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셀프 트래블 - 2017~2018 최신판 셀프 트래블 가이드북 Self Travel Guidebook 18
맹현정.조원미 지음 / 상상출판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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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대표되는 이미지가 있다. 이탈리아는 유적지, 프랑스는 예술이 떠오르는 것처럼 스위스라고 하면 가장 먼저 자연이 생각난다. 유럽여행을 다녀온 동생이 나는 이탈리아를 가면 미치도록 좋아할 거고, 엄마는 스위스에 가면 집에 오기 싫어할 거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맞았다. 작년 이탈리아에서 난 정말 미치도록 좋았다. 옛 로마인이 걷던 그 길을 걷는 것도 좋았고 겨우 일부만 잠깐 봤지만 폼페이는 굉장한 감동이었다. 아마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산과 나무, 꽃을 좋아하는 엄마는 스위스에 가면 정말로 살고 싶어 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최근 TV 예능프로그램에서 스위스 여행을 몇 번 보게 되었다. 꽃보다 할배와 뭉쳐야 뜬다에서 나온 스위스를 보고 엄마가 그러시더라. '나도 저기 보내줘. 가고 싶네.' 이탈리아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생각했었다. 다음에 다시 유럽여행을 간다면 엄마와 함께 스위스를 가봐야겠다.

 

자유여행을 위한 최고의 가이드북인 셀프트래블은 항상 최신 정보를 업그레이드해서 여행객들에게 필요한 니즈를 확실하게 알려준다. <셀프트래블 스위스>역시 2017~2018년 최신판으로 올해 최고의 연휴 기간을 제공해줄 추석부터 내년까지 걱정 없이 스위스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이드북을 읽을 때 사람마다 중점적으로 읽는 부분이 읽을 것이다. 숙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숙소를 먼저 볼 것이고 무조건 여행은 음식이라는 사람은 추천 식당부터 살펴볼 것이다. 물론 숙소도 중요하고 음식도 중요하지만 난 가이드북을 볼 때 가장 먼저 저자들의 약력을 읽는다. 늘 이런 가이드북을 쓰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했다. 예전 책들이 성과나 쓴책 위주로 저자를 설명했다면 요즘엔 저자 소개도 무척 감성적인 것들이 많은데 특히 셀프트래블의 저자 소개는 내 마음에 쏘~옥 드는 구절이 많았다. 이번 <셀프트래블 스위스>에서도 역시 저자 소개부터 당장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든다. '전공이었던 행정학보다 여행이 주는 두근거림을 더 좋아해, 대학 4학년 마지막 학기를 남겨두고 배낭 하나 둘러메고 훌쩍 떠나~'라는 맹현정 저자의 글은 나의 첫 여행의 기분이 어땠는지 잠시 떠올리게 만들었다. 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만들 수 있는 가이드북에는 저자들의 그곳에 대한 애정이 듬뿍 묻어난다. <셀프트레블 스위스> 역시 상세하고 꼼꼼한 스위스 자유여행에 관한 모든 것이 담겨있다.

 

 

<셀프트래블 스위스>는 스위스를 여행하기 전 준비해야 할 것과 스위스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시작으로 한다. 스위스 제1의 도시인 취리히, 셀러브리티가 찾는 고급 휴양지 생 모리츠부터 독특한 자연이 매력적인 융프라우 지역, TV를 통해 많이 만나본 마테호른과 청정 산악 마을 체르마트 그리고 루체른까지 이미 알고 있는 지역부터 이번에 <셀프트래블 스위스>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도시까지 며칠만 머물러서는 안될 것 같은 다양한 매력을 가진 많은 도시들이 가득했다.

정해진 코스대로 움직이는 패키지가 아닌 자유여행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일정이라고 생각한다. 여유롭게 한 나라만 여행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대부분 스위스는 다른 나라와 함께 여행하거나 잠시 들러 가는 곳으로 많이 찾기 때문에 특히 더 여행 일정에 신경을 써야 한다. <셀프트래블 스위스>에서는 3일, 5일, 7일 일정으로 2~3가지의 루트를 알려준다. 가고 싶은 지역을 중심으로 자신에게 잘 맞는 루트를 찾아서 그대로 여행해도 좋지만 몇 가지를 보고 자신만의 일정을 새로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어디를 봐도 멋진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스위스에서 기차여행은 빼놓을 수 없다. 다양한 열차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서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름다운 풍광을 바라보며 마음껏 기차를 타고 스위스를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골든패스 라인, 베르니나 특급, 쥬라 풋 라인까지 스위스 곳곳을 달려볼 수 있는 열차 중에서 세상에서 가장 느린 열차로 알려진 빙하특급은 천장 빼고는 모두 파노라마 통창으로 되어 있어서 스위스를 여행한다면 꼭 한번 타보고 싶은 열차다. 

