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하다는 착각
마이클 샌델 지음,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정의란 무엇인가'로 열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 교수의 신간, <공정하다는 착각>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졌던 이전의 책과 마찬가지로 시대의 문제를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해 주었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던 책이었다.

 

다수의 의견을 당연한 것이라 생각해 왔다. 누군가 '그건 잘못되었다' 고 말해주지 않는다면 쉽게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들.

 

<공정하다는 착각>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다음과 같다.

 

'승자의 오만함과 패자의 굴욕감은 당연하지 않다.'

 

마이클 샌델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을 통해 이번에도 우리에게 굉장한 질문을 던졌다.

 

'능력주의는 공정하게 작동하는가?'

 

<공정하다는 착각>은 두 개의 큰 줄기를 따라간다. 능력주의와 학력주의.

 

한국 독자를 위한 서문에 샌델 교수는 묻는다. '학위가 없고 성공하지 못한 자는 업신여김을 받아 마땅한가?'

 

대학입시부터 미국의 정치까지 능력주의가 얼마나 공정하게 작용되고 있는지, 그 공정함이 진정 정의로운지 설명한다.

 

20193월 미국의 입시부정 스캔들이 터졌다. 부모들은 입학을 보장해 주는 뇌물과 시험 성적을 조장해 자녀들을 대학에 입학 시켰다. 특권층의 부모일수록 더욱 치열하게 자녀들의 명문대 입학에 매달린다. 왜 그럴까?

 

어느 곳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남은 인생이 달라지게 된다. 학위 소지자와 비소지자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대학 입학은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자녀 교육에 여유가 있는 부모라면 누구나 우리 아이는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길 바란다. 그리고 그 시작이 명문 대학 입학이었다.

 

<공정하다는 착각>에서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과정이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다. 샌델 교수는 그 결과가 능력주의에 현혹된 불평등이 보통 사람들에게 무력감을 안겨준 것에 대한 분노의 판결이라고 말했다.

 

가혹한 능력주의.

 

능력주의에서 실패한 사람들은 스스로 노력을 게을리한 자신의 잘못이라는 자괴감에 빠진다. 승자에게는 박수를, 패자에게는 좌절감을 안겨주는 양극화된 능력주의는 사람들을 점점 분노하게 만들었다.

 

능력주의에서 부는 재능과 노력의 상징, 가난은 나태의 상징이라고 본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실패한 사람들에게 더욱 냉정했다. 충분히 노력한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했을 경우에는 더욱 심한 자책에 시달리기까지 한다.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으며 그동안 어느 것보다 공정하고 올바른 것이라 생각했던 '능력주의'의 전혀 다른 면을 알게 되었다.

 

이민자들에게는 미국은 아메리칸 드림의 나라였다. 본인의 노력에 따라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환상. 하지만 미국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상류층에 올라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 능력주의의 환상에 휩싸인 미국에서 자수성가한 부자는 거의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성공하기 위해서는 뭘 해야 할까? 그들은 불평등한 계급에서 벗어나기 위해 교육을 선택했다.

 

과연 노동자들은 교육받지 못해 불평등한 처우를 받는 것일까? 그것은 능력주의자들이 승자와 패자를 나누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학력주의를 조장한 결과일 뿐이었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승자들의 능력주의에 대한 문제점들을 지적한다.

 

샌델 교수는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이것이 옳은 것이냐? 옳다는 것의 이유는 무엇이냐? 네가 생각한 것이 무엇에서 비롯되었는지 아느냐?

 

가끔은 혼란스러웠고 가끔은 탄성을 뱉어냈다.

 

읽기에 쉽지 않은 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그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공정하다는 착각>은 세상을 보는 눈을 한 뼘 더 넓고 깊게 만들어 주는 책이었다.

 

다수가 정의가 아님을,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한국 역시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적 중심 사회이다. 성적에 기반한 능력주의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공정하다는 착각>은 신선한 충격이 될 것이다.

