고 하겠지. 하지만 <고발>을 읽으면서 우리가 진정한 평화 속에서 살고 있는 건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다.

반디는 필명으로 1950년에 태어난 사람이며 북한에서 생활하고 있다. 반디 작가가 쓴 1989년에서 1993년까지의 단편 소설들은 우여곡절 끝에 북한을 나와 이렇게 한 편의 책으로 탄생했다. 이것이 북한의 현실이겠지.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겠지. 우리가 접하는 북한은 지배층만의 이야기, 그들의 권력투쟁, 무기 개발에 관한 이야기들뿐이다. 그동안 북한에 살고 있었던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 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다. <고발> 속에는 그들이 있다. 북한에 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북한 체제에 힘들어하는 괴로움이 담겨 있다.

 

<고발>은 7편의 단편 소설로 구성되었다. 각각의 이야기에는 북한의 연좌제, 사회주의 문제점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의 이야기들이 녹아있다. 책을 읽어나갈수록 답답하고 답답했다. 아마 지금은 모든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고 하니 책을 썼을 때 보다 더 힘든 상황일 수도 있다. 그리고 나는 책을 읽으면서 무서워졌다. 책 곳곳에는 현재 북한의 문제점에 대항하고 지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타난다. 언젠가는, 어쩌면 곧 될 수도 있겠지. 억압에 눌려살던 그들이 일어선다면 과연 북한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우리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진실한 생활이란 자유로운 곳에만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억압, 통제하는 곳일수록 연극이 많아지기 마련이고요. 얼마나 처참해요. 지금 저 조의장에선 벌써 석 달째나 배급을 못 타고 굶주리는 사람들이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어요. 꽃을 꺾으려고 헤매다 독사에게 물려 죽은 어린아이의 어머니가 애도의 눈물을 흘리고 있단 말입니다. 그래 그들의 눈물이 진실이란 말입니까. 예? 백성들을 이렇게 지어낸 눈물까지 흘릴 줄 아는 명배우들로 만들어버린 이 현실이 무섭지도 않은가 말입니다.

<고발>은 현 북한 체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작가가 쓴 소설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책이다. 하지만 정작 이 책에 관심을 가지고 읽어야 할 우리들은 어떤가. 읽자. 누구보다 우리가 읽어야 한다. 소설이지만 소설이 아닌 책 <고발>을 통해서 현재 북한을 똑바로 봐야만 한다. 그곳에도 사람들이 산다. 더 늦기 전에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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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박수진 지음 / 다산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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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경매를 해볼까 생각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경매를 해 보고 싶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경제적으로 안정된 생활을 하고 평생 할 수 있는 세컨잡으로 경매만큼 매력적인 분야가 있을까. 나도 그랬다. 한 번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출근해 일을 하지만 바닥이 드러난 통장 잔고는 늘 그대로였다. 더 늦기 전에 돈도 모으고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있던 중에 '경매'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하지만 너무 쉽게 생각했던 걸까. 작가만큼의 절실함이 없어서일까.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열정만으로 덤벼든 경매는 낯설고 어려웠다. 오랜만에 경매에 대한 책을 읽었다. 이제는 늦어서 경매를 시작해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를 읽으면서 다시 경매를 착실하게 공부해 보고 싶어졌다.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나는 너무 좋다' 프롤로그의 시작을 알리는 이 구절이 가슴에 와 닿았다. 경매를 시작할 당시, 수중에 단돈 80만 원이 전부였다는 저자에게는 두려움을 넘어서는 절박함이 있었다.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는 경매에 대해 알려주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자기 계발서였다.

물론 반드시 돈이 많아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 나는 돈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이가 든 지금, 그것은 여전히 사실이다'라는 오스카 와이드의 말처럼 돈은 살아가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임에는 분명하다. 돈을 버는 방법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부동산 경매는 수많은 방법 중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경매에 뛰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답의 일부를 이 책에서 찾았다.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는 저자가 경매를 시작하고 전문가가 되기까지, 물건을 위해 발품 팔아 찾아다니며 몸소 체득한 여러 가지 방법들을 보여준다. 경매로 인생이 바뀌었다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나의 경매 투쟁기이다. 이뿐만 아니라 실전 경매 사례와 단계별 경매, 아직 경매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경매 팁까지 경매에 관해 쉽고 다양한 노하우도 함께 알려준다.

경매에 관해 전혀 모르고 이 책을 읽는다면 더 늦기 전에 경매에 도전해 보고 싶을 것이다. 그녀의 치열함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경매의 추억은 꼭 경매가 아니라도 무언가에 열정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경매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쉽게 풀어놓은 경매에 관한 정보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반대로 경매를 조금이라도 공부해 본 사람이라면 그녀가 들려주는 경매정보는 알차고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경매에 대한 마음가짐, 투자방법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지식까지 담겨 있는 이 책의 많은 구절 중에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은 여러 사람들의 실제 사례들이었다. 특히 그중에서 일흔이 훌쩍 넘긴 나이에 경매에 도전하는 분의 이야기는 이제 늦어서 시작할 수 있겠냐고 생각했던 나의 나태함을 꾸짖어 주었다.

부동산 경매를 하는 동안 우리는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다. 일을 해결하기 위해 집중하며 삶의 활력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남 눈치 보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 나를 고용해주지 않아도 된다. 모든 일을 내 뜻대로 할 수 있다. 내 인생을 온전히 내 의지대로 리드해가는 것, 이것이 부동산 경매의 매력이자 보람이다.