 

 

모르고 갔으면 웃기게 만든 조각상이라고 생각했거나 그냥 지나칠 수 있었을 것이다. 알면 보인다는 말처럼 바젤 구시가지의 혀를 뺀 남자의 조각상에 관한 이야기는 가이드북을 읽는 또 다른 즐거움을 제공해 준다. 그리고 <셀프트레블 스위스>에는 저자들의 센스 있는 메모가 함께한다. 사진과 설명 곳곳에는 저자들만 알고 있는 팁을 알려주듯 메모지처럼 때로는 잊지 말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은 손글씨가 인상 깊었다.

 

 

지역에 대한 정보, 여행 일정과 가장 중요한 인포메이션 센터를 알려준다. 그리고 그 도시로 들어가는 방법, 다른 도시로의 교통 방법, 시내 이동, 택시 이용 등을 설명한다. 볼거리에 대해 알려주는 Sightseeing, Event, Food, Night life, 가격대별 다양한 숙소를 소개하는 Stay까지 여행을 가기 위해 알아봐야 할 A to Z를 순서대로 자세하게 소개한다. 가이드북은 여행 일정을 짜는데 필요한 책이기도 하지만 여행을 가고자 하는 나라를 어떤 책보다 빨리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원하는 정보만 빨리 찾아보고 덮는 것보다 책으로 먼저 여행한다는 생각으로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셀프트래블 스위스>의 마지막은 스위스에서만 보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을 소개하고 있다. 스위스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문화유산 8곳, 자연유산 3곳이 있다.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세계적인 문화유산을 넣어 보는 것은 어떨까. 스위스 여행을 갔는데 마침 페스티벌과 이벤트가 열린다면 굉장한 추억을 남길 수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스위스의 페스티벌과 이벤트에서는 1월부터 12월까지 스위스의 축제를 알려주고 있으니 여행하는 달에는 어떤 축제가 열릴 예정인지 먼저 알아보자. 여행을 갈 때 절대 빼놓은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나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스위스에서만 맛볼 수 있는 스위스 와인, 자연이 낳은 건강 음식 스위스 치즈, 알프스 물과 같이 청량한 스위스 맥주와 스위스 초콜릿은 꼭 기억해 두었다가 스위스 여행을 가서 즐겨보길 바란다.

<셀프트레블 스위스>를 통해 먼저 스위스를 여행하고 왔다. 누구와 가도 최고의 여행지인 스위스지만 부모님과 함께 하기에 이곳보다 더 좋은 곳이 있을까. 일 년 중 가장 맑고 파란 하늘이 보여야 할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희뿌연 하늘을 보고 있으니 맑은 하늘과 짙푸른 녹색으로 가득 찬 스위스로 가고 싶다는 마음이 울컥 올라온다. 스위스만의 전원 풍경, 반짝이는 호주와 알프스 산맥을 바라보며 스위스 와인과 치즈를 먹을 그때를 위해 다시 한번 <셀프트레블 스위스>을 읽어봐야겠다. 왠지 창밖으로 흐린 하늘이 아니라 셀프트래블 책처럼 짙푸른 스위스 하늘이 보이는 것만 같은 느낌이다. 이것 또한 여행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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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 (양장) - 개정증보판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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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필독서에서 빠지지 않는, 세대를 뛰어넘는 명작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위대한 개츠비>를 알게 되었다. 하지만 과연 왜 개츠비가 위대한지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사랑받는 책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런 책들은 읽기가 마냥 쉽지만은 않다. 나는 독서의 깊이가 얕고 조금 더 쉽고 조금 더 재미있는 책을 찾아 읽는 '책'만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아직 고전이라는 분야의 책들은 쉽사리 손에 잡히지 않는다. 언젠가는 꼭 읽어보리라 마음 먹고 책장 한가득 꽂아두었지만 늘 몇장 읽다가 포기하고 만다. <위대한 개츠비> 역시 내게는 그런 책 중의 하나였다. 섬세한 문체와 인간의 본성을 솔직히 드러낸 작품, 영미권 최고의 소설이라는 <위대한 개츠비>는 나에게 꼭 끝내야 할 숙제와 같은 책이었다.