 

<공정하다는 착각>은 질문은 하지만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더 나은 사회로 변화하기 위한 방법은 스스로 찾아내라고 한다.

 

꽉 닫힌 질문에 열린 결말.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 장을 덮은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인사이트 플랫폼 - 빅데이터의 가치가 현실이 되는 순간
이재영 외 지음, 김길래 감수 / 와이즈베리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갑자기 쌀쌀해졌다. 겨울 패딩이 필요해 버스를 기다리던 중 검색창에 ‘겨울 패딩’이라는 단어를 적고 잠시 검색했다. 몇 개의 사진을 보던 중 버스가 도착해 다급히 폰을 껐다. 그리고는 잊어버렸다. 점심을 먹은 후 SNS 검색을 했다. 지인들의 SNS 사이에 나타난 겨울 패딩 광고. 내가 미치 인식하기도 전에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이 가끔은 섬뜩할 때도 있다. 


빅데이터의 시대. 


몇 년 전부터 앞으로 빅데이터를 제대로 아느냐, 모르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질 거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하지만 직접 빅테이터를 활용하는 사람이 아닌 경우라면 솔직히 훅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다. 


그렇지만 이제는 완벽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 바로 코로나19라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바이러스의 등장으로 빅데이터라는 것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있었는지 말이다.


빅데이터를 단순히 데이터의 전반적인 모음이라고 생각했다면 <인사이트 플랫폼>을 통해 빅데이터를 제대로 알아보길 바란다. 


이전에 읽어왔던 빅데이터에 관련된 책이 빅데이터의 정의에 집중을 했다면, <인사이트 플랫폼>은 앞으로 우리에게 닥칠 미래에 빅데이터가 어떻게 적용되는지에 대해 분야별로 자세하게 설명하는 책이다. 


아니다. 미래가 아니다. 이미 우리는 빅데이터 속에 살고 있음을 제대로 인식하게 해주는 책이라고 말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인사이트 플랫폼>을 간략하게 정의하자면, 빅데이터라는 큰 줄기를 따라 앞으로 변화할 우리의 삶을 설명해 주는 책이다.


무엇보다 각 분야의 전문가 5명의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고,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설명이 빅데이터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사이트 플랫폼>에서는 4장으로 나눠 앞으로 변화할 미래와 그 안에서 빅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미래의 변화 중 가장 먼저 ‘정치의 변화’에 대해 설명한다. 정치는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변화를 무엇보다 빠르게 느끼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예전과 달리 수많은 정보와 다양한 전달 매체로 인한 정치의 변화에 대한 예측이 인상 깊었다. 


불과 몇 십 년 전만 하더라도 비밀이라는 것이 존재했었고, 그 비밀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채 다른 사건에 묻히거나 심지어는 없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 대부분의 사건은 인터넷 및 다양한 채널들을 통해 빠르게 공유되어 국가 간 분쟁 또는 국제 사회 여론으로 형성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처음 카카오뱅크라는 온라인 금융이 출현했을 때 사람들은 말도 안 되는 시스템이라고들 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를 시작으로 지금은 은행의 개념이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금융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 아닐까. 아마 앞으로 금융은 우리가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바뀌어 갈 것이다. 


자율 주행이라는 기술에 따른 시스템과 경제의 변화를 설명하는 교통 분야, 시대 변화에 따른 생산 방식의 변화가 필요한 제조 분야를 비롯해 코로나19 인해 의료 및 헬스케어 산업 또한 빅데이터를 이용해 변화의 바람이 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지금껏 겪어보지 못한 상황을 접했겠지만 그중의 대표적인 것은 교육 분야가 아닐까 싶다. 갑작스러운 전염병으로 언택트 교육 환경으로 급변했다. 누군가는 이런 환경이 교육의 질을 해친다고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언택트 교육이 거리가 멀고 학습도구가 부족해 교육에 소외된 아이들도 작은 태블릿을 통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교육 격차가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한다.


<인사이트 플랫폼>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1장과 2장이 다양한 분야의 미래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면 3장부터는 본격적인 빅데이터의 전략에 대해 알려준다. 