세상에 쉬운 것은 없다. 이미 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나도 시작만 하면 금세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우리는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성공하기까지 겪은 수많은 실패와 좌절이 발판이 되었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절실함만 있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절실함을 딛고 일어서 행동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는 경매로 당당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는 경매를 시작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노력해야 하는지, 치열하게 살아온 저자의 경매도전기를 통해서 보여준다.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그리고 그 선택을 성공으로 이끄는 치열한 노력 역시도 당신의 몫이다. 돈에 이끌려 아슬아슬하게 살아온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그 만큼의 땀과 눈물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분명 경매는 매력적이다. 이제 도전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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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 오쿠다 히데오 스페셜 작품집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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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를 통해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다. 재미있다는 추천에 처음 접해본 그의 작품은 한 편의 속 시원한 블랙코미디를 보는 것 같았다. 공공장소에서 읽기에 인내심이 필요한 책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공중그네는 역시나 읽는 내내 키득거리게 만들었다. 사회의 모순, 인간의 어두운 면을 배배 꼬아 툭~던져놓으며 보란 듯이 웃겨주는 그의 소설은 재미있고 유쾌했다. 오랜만에 다시 그를 만났다. 그것도 <버라이어티>라는 듣기만 해도 어떤 경쾌하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어있을지 기대되는 제목으로 왔다.

 

 

<버라이어티>는 오쿠다 히데오의 스페셜 작품집이다. 단편 모음집이지만 단순하게 단편소설 몇 편을 묶어 출간된 책이 아니다. 소설의 형식이나 내용, 발표된 시기가 모두 다른,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이 '버라이어티' 하게 <버라이어티>라는 스페셜 작품집으로 탄생했다. 단편부터 대담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매력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버라이어티>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듯 흥미진진하게 읽어 나갈 수 있다.

 

 

<버라이어티>에는 총 9편의 이야기가 들어있다. '나는 사장이다'와 '매번 고맙습니다'는 각각이 하나의 단편으로 구성되었지만 두 개는 이어져 있다. '나는 사장이다'는 나카이 가즈히로가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의 회사를 차리는 과정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매번 고맙습니다'에서 힘겹게 회사를 꾸려나가며 조금씩 변화해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연결되어 보인다. '나는 사장이다'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회사의 울타리 안에서 보호받으며 승승장구한 회사원이 사회의 냉혹한 바람을 정신없이 맞는 모습은 웃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씁쓸했다. 나쁜 방향이든, 좋은 방향이든 가즈히로는 조금씩 변화해 간다. 두 번째 단편에서도 그는 어쨌든 잘 버텨내고 있다. 나카이 가즈히로의 다음 이야기가 무척 궁금해지는 단편이었다. 시리즈로 출간할 예정이었다고 하는데 단편이 아닌 장편소설로 만나고 싶을 정도로 흡입력 높은 재미있는 이야기였다.

 큰 회사에서 나온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그 안에 있는 사람은 바깥에서 보는 경치를 상상해 본 적이 없다.

 

오쿠다 히데오의 특징을 제대로 만날 수 있는 '드라이브 인 서머' 와 크로아티아와 일본의 축구 경기를 크로아티아인의 시각으로 관람한 '쇼트 쇼트 스토리'는 독특하다. 그리고 미스터리 한 종업원에 대해 이야기하는 '더부살이 가능'은 마치 스릴러 소설을 읽는 것처럼 이야기 속으로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세븐틴'을 읽으면서 다시금 오쿠다 히데오라는 작가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고등학생 딸의 첫 경험을 걱정하지만 선뜻 말할 수는 없다. 어쨌든 결국엔 딸을 응원해주는, 실제로 열일곱 살의 딸을 둔 엄마가 쓴 것처럼 엄마의 섬세하게 변화하는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어느 이야기 하나 놓칠 수 없는 각양각색의 유쾌한 그의 단편들이 가득한 <버라이어티>는 오쿠다 히데오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가장 잘 어울릴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책이 있다. 읽을 때보다 읽은 후에 더 많이 생각나는 책, 문득 그 부분이 읽고 싶어 다시 책을 꺼내 읽게 되는 책. 나에게 그런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오쿠다 히데오'의 책이다. 책 속 구절과 인물의 대사들이 일상 속에서 묘하게 겹쳐지면서 생각나는 여운이 있어서 좋다. <버라이어티> 역시 그랬다. 일을 하면서 문득 '나는 사장이다'의 가즈히로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을 때의 마음이 이랬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오늘, 회사 동료 부친의 부고를 들었을 때 '여름의 앨범'의 마지막 구절이 떠올랐다.

그렇게 말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누나도 울음을 터뜨렸다.
"왜 그래, 히로코까지. 울면 안 돼."
따라서 마사오도 울었다. 셋이 모두 엉엉하고 울었다.
"안 된다니까, 울면."
게이코 짱은 뭔가를 참고 있는 듯 이를 앙다물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아이들의 울음소리는 매미와의 합창이 되어 잠시 동안 경내 숲 속에 울려 퍼졌다.

 

오쿠다 월드라고 한다. 마니아적인 매력이 가득한 오쿠다 히데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버라이어티> 역시 그의 책을 읽는 재미를 톡톡하게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아직 그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거나, 재미있는 일본 소설을 읽어 보고 싶은 사람들도 부담 없이 오쿠다 월드로 입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각자의 입맛에 맞는 다양한 장르와 소재의 단편소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는 <버라이어티>로 웰컴 투 오쿠다 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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