한국에는 수많은 <위대한 개츠비>가 있다. 유명한 책일수록 언제나 번역과 오역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간다. <위대한 개츠비> 역시 현재 번역서만 60여종이 넘는다고 한다. 어떤 책이 가장 원작에 가깝다고 감히 누가 말할 수 있을까. 이렇게 많은 책이 시중에 있다는 것 자체가 '의역'에 있다고 말하는 이정서 번역가의 책으로 출간된 <위대한 개츠비>는 번역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비교하며 가장 원작에 가까운 내용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 책이다. 번역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를 읽은 후라서 그런지, 예전과 다른 감성을 가져서인지 몰라도 이번에 읽은 <위대한 개츠비>는 분명 옛날에 한숨쉬며 읽다가 덮어버렸던 그 책이 아니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고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는 책이라 따로 자세한 줄거리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아직 <위대한 개츠비>를 읽어보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적고싶다. <위대한 개츠비>는 가느다란 줄 위에서 위태롭게 한 여자를 따라가는 남자와 사랑을 끊임없이 갈구하는 남자를 외면하고 다른 쪽을 향해 걸어가는 여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흔들거리는 줄 위에서 여자는 건너가 버리고 결국 여자의 뒷모습만 보며 따라가던 남자는 줄 위에서 떨어지고 만다. 누군가는 <위대한 개츠비>를 로맨스 소설이라고 한다. 하지만 '로맨스'라는 1차원적인 단어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이 책은 사랑뿐만 아니라 사람, 그 당시 사회에 관해 절묘하게 표현하고 있다.


개츠비가 사랑하는 여자인 데이지는 사랑보다 자신의 물질적인 욕망에 더욱 충실한 여자다. 그런 데이지를 위해 개츠비는 그녀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저택을 구입하고 수많은 물건들로 가득채워 놓았다. 개츠비가 자신의 옷을 데이지에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다. 그리고 그 셔츠를 보면서 데이지는 격렬하게 울기 시작한다.


"너무나 아름다운 셔츠들이에요." 그녀는 흐느꼈다. 그녀의 목소리는 두터운 옷더미에 묻혀 작아졌다. "이렇게, 이렇게 아름다운 셔츠들을 본 적이 없다는 게 슬프게 만들어요."


학창시절에 <위대한 개츠비>를 읽었을 때는 개츠비가 왜 자신의 셔츠를 사랑하는 여자에게 보여주는지, 여자는 왜 또 그걸보며 우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읽으면서 나는 그녀와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이 문장을 읽으면서 데이지라는 여자를 무척 잘 표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를 이해한다는게 나에게도 역시 그녀와 비슷한 마음이 있는 게 아닐까 싶어 문득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내가 만약 데이지라면 나는 바람둥이 남편을 버리고 나만 바라보는 개츠비를 선택했을까.

 

 

"오, 당신은 너무 많은 것을 원해요!" 그녀는 개츠비에게 소리쳤다. "나는 이제 당신을 사랑해요.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요? 과거는 어쩔 수 없어요."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저는 한때 그를 사랑했었지만 당신 역시 사랑했어요." 개츠비의 눈이 열렸다가 닫혔다. "당신은 나 역시 사랑했다고?" 그는 되뇌었다.