빅데이터의 전략에 대한 설명 중 집중해서 읽었던 부분은 ‘연결과 플랫폼’으로 빅데이터의 연결 메커니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었다.


저자는 연결성에 대한 설명 말미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한다.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중심에 ‘연결성’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가속 페달을 밟아 성장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보자. 우리가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거대한 흐름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분에게도 펼쳐질 것이다.


누구나 처음 겪는 일에는 두려움을 느낀다. 앞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미래,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을 마냥 즐거워하며 기다리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하지만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을 한다면 결말은 전혀 달라질 것이다. 


빅데이터. 


<인사이트 플랫폼>을 읽어보며 이제는 우리의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빅데이터를 통해 앞으로 변화할 세상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고 준비해 보는 건 어떨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헝거 게임 시리즈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20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나면 주변 사람들에게 읽어보라 더 알려주고 싶어진다. 그럴 때면 상대방은 이렇게 질문한다. '무슨 내용이야?' 가끔은 '결말은 어떻게 되는데?'


에세이나 자기개발서의 경우에는 추천할 때 덧붙이는 말이 그나마 쉬운 편이다. 하지만 소설, 특히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하고 반전이 나오는 경우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참 난감할 때가 많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역시 그랬다. 물론 이 책이 헝거 게임의 프리퀄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이유는 의외의 인물이 주인공이었고, 생각지도 못한 반전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헝거 게임을 영화로 먼저 접했다. 기대 이상으로 신선한 소재에 빠른 속도감이 좋아서 원작 소설을 찾아 읽었다. 매년 나오는 헝거 게임을 놓치지 않고 보았다. 이제는 하나의 장르처럼 되어 버린 헝거 게임. 잊어버릴 때쯤 또 하나의 헝거 게임이 나타났다. 바로 헝거 게임의 프리퀄인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였다.


아무런 정보 없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물론 헝거 게임의 프리퀄이라는 것도 책을 읽는 도중 '제10회 헝거 게임'이라는 단어를 보고 알았다. 그러다 문득 주인공인 스노우가 낯설지 않은 이름 같았다. 검색을 해보니 검색창에 나타는 것은 놀랍게도 그는 헝거 게임의 빌런인 스노우 대통령이었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바로 그 대통령의 어렸을 적 이야기였다.


몰락한 스노우 집안을 일으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코리올라누스 스노우. 그는 제10회 헝거 게임의 멘터로 뽑혔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스노우는 필사적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배정된 조공인은 12번 구역의 소녀였다.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늘 5분 안에 죽는 12번 구역의 아이. 스노우는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그의 조공인인 소녀는 다른 아이들과 달랐다. 그것이 그에게 기회가 될까? 스노우는 자신의 조공인과 함께 사람들의 주목받기 시작했다.


육백 페이지에 가까운 소설은 순식간에 읽혔다. 이미 헝거 게임을 통해 게임의 기본적인 룰과 독특한 도시의 개념을 알고 있어 쉽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판엠의 불꽃에서 제74회 헝거 게임이 나온 것과 비교하면 이 책에서의 헝거 게임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직은 다소 어설픈 생존 게임에 불과했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헝거 게임과 반란이라는 이전의 내용과 달리 어떻게 헝거 게임이 자리를 잡았는지와 독재자의 등장에 대해 알려주는 이야기에 집중한다.


책을 처음 봤을 때 제목이 참 독특하다고 생각했었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 라니. 책을 읽어 갈수록 왜 이 책의 제목을 이렇게 지었는지 알게 되었다. 책을 읽는 내내 예전 헝거 게임을 보고 읽었던 것이 떠올라 마치 두 개의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마 헝거 게임을 즐겨 본 사람이라면 만족스러운 독서가 되지 않을까 한다.


헝거 게임이 처음 나왔을 때 게임을 통해 인간의 가장 사악한 본성과 충동을 잘 보여준다고 했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인간의 본성을 스노우라는 사람의 감정을 통해 더욱 세밀하게 보여 주는 것 같았다.


