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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여자의 향기
왕안이 지음, 김태성 옮김 / 한길사 / 2017년 3월
평점 :
베이징과 상하이, 중국의 대표적인 도시를 배경으로 쓴 두 권의 에세이를 만났다. <베이징, 내 유년의 빛>이 남자의 시각으로 바라본 도시를 이야기한다면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여자 작가가 자신이 살아온 옛 상하이에 대한 기억을 들려주는 책이다. 나는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루쉰의 아큐정전 등 주로 중국 작가들이 쓴 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 에세이는 정말 오랜만에 읽었다. 중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왕안이의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그동안 읽어왔던 에세이와는 또 다른 느낌과 깊이가 있는 책이었다. 작가가 살아왔던 옛 상하이를 기억하는 가벼운 에세이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상하이, 여자의 향기>는 왕안이 작가의 기억 속에 있는 상하이의 모습을 그려준다. 하지만 크로키를 하듯 특징만을 빠르게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정밀화를 그리듯 그때의 상하이를 독자들에게 꼼꼼하게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