서로 마주본다면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겠지만 사랑이라는 것은 언제나 불공평하다. 데이지처럼 이런 우유부단하고 사랑보다 자신의 욕망에 더 충실한 여자라면, 그리고 그런 여자를 목숨바쳐 사랑하는 개츠비는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아직 <위대한 개츠비>를 영화로 보지 않았다. 책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의 경우, 책을 읽기 전에 영화를 보게 되면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주인공들의 감정을 제대로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감독과 배우들을 통해서 해석된 영화를 보고 나면 책이 무척 밋밋하게 느껴질 때가 많다. <위대한 개츠비>을 읽으면서 영화를 보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남자의 지고지순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지만 <위대한 개츠비>에는 강렬한 분노나 사랑에 대한 열정, 욕망에 대한 표현이 최대한 절제되어 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한 실을 한가닥 한가닥씩 살포시 책 위에 겹쳐 놓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슬아슬하지만 격정적이지 않고 화려한 표현들도 단조롭게 느껴질만큼 책은 마치 곧 엄청난 물결을 일으킬 것만 같은 폭풍전야의 호수와 같았다. 닉을 통해서 표현된 개츠비의 사랑은 이게 과연 사랑에 미친 남자에 관한 이야기인가 라는 의문이 들었지만 그래서 절대 한번만 읽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본성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F. 스콧 피츠제럴드의 소설 중에서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를 가장 좋아하지만 한 번 더 읽고 싶은 책을 말하라면 <위대한 개츠비>를 꼽을 것이다. 책마다 받아들여지는 시간이 따로 있듯이 사람마다 책을 이해할 수 있는 때가 있다. 사랑에 힘들어했던 사람이라면 <위대한 개츠비>의 사랑이 더욱 크게 느껴질 것이고 흙수저를 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아온 개츠비의 치열함이 눈에 들어올 것이다.


시간을 넘어서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책에는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금 <위대한 개츠비>를 읽으면서 느끼고 고민하는 질문들이 아마 몇 년후에 다시 이 책을 읽게 되었을때는 전혀 생각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 다시 <위대한 개츠비>를 읽는다면 누가 나쁘고, 누가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할지 궁금하다. 어렷을때 읽다가 포기한 몇 번은 없는 걸로 치겠다. 2017년에 <위대한 개츠비>를 첫번째로 완독했다. 몇년도가 될지 모르지만 나는 이 책을 세번은 읽어볼 것이다. 두번째 <위대한 개츠비>를 읽고 다시 이 리뷰를 읽었을때 한심하게 읽었다고 생각할까, 그때나 지금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할까. 책장 잘 보이는 곳에 <위대한 개츠비>를 꽂아두었다. 지금 이 감정들이 잊혀질때쯤 다시 사랑에 목숨걸었던 그 위대한 개츠비를 만나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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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여자의 향기
왕안이 지음, 김태성 옮김 / 한길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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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과 상하이, 중국의 대표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쓴 두 권의 에세이를 만났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이 남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도시를 이야기한다면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여자 작가가 자신이 살아온 옛 상하이에 대한 기억을 들려주는 책이다. 나는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루쉰의 아큐정전 등 주로 중국 작가들이 쓴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에세이는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왕안이의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그동안 읽어왔던 에세이와는 또 다른 느낌과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작가가 살아왔던 옛 상하이를 기억하는 가벼운 에세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왕안이 작가의 기억 속에 있는 상하이의 모습을 그려준다. 하지만 크로키를 하듯 특징만을 빠르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정밀화를 그리듯 그때의 상하이를 독자들에게 꼼꼼하게 보여준다.

 

 

 

'상하이'라는 도시의 이름을 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급격한 변화, 중국의 떠오르는 도시라는 말이다. 마치 어딘가에서 만들어놓은 도시를 옛 도시 위에 탁 하고 얹어놓은 것 같았다. TV에서 본 상하이는 어느 순간 높은 건물과 번쩍이는 네온 사인이 가득한 미래의 도시로 변해 있었다. 아마 그녀는 급변하는 상하이를 온몸으로 느꼈겠지. 작가는 1955년에 상하이로 이주해서 60년 가까이 상하이를 회상하고 바라보고 관찰하면서 변화하는 상하이에서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상하이는 그녀의 삶, 그 자체이다. 그래서 <상하이, 여자의 향기>에는 상하이를 지독히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때로는 미워하는 그녀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는 내가 태어나고 살고 있는 이 도시를 제대로 바라보고 생각해 본 적이 있었던가? 그녀가 들려주는 상하이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다 보니 문득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나도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사진처럼, 때로는 냄새로 옛 상하이의 골목과 그 속에 살고 있었던 사람들을 보여줬다. 너무 빠른 시간에 도시가 생겨나고 변화했기 때문에 역사와 자료들이 묻혀버렸다고 한다. 자신이 살아온 상하이의 옛 모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은 마치 민속학자나 탐험가 같았고 <상하이, 여자의 향기>의 시작을 알리는 1부 '상하이를 찾아서'는 역사 여행기와 같았다.