스노우 가문의 코리올라누스와 사촌 티그리스는 마치 주문처럼 이 말을 서로에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되뇐다.


"스노우가 일등이다."


맞다.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부터 초반의 헝거 게임까지 스노우가 일등이었다. 바닥까지 내려간 스노우가 어떻게 다시 일등이 되는지는 이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이제 프리퀄을 읽었으니 다시 한번 더 헝거 게임에 빠져볼까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인의 시대가 온다 - 성큼 다가온 초개인의 시대, 직장인의 내일 준비법
서준렬 지음 / 와이즈베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의외의 책이었다.


읽을수록 <개인의 시대가 온다>라는 제목을 보며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 다시 제목을 봤다.


'아!'


그제서야 <개인의 시대가 온다>라는 제목이 무엇을 뜻하는지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꽃처럼 펼쳐질 것만 같은 앞날의 허상을 보여주지 않는다. 저자는 자신의 걸었던 길을 차분히 짚어준다. 그리고 어떤 길이 펼쳐질지 모르니 네가 있는 지금 그곳에서 제대로 준비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나는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사직서를 늘 가슴에 품고 다닌다면 직장인들에게 읽어보라고 하고 싶다.


만약 당신이 제대로 퇴사 준비를 했다면 아마 <개인의 시대가 온다>를 읽으면서 용기를 얻을 것이다. 그러니 일단 읽어보고 결정하자. 다음 주 출근길에 사직서를 가방에 넣을 것인지, 말 것인지를 말이다.


직장보다 직업을 가져야 한다. 나는 늘 앞으로 내가 뭘 해야 할지를 찾아다녔었다. 여전히 그 길에서 헤매고 있지만 여러 길을 걸어본 경험은 또 다른 일을 하는데 꽤 괜찮은 밑바탕이 되어 주고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여러 개의 직업을 가지질 원했다. 하나만 하기엔 세상에는 너무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고 내가 해보지 않은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보고 싶었다.


<개인의 시대가 온다>의 저자가 존경스러웠다. 내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것을 이미 하고 있는 그분의 커리어가 부러웠다. 왜 나는 저자처럼 나만의 독립 비즈니스를 하지 못할까. 나도 충분히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말이다.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한 일들을 추억이라고 치부해 버렸는데 <개인의 시대가 온다>를 통해 왜 내가 원하는 것들을 성취하지 못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마지막 장을 덮은 후 접어 둔 페이지를 다시 폈다. 다시 읽어봐도 역시 원인은 바로 나였다.


세상이 급변하고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는 직장에 대한 가치관은 바꿀 생각이 없는 게 아닐까 느껴진다. 많은 책과 미디어에서 앞으로 세상이 변할 것이라 말하지만 정작 변화할 시대를 맞이하게 될 우리들은 어떻게 그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여전히 퇴사하면 창업? 아니면 다른 곳으로의 이직이라는 단순한 해답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에서 '고정적인 인건비'를 사용하는 일은 기업 입장에서 과도한 비용만 나가는 일이다. 그럴 바에야 차라리 외부의 전문 인력을 필요한 기간만 쓰는 것이 훨씬 더 장점이 많다. ~ 그뿐만 아니라 2020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로 인해 수많은 기업이 정리 해고를 하면서 팬데믹에 대응하기도 했지만, 또 한편으로 비대면 재택근무가 시행되면서 예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던 노동 환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세상은 천천히 변했을 것이다.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없었다면 말이다. 단 하나의 바이러스로 인해 몇 개월 만에 직장의 세계도 완전히 바뀌어버렸고 앞으로 얼마나 더 변화할지 예측할 수가 없게 되었다.


