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요일의 여행 - 낯선 공간을 탐닉하는 카피라이터의 기록
김민철 지음 / 북라이프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매순간 흘러가는 일상, 반복되는 지루함같아도 기록해보면 의외로
내 일상이 반복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새삼 발견하게 된다'고 한
어떤 작가의 말처럼 반복이라는 글자 속에 녹아든 일상들이 기록들에
의해 반짝이는 무언가로 재탄생한 카피라이터의 기록<모든 요일의 기록>에 이어
일상을 훌쩍 떠난 여행의 기록을 담은 김민철 카피라이터의 책<모든 요일의 여행>

 

p.11 "각자의 여행엔 각자의 빛이 스며들 뿐이다...분명 같은 곳으로 떠났는데
매번 다른 곳에 도착한다."

 

카피라이터의 여행기록은 자유분방했고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망설임없이 찾아가는
즐거움의 도전이었고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씨줄날줄로 엮인
다정한 여행이야기였다.

팀장의 느닷없는 한 달 휴가선언으로 갖게 된 도쿄로의 여행,
스물한 살에 혼자 떠난 유럽배낭여행부터 매년 겨울이면 선배언니와 떠났던 여수,
남편과 함께 떠난 작은 마을여행, 지금 살고 있는 망원동의 마을 구석구석까지
진심을 담은 그녀의 글과 사진들로 소박하게 채워져있다.

 

p.123 좋아하는, 내가 좋아하는, 남들과 상관없이 내가 사랑하는, 바로 그것을 위해
여행을 떠나는 것, 어쩌면 그것을 찾는 것만으로도 남들과는 다른 여행의 출발선에 서게 될 것이다.

 

여행이 아니라 누군가의 리뷰를 실행하러 가는 거라는 어떤 작가의 말처럼
관광과 여행이 뒤섞여 있는, 가야 할 곳, 봐야 할 것, 먹어야 할 것, 놓치지 말아야 할 것,
그런 숙제들로 채워진 여행이 아닌,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것을

분명하게 알고 떠나는 여행자의 모습을 곰곰히 되새겨보게 된다.

여행책을 펼쳐들 때 우리가 으례 만나는 정보들, 실용적인 것으로 분류되는
교통정보, 맛집, 꼭 가봐야 할 장소 등, 하지만 작가의 말대로 책의
그 어디에도 그런 세세한 여행가이드 정보는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
단지 그녀가 유일하게 준 실용팁은 단 한 마디
"What's your favorite?"(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건요?)
수많은 나라에서, 수많은 도시에서, 수많은 사람들에게 써먹은 결과
한 번도 통하지 않은 적이 없다고 호언장담하니, 나도 다음 여행에는 꼭 써봐야지 싶다^^

"와! 이 가게에 한국 사람이 온 건 처음이에요. 처음이니까...."
어떤 음악이에요?라는 질문과 동시에 CD포장지를 뜯어서 음악을 들려주고
반갑게 위스키를 건네고 작고 오래된 바에서 눈이 마주치는 서로에게
"한 잔 더?"라고 흥쾌히 건네는 아일랜드의 작은 바닷가 마을 딩글,
근처마을에서도 예약한 이를 한 눈에 알아볼 정도로 작은 마르방 마을처럼
끝없이 행복한 표정으로 끝없이 말할 수 있다는, 보석같은 작은 마을을
너무나 사랑스럽게 보여준다. 그런 세심한 눈길로 바라보는 여행자의 시선은
자신이 살고 있는 망원동을 향할 때도 마찬가지로 따뜻하고 섬세하다.
그래서 개발이 몰고오는 변화를 안타까워하며 그럼에도 더 열심히 골목골목을
돌아보고 사람들과 이야기나누고 기록하는 부지런한 동네여행자가 되겠다는 작가,
그렇게 망원동을 사랑하는 망원동 여행자의 기록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p.210 '모든 것을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오랫동안 머뭇거리며 바라보는 것'-니코스 카잔차키스<스페인 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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