 

 

<상하이, 여자의 향기> 속 하나의 주제는 한 폭의 그림이었다. 작가의 기억 속에 함께 하고 있는 사람들, 일상, 장면들을 이야기하는 글을 읽다 보면 마치 내가 그때의 그곳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 만큼 작가의 글은 디테일하고 생동감이 느껴졌다. 특히 상하이의 골목과 그 안에 있었던 사람들을 이야기하는 글에서는 그녀가 맡았던 그때의 그 골목의 냄새를 나도 맡은 것만 같았다. 요란하지도 급하지도 않게 조곤조곤 들려주는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들숨과 날숨을 그녀와 함께 쉬고 있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읽어본 중국 작가의 에세이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내게 여러모로 색다른 책이었다.

사실 거리의 풍경은 드러난 삶의 결심이자 활짝 열린 얼굴이다. 하지만 시간이 오래되다 보면 한 겹 단단한 허물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이를 굳은 살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래서 거리 풍경은 더 거칠고 지저분해지는 것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거리 풍경일수록 더 거칠고 약간의 폭력마저 동반하여 흉흉한 기질을 드러낸다.

 

 

<상하이, 여자의 향기>1부와 2부로 나눠져있다. 그녀가 기억하는 옛 상하이를 추억하고 현재의 상하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1부라면2부는 상하이라는 도시와 여자, 격동의 시절을 지나온 여자 작가의 생각을 더 많이 들려준다. 아마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중국 에세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더라도 독자들에게 조금은 낯선 책일 것이다. 세계사 시간에만 들어봤던 '문화대혁명'이라는 시기를 겪어 온 작가의 그때 그 풍경들은 분명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그럼에도 <상하이, 여자의 향기>의 한 페이지, 페이지를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작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그녀의 글 덕분이었다.

공간과 시간, 어느 것도 나와 교집합을 이루는 것이 없는 왕안이 작가가 들려주는 30편의 추억과 이야기를 읽으면서 생각했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내가 조금 더 나이가 들고 깊이 있게 주변을 관찰할 수 있는 실력이 생긴다면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의 모습을 그녀처럼 표현할 수 있을까.

도시는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수만큼, 때로는 그 이상으로 많은 모습을 가지고 있다. 가보지 못한 상하이의 과거와 현재, 그곳에서 살아왔고 살고 있는 사람들을 <상하이, 그녀의 향기>를 통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상하이의 냄새를 맡고 사람들을 만나면서 희미한 등이 달린 어두운 골목의 구석구석을 걸어왔다마지막 이야기를 읽고 책을 덮으니 제일 뒷장에 책 속의 한 문장이 적혀있었다. '우리는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의 역사를 단 한 번도 추적하지 않는다.' 그림을 그리듯 상하이를 표현한 그녀처럼 나도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다른 누군가에게 그려서 보여주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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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 - 우리가 미처 몰랐던 민주주의의 모든 것
홍명진 지음 / 더난출판사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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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1조이다. 최근에 우리나라에서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따로 헌법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도 어느새 대한민국 헌법 1조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물론 아직 대한민국은 혼돈 속에 있다. 언제쯤 이 혼란이 끝날지 알 수 없다. 뉴스와 기사를 보면서 생각해 봤다. 나는 정말 제대로 된 나라에서 살고 있었던 건가? 


누군가가 말했다. '이게 나라냐?' 그렇다면 과연 그 나라라는 것이 무엇일까. 나라가 어떤 존재인지, 왜 나라라는 것이 필요한지,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자라고 살고 있는 지금까지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 같았다.


5월 9일은 국민의 힘으로 만들어낸 대선일이다. 시간이 지나 먼 훗날, 2017년 5월 9일이 어떤 날로 기억될지 사뭇 궁금해 진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결정하게 될 장미대선을 앞에 두고 <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는 꼭 한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운 좋게도 나는 선거 전에 이 책을 만났다.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할 기회를 가졌다. 당연한 듯 말해왔던 '민주주의'라는 것과 '나라'라는 존재 속에서 살고 있는 국민들이 가져야 할 현실 인식을 제대로 배웠다.