<개인의 시대가 온다>는 코로나19를 겪으며 바뀐 노동 계급에 대해 말한다. '코로나 4계급'이라는 이름으로 노동의 종류를 네 가지로 분류하는데 첫 번째는 노트북으로 원격 근무가 가능한 노동자이다. 두 번째 계급은 사회가 위기에 빠졌을 때 꼭 필요한 일을 해내는 사람들로 이들은 팬데믹 상황에서도 일자리를 잃지는 않지만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세 번째 계급은 소매점이나 식당에서 일하는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로, 코로나로 인해 해고된 사람들이 이 계급에 속한다. 그리고 마지막 계급은 감염병에 가장 취약한 계급인 잊힌 노동자들이다.


<개인의 시대가 온다>는 어떤 독립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왜 개인의 일을 해야 하는지, 자신의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선배의 입장에서 들려주는 책이다. 저자의 여러 조언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회사와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다.


사람들은 회사만 벗어나면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을 거라 착각한다. 막상 퇴사를 하면 회사에서 보던 것과 또 다른 세상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회사라는 든든한 울타리 속에서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음을 놓친 다음에 후회한들 무엇하겠는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지식을 쌓는 것도 좋지만, 그것이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석사와 박사 학위로 이어진다면, 퇴사 후 컨설팅 분야나 대학 강의 등을 통한 또 하나의 큰길을 여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독립 비즈니스를 할 때가 되었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사직서를 내면 될까.


퇴사의 시기를 결정하는 것도 시간 싸움의 연장선이라고 한다. 저자는 퇴사의 시기를 주관적으로 보지 말고 객관적으로 판단하다로 한다. 첫째 퇴사에 적정한 나이, 두 번째 인맥에 대한 리스트, 세 번째는 물건이나 서비스가 만들어지는 프로세스의 파악 그리고 네 번째는 직장 생활을 통해서 '회사의 결정과 행동'을 충분히 이해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무언가를 도전해 보고 싶지만 우리는 입버릇처럼 그런 말을 한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는데 뒤늦게 시작해서 될까?'


저자 역시도 <개인의 시대가 온다>에서 새로운 비즈니스에 도전하게 위해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는 간절한 마음으로 시장을 찾아 돌아다녀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주변 사람들은 수많은 조언을 한다. '그건 이미 레드오션이라 너무 힘든 일이야'


블루오션과 레드오션.


우리는 언제부터 시장을 두 가지로 구분 짓고 있는데,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경영자들은 이런 이분법으로 시장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들은 실제의 시장을 '퍼플오션'이라고 부른다. 블루오션이라고 유리하지도 않고 레드오션이라고 불리하지도 않다는 것을 먼저 알아야 한다. 이미 활성화된 시장이라고 포기하는 것보다 그 속에서도 새롭게 도전하고 성공하는 사람들을 보며 틈새를 찾는 게 최적의 방법이 아닐까.


더 이상 회사에 갇혀있지 말라는 등의 선동하는 책이 아니라서 좋았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조언을 들었다. 책을 읽으며 직장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


시간을 견디며 하루를 버티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최대한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회사를 나와 나만의 직업을 가질 수 있는 디딤돌이 되도록 하는 것. 퇴사하는 시간조차 감정에 휘둘리지 말라는 저자의 조언이 와닿았다.


많은 것에 도전하고 실패했다. 이제 그만둘까 할 때 이 책을 만났다. 여전히 해보고 싶은 직업들이 많고 제대로 된 조언도 들었으니 다시 한번 더 해볼까 한다. 세계는 위기지만 이 위기가 준비된 자에게는 기회가 된다.


'내가 예전에 그런 일도 했었지..'라는 추억놀이는 이제 그만하자.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당신이 거쳐왔던 모든 커리어가 당신의 브랜드가 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교토의 디테일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한 끗 디테일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2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교토의 디테일>을 무슨 장르의 책으로 구분해야 할까 책을 읽는 내내 고민했다. 마케팅 책이라고 하기엔 지금 당장 어디로든 떠나고 싶게 만드는 여행의 설레임이 가득했고, 여행책이라고 하기에는 생각지도 못한 섬세한 기획력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을 읽는 사람의 니즈에 맞춰 원하는 것을 알려주는 <교토의 디테일>.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다녀온 교토 여행을 추억했고, 언젠가 다시 교토 여행을 가게 되면 꼭 저자의 여행 코스를 따라 걸어보고 싶어졌다.