<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는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몰랐던 민주주의에 대해 알려주는 책이다. 하지만 비단 그 '민주주의'라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떻게 민주주의가 생겨났으며, 왜 민주주의를 선호하는지 그리고 민주주의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 우리들이 해야 할 일들에 대해서 조목조목 이해하기 쉽게 들려준다. 민주주의라는 단어만 보고 어려운 정치관련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 이 책은 청소년부터 정치에 관심 없었던 어른까지 빠르고 쉽게 민주주의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는 5장으로 나눠 민주주의의 시작부터 경제와 관련된 민주주의까지 설명한다. 각각의 소주제는 역사에서 배웠고 현실에서 느끼고 있는 이야기들을 짧지만 강하게 이해시켜 준다. 학창시절에 줄치면서 어렵게 외우고 배웠던 그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왜 민주주의를 모든 나라에서 그렇게 선호하는지, 우리나라가 정확하게 민주주의 국가인지 등에 대한 글은 무척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인구가 수천명인 나라에서는 직접 민주주의를 시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의 민주주의'를 실행한다. 말 그대로 국민의 뜻을 대신해 줄 수 있는 국민의 대표자들을 뽑아 간접적으로 주권을 행사하는 방식이다. 대한민국 국회에 있는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바로 국민들의 '대의'를 실행하기 위해 뽑은 사람들이다. 그러므로 국회의원들이 가지는 권한들은 의원들이 똑똑해서 자기 힘으로 획득한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는 저자의 말을 들으니 왠지 그동안 꽉 막혔던 속이 조금은 뚫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대의 민주주의를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는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 정치인은 안정된 상태로 있지만 국민들이 외면하는 정치인은 언제든지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는 단순하게 '민주주의'라는 것만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끊임없이 나와 내가 살고 있는 나라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질문을 하게 만드는 책이다. 나는 진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가? 나는 정말 자유로운 나라에서 살고 있는가?


종교의 자유, 언론과 출판의 자유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다른 종교를 가졌다는 이유로 화형을 당하고 모든 말은 허락을 받고 해야 하는 시대가 있었다. 아니다, 있었다가 아니라 있는 중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에게 반하는 사람들을 처벌하는 방식은 바뀌었지만 과연 지금 우리는 완벽한 자유를 누리며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의심해 봐야 할 것이다. 며칠 전에 지인이 이런 말을 했다. 'TV 예능에서 대선주자들을 패러디하는 걸 봤는데 저 사람들은 저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게 아닐까 걱정이 되더라' 우리는 아직 벗어나지 못했구나. <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 저자가 말하는 민주주의가 되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과 변화가 필요할 것 같다.


이처럼 지도자에 대한 비판이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통해 그 나라의 민주주의가 잘 작동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재임 시절 권위주의를 내려놓은 것으로 평가받는 노무현 대통령은 언론과 여론의 뭇매를 자주 맞았고 국회에서 탄핵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남긴 말은 이렇습니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다."

 

 

민주주의는 정치의 일부분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곧 우리의 삶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민주주의 속에서 우리의 인권과 복지, 경제등 모든 삶이 굴어간다. 4장 '민주주의는 삶이다'와 '민주주의는 경제적 평등으로 완성된다'에 대해 이야기하는 5장은 왜 민주주의가 국민들의 삶과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사람들은 꼭 읽어봐야 할 부분이다.


세계적으로 상위 1퍼센트가 전 세계 부의 46퍼센트를 차지한다고 한다. 민주주의 하에서 경제는 경쟁을 기본으로 하며 불평등은 당연한 것이라고 한다면 과연 국가는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라는 문제를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끝없이 늘어나는 부의 불평등과 점점 더 벌어지는 격차는 자본주의의 토대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경제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국가의 개입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면 과연 국가의 개입은 어디까지 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이해를 하면 또 다른 문제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으면서 내가 가진 '민주주의' 라는 개념은 점점 넓어지고 단단해 짐을 느낀다.


잠시 역사를 돌아보자.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 이 자유는 멀지 않은 과거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노력 속에서 이뤄낸 것들이다. 문제는 그러한 사실들을 정확하기 알지 못하고 아주 오래전부터 당연히 누려 왔다고 착각하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제대로 된 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작년부터 이어져 온 촛불집회는 전세계적으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굉장한 집회라고 한다. 민주주의는 대한민국에서 시작되지 않았지만 우리 국민으로부터 이제 새로운 변화가 시작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정치는 정치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이며 미래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과 가장 완벽하게 연결되어진 것이 바로 정치이다. 보면 짜증나고 머리 아파서 관심없다고 생각했다면 <안녕하십니까? 민주주의>를 통해서 조금 더 쉽고 흥미로운 민주주의를 알아보는 건 어떨까.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므로 우리는 알아야 한다. 나는 정말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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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
나카고시 히로시 지음, 강수연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나는 늘 실패만 해온 사람이다. 성공한 인생을 살았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생각해 본다. 나는 무언가를 성공한 적이 있었던가. 나름 성실하게 열심히 살아왔지만 나는 항상 실패했다. 저자가 말하는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보통'이라는 기준에서 나는 하나도 해당되는 것이 없다. 이 나이에는 꼭 있어야 된다고 말하는 사회적, 경제적 지위 따위도 없다. 한마디로 나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평균에서 한참 못 미치는 사람이다. 물론 불안하다. 나이는 점점 들고 뭐 하나 해 놓은 것 없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현재가, 그리고 불투명한 미래가 불안하다. 하지만 불만인 적은 없었다. 만족할 만큼의 결과를 얻지는 못했고 성공한 적은 없었지만 늘 최선을 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뭔가가 부족하다고 느꼈다. 그것이 뭘까. 나는 왜 늘 열심히 살았는데 언제나 실패만 할까. 그리고 그 답을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에서 찾았다. '성실하기만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이 문장만으로도 그동안 왜 실패만 반복했는지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의 저자 역시 영업사원으로 일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았고 그 일을 위해 과감하게 회사를 그만뒀다. 그리고 원하는 일을 성취하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으로 노력했고 현재는 자신을 일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과 강연을 하며 만족스러운 인생을 살고 있다. 저자는 말한다. 단 하루를 일하더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하라, 다시 태어나도 하고 싶은 그 일이 진짜 당신의 일이다. 가슴 뛰는 말이다. 내가 원하는 일이 무엇일까? 책을 읽기 전에 생각해 봤다.

예전에 어떤 설문지에 이런 문제가 있었다. 당신을 단 한단어로 표현해 보시오. 나는 망설임 없이 써 내려갔다. '경계성 인간' 나는 경계를 가르는 선 위에 서 있는 인간이다. 현실에서든, 정신에서든 나는 이쪽도 저쪽도 아니었다. 그래서 항상 내가 서 있는 곳이 아닌 먼 곳만 쳐다보고 살았다. 다른 곳을 보기 전에 먼저 나에게 집중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아는 것이 필요한데 그때의 나는 그것을 놓쳤다. 그래서 늘 다른 곳을 쳐다보고 선망했고 자꾸만 뛰쳐나갔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를 읽으면서 내가 왜 자꾸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살았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는 당신이 왜 지금 하는 일에 만족을 못하는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천직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려준다. 하지만 이런 타입의 사람들은 이런 유의 직업이 어울린다는 등의 객관식처럼 답을 찍고 줄 잇기처럼 답을 찾는 책은 아니다. 만약에 앞으로 유망한 직업이나 나 같은 성격의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직업이 무엇인지가 궁금해서 이 책을 읽는다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는 자신에게 잘 맞는 직업을 찾기 위해 먼저 나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하고 그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자기 계발서이며 늘 실패만 경험해 의기소침해진 사람들에게 필요한 위로와 힐링을 제공해 주는 책이다.

끊임없이 밑줄을 그었다. 끊임없이 나를 생각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저자가 들려주는 자신의 이야기와 조언들은 마치 저자와 마주 보며 상담을 하는 것처럼 나에게 딱 필요한 것들이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는 7장으로 나눠 천천히 나를 이해하고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며 스스로를 사랑하라고 말한다. 꼼꼼하게 들려주는 저자의 조언들이 100% 당신에게 필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같은 직업을 원하는 것이 아니듯 각자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듣고 본인에게 맞는 해답을 찾으면 된다. 문제는 왜 지금 이 일이 행복하지 않은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는 것이 중요하다.