저자인 생각노트의 <교토의 디테일>은 여행자의 눈으로 본 교토의 소소하지만 섬세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전 책인 <도쿄의 디테일>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지고 있는 책이지만 우리가 놓치고 있었던 감각을 깨워주는 것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여행 중 가장 설레는 공항버스를 시작으로 책은 여행의 일정과 같이 움직인다. 교토의 대표적인 여행지뿐만 아니라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골목 구석에 있는 작은 카페도 소개한다. 마케팅 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아마 이 책은 교토를 여행하기에 꼭 필요한 가이드북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전혀 다른 면을 찾아내는 사람들이 있다. 마케터이자 기획자인 저자 역시 그런 사람이다. 마냥 들뜨고 즐겁기만 한 여행 속에서 정확하게 찾아내는 작은 디테일의 차이. '어! 나도 저기 가봤었는데... 왜 못 봤지?' 책을 읽는 내내 그 생각만 가득했다.


교토에서 저자가 가장 먼저 소개해 주는 곳은 니조성이다. '비 내리는 교토를 운치 있게 즐기는 법'이라는 소제목을 보면 분명 <교토의 디테일>은 독자로 하여금 여행을 가고싶게 만드는 책이다. 하지만 작가를 따라 니조성을 따라 걷다 보면 알게 된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신발장의 숫자표, 공사차량으로부터 관광객들을 보호하는 안전요원들, 니조성 화장실의 디테일을 보여주는 화장실 실내지도 소개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무엇을 알려주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준다.


마케팅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도 요즘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사진 찍기'라는 것은 알 것이다. 예쁜 사진을 찍고 남기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취향을 잡아야 한다. 교토의 가게들이 어떻게 기록을 남기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지 알려준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 사진의 조건으로 알려준 웅장함이나 화려함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물론 입이 딱 벌어지는 큰 규모의 공간이나 물건이 인스타그래머블 플레이스를 만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상황에 잘 맞는 작은 아이디어만 있디만 그곳 역시 인스타그래머블 장소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교토의 골목 안 작은 카페에 대한 이야기도 있지만 일본 여행을 간다면 꼭 빼놓지 않아야할 대형 상점들도 소개한다. 새로운 것이 너무 많아 들어가면 나오기 싫은 무인양품, 괴짜 발명가의 다락방을 구경하는 느낌인 로프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발견의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일본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작은 것, 세심함 등이 아닐까. 나 역시도 몇 번의 일본 여행을 하면서 나중에 카페를 하면 이렇게 꾸며보고 싶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교토의 디테일>에서도 관광지 외에 교토 구석구석의 크고 작은 카페들을 방문하는데 역시 따로 메모해 놓고 배워보고 싶은 부분이 꽤 많았다.


교토에서 발견한 것들은 기발한 아이디어라기 보다 태도에 의해 드러나는 담백하고 은은한 디테일들이 많았다. 교토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도시이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드나들지만 도쿄와 달리 교토만의 차분하고 느림이 머무는 곳이다.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빠르지만 불편하지 않게 변화하는 교토의 디테일은 어떻게 고객들을 배려해야 할지 알려주고 있다.


전체적인 것보다 작지만 세심한 한 부분에 감동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의 디테일>은 가게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고객들에게 매력적인 가게로 다가갈 수 있을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각각 다르다. 작은 디테일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큰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교토의 디테일>을 읽으며 잠시 잊고 있었던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더 넓고 깊게 사물과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배울 수 있었다. 책의 뒷부분에는 마케터를 위한 생각노트, 기획자를 위한 생각노트, 디자이너를 위한 생각노트가 첨부되어 있다. 그 속에서 자신만의 큰 변화를 이끌, 한 끗 디테일을 찾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