 

 

'부자도 아니지만 특별히 가난하지도 않고, 회사에서 나름대로 열심히 일하고, 이성에게 아주 인기가 많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연애 경험은 있다.' 이런 '보통'으로 존재하는 것에 우리는 크게 안도감을 느낍니다.

사람은 익숙한 테두리 안에 있어야 안정을 느끼는 존재이다. 그리고 그 익숙함 때문에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을 수 없다. '보통'이라는 기준은 별것 아닌 것처럼 느껴지지만 일생을 살면서 가장 크게 사람의 마음을 옥죄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과연 그 '보통'이라는 정확한 기준은 무엇일까? 아마 일본인인 저자가 들려주는 보통의 기준과 한국에서의 보통의 기분은 많은 부분에서는 같지만 또 다른 부분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 보통이라는 기준에 정확하게 잘 들어맞는 사람은 한국에서도 일본에서도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저자도 책에서 이야기한다.

결혼이 늦거나, 이혼했거나, 수입이 남보다 적거나, 가족 간에 문제가 있거나, 지병이 있는 등 거의 모든 사람이 자신의 인생에서 한두 가지 정도는 보통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의 보통이 아닌 부분을 문제라고 여기며 고민합니다. 상담을 하면서 자주 느끼는 점도 그것입니다. 마치 모든 것을 손에 넣은 듯이 보이는 사람도 남들 앞에서 티를 내지 않을 뿐이지 무언가 고민이나 문제가 있기 마련입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괜찮다, 괜찮다, 지금 그렇게 사는 것이 실패한 것은 아니다, 앞으로 충분히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그중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해도 괜찮다'라는 말이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나도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열심히 하는 내 모습을 남에게 보이기가 두려웠고 열심히 했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어떡하지라는 앞선 두려움이 진짜 열심히 하는 것을 막았다. '열심히 했는데 잘 안돼서 어떡해'라는 위로에 '괜찮아, 어차피 대충 했는데, 열심히 한 것도 아니야'라며 허세 아닌 허세가 자존심을 지켜준다고 착각하며 살았다. 어리석었구나. 나는.

물론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에서 무작정 위로와 조언만 하는 것은 아니다. 천직을 찾는 방법들을 알려주는데 그중에서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스몰 스텝'이라는 방법이 있다. 처음부터 큰 목표를 잡게 되면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게 마련이다. 작은 것의 힘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한다. 저자 역시 지속 가능한 것부터 실천하는 방법, 작은 것부터 조금씩 변화하는 방법인 '스몰 스텝'을 통해 스스로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딱 5분만 해보자. 책을 읽고 싶은데 시간이 안 나서 못 읽었다면 잠들기 전 5분, 한두 페이지라도 읽어보자. 그것도 힘들면 저자가 했던 방법처럼 일단 가방 안에 넣어 다니는 건 어떤가. 요점은 어떻게든 시작하는 게 중요한 것이다.

앞에서도 말했지만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는 콕콕 집어 이런 일이 당신에게 어울립니다 라고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내가 진정 원하는 일을 하며 살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몰라서 오늘 아침, 내일 아침 그리고 그 다음날 아침도 복잡한 버스를 타거나 꽉 막힌 도로를 운전하며 출근하는 당신에게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요, 이렇게 한 번 해보면 어떨까요?'라며 손을 꼬옥 잡아주는 책이다.

나를 비롯해 내 주변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늘 입버릇처럼 말한다. 앞으로 뭘 해서 먹고살아야 할까. 하지만 나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다른 일을 찾기 위한 어떤 시도도 해보지 않는다. 나이가 많아서, 찾아보니 할만한 일이 없어서 등 핑계는 밤을 세도록 말할 수 있다. 아마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라는 제목에 끌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그런 마음과 핑계가 있을 것이다. 260페이지가 넘는 이 책에서 말하는 단 한 가지는 시작하라, 실행하라 이다. 무엇을 시작하고 실행할지는 당신의 몫이다. 나는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을 통해서 내가 왜 그동안 실패만 해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이제야 제대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해답을 찾았다. 당신도 <좋아하는 일만 하며 재미있게 살 순 없을까?>를 통해서 당신만의 해답을 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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